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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1월 20일(토) ㅣ
[新 팔도유람 한국지방신문협회 공동기획] 거제 외포항 대구 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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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04 00:05:00 크게보기 작게보기 프린트 이메일 보내기 목록
겨울 대구 맛 대낄이죠
 
 
 
외포항 전경
 
겨울바람에 말린 대구
바람이 뺨을 스치고 지나갔다. 제법 날카롭고 찬 바람이다. 1월에 접어들면서 이곳 거제시 장목면 시방리 흥남해수욕장도 겨울다운 분위기가 느껴졌다. 백사장에는 사람뿐만 아니라 흔한 갈매기 발자국도 보이지 않았다. 백사장을 뒤로하고 바다를 쳐다봤다. 짙푸른 겨울 바다가 수평선을 중심으로 유유히 흐르고 있었다. 하늘과 바다의 경계에는 배 한 척이 물살을 일으키며 부유(浮遊)했다. 그 뒤로 갈매기 수십 마리가 떼 지어 날아다녔다. 거제의 겨울 바다는 다양한 모습을 품고 있었다. 고운 모래를 품고 있는 해수욕장부터 모남이 없이 동글동글한 몽돌을 품고 있는 해수욕장, 그리고 수많은 어선이 들어오고 나가는 항구와 작은 포구까지. 각자의 형태는 달랐지만, 어느 곳에서나 바라보는 바다는 한결같은 모습이었다.

◆겨울 생선 ‘대구’

“아지매, 생대구 한 마리 얼마예요?” 쌀쌀한 바람이 부는 거제시 장목면 외포항. 지나가는 손님이 가게 앞에 펼쳐져 있는 대구를 보고 여주인에게 무심한 듯한 말투로 가격을 물었다. 여주인은 가격보다 대구의 질을 강조하며 대구 꼬리를 잡아 올렸다. “그놈 진짜 크고 싱싱하네. 대구는 대가리 크기를 봐야 전체 크기를 알 수 있다카던데.” 1m 남짓한 대구가 여주인의 손에 일자로 매달렸다. 그 길이에 놀란 손님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 흥정은 이미 끝난 것 같았다.

거래가 성사되자 여주인은 직접 가져갈지, 택배로 보낼지를 손님에게 물었다. 이미 여주인 가게에는 택배에 쓰일 흰 스티로폼 상자가 산을 이루고 있었다. 배송 여부가 결정되자 곧바로 해체 작업이 시작됐다. ‘탁, 탁, 탁’. 수십 년은 족히 되어 보이는 칼이 거칠고도 섬세하게 그리고 순식간에 대구의 살과 뼈를 갈라내고 대가리를 두 동강 냈다. 칼을 내리치는 데 일말의 주저함이 없었다. 프로의 솜씨다. 손님은 “대구는 뼈가 굵으므로 가게에서 손질하지 않으면 집에서 요리하기 버겁다”며 팁을 알려줬다. 여주인은 이리(곤이, 물고기 수컷의 배 속에 있는 흰 정액 덩어리)를 어떻게 처리할지 묻는다.

대구는 이리 유무에 따라 가격 차이가 날 뿐만 아니라 맛도 좌우한다. 생대구 손질을 찰나(刹那)의 예술이라고 부를 수 있다면, 반건조 대구는 인고(忍苦)의 시간이 필요하다. 반건조 대구는 수컷의 경우 이미 산란을 마쳐 이리가 없거나 암컷의 경우 알집이 야물지 않은 것들이 주로 선정된다. 내장을 발라내고 배를 드러낸다. 크게 벌린 아가리에 고리를 걸고 이를 바람이 잘 부는 부둣가 어귀에 매단다. 적어도 3, 4일을 해풍에 말려야 먹기 좋게 쫀득해진다고 한다.

◆외포항

외포항은 대구 어장터로 이름난 항구다. 계절성 회유 어종인 대구는 북해도 근방에서 11월 하순께 동해를 거쳐 외포 앞바다와 진해만에 와서 산란하고 이듬해 봄에 돌아간다. 대구가 많이 잡힐 때 외포항은 전국에서 모여든 대구잡이 어선과 도매상인들이 득실댄다. 대구뿐 아니라 조기와 갈치, 청어 등 고급 어종이 많이 잡혔다. 조기와 청어는 6`25전쟁 전까지만 해도 많이 잡혔다. 전국의 80%가 거제 연안에서 잡힌다고 전해진다.

외포항을 벗어나면 대한해협의 황금 같은 어장터가 있다. 이 어장터는 난류와 한류가 교차해 다양한 종류의 생선이 서식한다. 외포항 주위의 해변은 기암괴석과 어우러져 빼어난 경관을 자랑한다. 이곳은 낚시터로 널리 알려져 있기도 해 강태공들의 발길이 끊일 날이 없다.

1월에는 산란기가 집중돼 어자원 보호를 위해 금어기로 지정됐다. 일제강점기에도 이 시기에 대구를 잡지 못하게 했지만, 어민들은 그때가 아니면 대구를 잡을 수 없어서 불법어로를 해왔다. 광복 이후 1960년대까지도 대구가 많이 잡혔지만, 어업 인구가 늘고 산란기 단속도 소홀해 무허가 어장이 판을 쳤다. 당연히 대구도 줄었다. 1980년대부터는 어자원 보호를 위해 산란기에 대구를 잡지 못하도록 계몽하고 단속도 했다. 또 대구 방류 사업도 시작하면서 최근에는 다시 생산량이 다소 늘고 있다.

