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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을 지키는 사람들] <1> 응급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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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04 04:55:02 크게보기 작게보기 프린트 이메일 보내기 목록
중증도 높은 환자 우선 처치…팀워크 가장 중요
 
경북대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에 도착한 환자를 의료진들이 돌보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msnet.co.kr

병원에 의사와 간호사만 있는 것은 아니다. 환자 한 사람을 보살피려면 수많은 사람들의 협력이 필요하다. 의사와 간호사는 물론 의료기사, 질병 유무를 검사하는 임상병리사, 재활치료를 담당하는 물리치료사, 간병인, 호스피스, 영양사, 청소원 등 모두가 힘을 합쳐야 환자의 생명을 잘 돌볼 수 있다. 이들 중에는 환자와 얼굴을 맞대는 이들도 있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환자의 건강을 살피는 이들도 있다. 양지 또는 음지에서 땀 흘리는 병원 사람들을 직종별로 만나본다.

생명이 위급한 이들이 가장 먼저 찾는 곳은 대형병원 응급실이다. 응급실은 사고나 재해 등으로 응급처치가 필요한 환자들을 가장 먼저 만나고 치료한다. 응급실에서는 ‘인간의 모든 아픔’을 다룬다. 응급실에 있는 의료진 중에서도 가장 상태가 위급한 환자들을 치료하는 이들이 응급의학과 전문의다. 응급의학과 전문의는 환자를 1차 진료한 후, 필요한 경우 신경외과나 외과, 정형외과 등 전문화된 진료과로 환자를 보낸다. 심장이 멈춘 환자는 진단과 처치뿐만 아니라 회복 후 통합치료까지 담당한다.

◆응급실 24시간 대기

지난달 29일 오후 6시 경북대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 안재윤 응급의학과 교수가 출근하자마자 다급한 호출을 받았다. 교통사고를 당해 온몸에 골절상을 입은 중증외상환자가 도착한 것. 보통 응급환자의 초진은 전공의가 맡지만 상태가 심각한 환자는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담당한다.

안 교수가 나서자 전공의와 수련의, 응급구조사, 간호사 등 10여 명의 의료진이 따라붙었다. 응급처치는 동시다발, 속전속결로 진행됐다. 응급구조사가 혈압과 맥박을 확인했고, 간호사는 옷을 찢고 링거를 꽂았다. 그 곁에서 안 교수가 초음파검사로 환자의 상태를 확인했다. 안 교수는 “응급실은 팀워크가 가장 중요하다. 각자 역할에 따라 손발이 척척 맞아야 한다”고 했다.

20여 분 만에 자리로 돌아온 안 교수는 환자의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 결과를 들여다보며 진료기록을 적었다. 진료기록 작성이 끝나고 저녁을 먹기 위해 자리를 뜨려는 찰나 전화가 울렸다. ‘의식불명인 환자가 곧 도착한다’는 연락이었다. 안 교수는 저녁식사를 20분 만에 마치고 환자를 기다렸다. 출근 후 2시간 30분 동안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던 안 교수는 오히려 “오늘은 응급실이 조용하다”고 했다. 그는 “언제 위급한 환자가 올지 모른다”며 응급실 한쪽에 마련된 진료실에 앉아 밤새 환자를 기다렸다.

◆응급환자, 공휴일, 취객 등 3중고 시달려

응급실을 찾은 환자들은 종종 “의사 얼굴 좀 보자”고 항의한다.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일부러 환자를 피하는 게 아니다. 중증도가 높은 환자 위주로 치료하기 때문에 상태가 심하지 않은 환자는 만날 기회가 적을 뿐이다. 전문의는 소생실에서 위급한 환자들을 진료하거나 진료기록을 작성하고 환자의 의료기록을 들여다본다. 환자 보호자를 상담하는 것도 응급의학과 전문의 몫이다.

응급실 진료는 의료진 구성에 따라 달라진다. 전문의만 있는 병원 응급실은 중증도에 상관없이 전문의가 모든 진료를 한다. 그러나 전문의 수가 적고 전공의가 많은 병원에서는 전공의가 초진을 하고, 상태에 따라 전문의가 투입된다.

응급의학과 전문의들은 “환자를 순서대로 진료할 수 없는 게 가장 힘들다”고 했다. 안 교수는 “심정지 등 위급한 환자가 3명씩 동시에 몰릴 때는 응급처치를 하느라 몇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간다”며 “이땐 가벼운 증상의 환자들은 ‘아무리 기다려도 의사가 오지 않는다’며 불평한다”고 했다.

주말이나 명절 연휴에 응급실은 그야말로 초만원이다. 환자가 평소보다 2, 3배 이상 몰리지만 의료 인력은 따로 충원되지 않기 때문이다. 안 교수는 “바쁜 와중에 취객을 상대해야 할 때면 큰 곤란을 겪는다”면서 “행패를 부리거나 진료 협조를 해주지 않는 경우가 많고 의료진이 폭행을 당하기도 해 신경이 곤두선다”고 했다.

이혜진 기자 hattch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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