◆대구찜과 대구탕

“대구야말로 버릴 게 없는 최고의 생선이죠.” 거제 외포초등학교 인근 ‘외포식당’의 주인 곽송주(61) 씨가 힘주어 말했다. 대부분의 대구 요릿집이 부둣가에 몰려 있는 것과는 달리 외포식당은 부둣가와 멀리 떨어진 외포항 주택가에 자리 잡고 있다. 이곳에서 곽 씨는 올해로 38년째 식당을 운영해왔다. 그녀는 시어머니에게 배운 대구 요리법을 발판 삼아 20대 때부터 식당을 해왔다. 메뉴는 생선회, 대구탕, 대구찜, 정식 등 4가지다.

곽 씨는 “대구는 탕을 끓이기도 하고 구워도 먹고 말려서 포를 만들기도 한다. 대구 알은 탕을 끓이거나 젓갈을 담그고, 머리는 찜을 찌거나 탕을 끓여 먹는다. 대구 내장은 젓갈을 담그고 대구 간은 기름을 짜내 약을 만드는 등 버릴 데가 없는 생선이다”고 말했다. 그녀가 식당을 차릴 때만 해도 이곳 외포에는 대구 전문 식당이 단 3곳밖에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대구 요리 전문점이 11곳에 이를 정도로 번창했다. 곽 씨는 수많은 대구 요리 중 ‘대구찜’을 으뜸으로 꼽았다. 갓 잡아 올린 신선한 생대구를 된장과 묵은 김치, 미나리, 파, 콩나물, 이리, 갖은 양념 등을 넣고 ‘산태미’ 일명 대나무 소쿠리에 수증기로 쪄서 만드는데 족히 30분 넘게 걸린다. 이 때문에 예약하지 않고서는 맛보기 힘들다고 한다.

이날 식당을 찾은 전연주(71) 외포마을 이장은 대구탕을 치켜세웠다. “비린내가 나지 않고 개운하며, 무엇보다 담백한 맛 때문에 겨울이면 대구탕을 찾지 않을 수 없다. 싱싱한 대구만 있으면 별다른 양념을 넣지 않고도 특유의 시원한 맛을 느낄 수 있다”며 “요즘이야 택배가 있어서 외포를 찾는 사람들이 많진 않지만 20~30년 전만 해도 가격도 비싸고 귀해서 검은 지프들이 이맘때면 전국에서 몰려와 대구를 사기 위해 장사진을 이뤘다”고 말했다. 대구튀김, 대구포, 대구뽈찜, 대구알젓 등 대구로 만들 수 있는 요리는 무궁무진하지만, 활어를 먹는 경우는 드물다고 한다.

김봉기(68) 장목면이장협의회 회장은 “대구도 회를 떠 먹기는 하지만, 회를 만들 수 있는 음식점이 많이 없거니와 살이 너무 부드럽다 보니 활어의 제맛을 느끼기가 힘들다. 이 때문에 대구회를 먹는 경우는 드문 편이다”고 설명했다.

◆거제 모래 해수욕장 8곳

거제에는 12곳의 해수욕장 있다. 이 중 8곳이 모래사장이 있는 해수욕장이다. 어느 곳이든 남해의 푸른 바다를 조망할 수 있지만, 해수욕장마다 특유의 매력이 있으므로 시간이 된다면 한 곳씩 천천히 둘러보는 것을 추천한다.

구조라해수욕장은 모래가 부드럽고 수심이 완만하며 수온도 해수욕하기에 가장 적당하며, 주위에는 조선 중기에 축성한 구조라 성지와 내도`외도 등 이름난 명승지가 있다.

덕원해수욕장은 인근에 문화관광농원이 있고 규모가 작아 가족단위로 호젓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좋은 곳이다. 덕포해수욕장은 모래가 곱고 물이 깨끗하며 경사가 완만해 가족 단위로 많이 찾는 곳이다. 물이 맑고 모래가 고와 그 이름을 명사해수욕장이라 하는데 해안변 가까이는 낚시터로도 유명하며 해변을 돌아 홍포`여차의 다도해를 관광할 수 있다. 물안(옆개)해수욕장은 모래가 곱고 물이 맑고 잔잔하다. 규모는 작지만, 해안변이 완만하며, 칠천연륙교가 개통된 이후 교통이 편리하여 가족단위의 피서객이 많이 찾고 있다.

구조라와 지세포 사이에 위치한 와현모래숲해변은 모래가 곱고 물이 맑으며 파도가 잔잔해 전국에서 많은 피서객들이 찾는 곳이다. 황포마을 입구 풍류골에 위치한 황포해수욕장은 바다라기보다는 호수처럼 잔잔하다. 황포해수욕장 앞에는 마치 쥐같이 쫑긋 솟은 괭이섬이 바라다보인다. 흥남해수욕장은 경사가 완만하고 모래가 고운 것이 특징이며 멀리 부산이 바라다보이고 태평양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잔파를 일으키는 낭만적인 해수욕장이다.

경남신문 고휘훈 기자 사진 경남신문 전강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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