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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의 역사·문화 인물] ⑤조지훈·오일도·이문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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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30 07:58:29 크게보기 작게보기 프린트 이메일 보내기 목록
순수문학 대표시인, 영양문학의 산파, 현대소설의 거목으로 큰 자취
 
 
 
영양은 문향(文鄕)의 고장으로 불린다.

지역 곳곳에 문학의 향기가 스며 있고 숱한 문인들이 시대를 노래했다. 영양에는 특히 우리나라 순수문학의 대표적 시인인 청록파 조지훈을 비롯해 후배들을 위해 사재를 털어 문학의 길을 열어주었던 영양문학의 맏형 오일도 시인, 청송의 김주영 선생과 함께 현대문학을 이끌어 가고 있는 거장 이문열 선생의 문학향이 살아있는 고장이다.

영양군은 오래도록 개발되지 않은 채 태고적 신비와 멋을 간직한 자연환경에다 문학인들이 전해주는 문향을 가미해 21세기 최고의 관광자원으로 개발하려는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안동·청송·영양을 잇는 근·현대 문학인들의 문학테마 관광프로그램도 같은 맥락에서 시급해지고 있다.

◆시인·역사학자·논객 시인 조지훈

본관은 한양이며, 본명은 동탁(東卓)이다. 영양군 일월면 주실마을에서 태어났다. 1939년 일제 말기 최고의 문예지인 ‘문장’지를 통해 등단한 시인으로 전통적 서정성을 현대시에 계승, 발전시킨 대표적인 시인의 한 사람이다. 청록파 시인으로 순수문학을 옹호하고 민족 문학의 건립을 주창했다. 해방 후 곧바로 시단의 중심적인 위치에서 지도자적인 시인으로 자리 잡게 된다.

어린 시절 조부와 부친으로부터 한학과 절의를 배워 9살 때부터 동화를 창작하고 당시 소년들로서는 접하기 어려웠던 '피터팬' '파랑새' '행복한 왕자’와 같은 동화를 읽으면서 서구의 문화를 접했다. 19살 때 상경해 고향선배 오일도의 ‘시원사’에 머무르면서 서양문학을 섭렵했으며 혜화전문학교(지금 동국대학교)와 오대산 월정사 불교강원 외전강사로 있으면서 익힌 불경과 참선 또한 평생토록 연찬했다.

1939년 19세에 '문장'을 통해 시단에 등단했다. 데뷔 작품인 ‘고풍의상' '승무' ' 봉황수’ 등은 한결같이 뛰어난 천분(天分)과 기교가 조화된 작품으로 한 시인의 초기 작품의 차원을 벗어나서 이름 그대로 그의 출세작이 되고 대표작이 됐다.

광복이 되던 해 10월 한국학회 국어교본 편찬원이 되고 11월 진단학회 국사교본 편찬원이 되어 우리 손으로 된 최초의 국어교과서와 국사교과서를 편찬했다. 이후 1968년 기관지 확장으로 작고하기까지 그가 남긴 ‘멋의 연구’ ‘한국문화사서설’ ‘시의 원리’ 등 저서는 한국학 연구의 영원한 명저가 되고 있다.

그의 작품으로는 시집 청록집(3인공저), 풀잎단장, 조지훈시선, 역사앞에서, 여운 등이 있고, 수필집은 창에 기대어, 시와 인생, 지조론, 돌의 미학, 동문서답 등이 있다. 또 시론집은 시의 원리, 학술서 한국문화사서설, 역사서 한국민족운동사, 번역서 채근담 등이 있다.

◆영양 문인들의 맏형 시인 오일도

영양군 영양읍 감천리에서 태어났다. 본관은 낙안, 본명은 희병(熙秉)이다. 14세 되던 해 시인 조지훈의 집안인 조중기의 차녀 조필현과 혼인했으며 같은 해 영양공립보통학교에 입학, 1918년 4학년에 졸업하고 전국 수재들이 모이는 서울 경성제일고등보통학교에 입학했다. 1922년 일본으로 건너가 강습소를 수학한 다음 릿쿄대학 철학부에 입학해 1929년 졸업했다.

귀국한 뒤로 1년 동안 근화학교(현 덕성여중고) 교사로 무보수 근무하다 맏형 희태(喜台)의 도움으로 1935년 2월 시전문지 '시원'을 창간했다. 그의 시에 일관되게 흐르고 있는 주제는 삶의 고독과 비애이다. 그는 호(일도)처럼 늘 자신을 외로운 존재로 인식하고 있다. 외로움과 비애의 정서는 모든 시에 배어 있다.

이는 조국 상실과 식민지 상황이 연관돼 있으며 1925년 7월 조선문단에 발표한 ‘한가람 백사장에서’에는 조국상실을 직설적으로 이야기하지 않고 어둠, 저문해, 갈바람, 밤, 비바람, 외나무다리 등 객관적인 상관물로 제시하고 있다. 또 ‘노변의 애가’는 일제 강점기의 어둡고 괴로운 시대를 배경으로 시인의 자연관조의 정서가 슬픔과 허무를 자아내고 있다.

1920년대에 영양의 현대문학을 태동시키고 그 어려움 속에서 영양문학의 터전을 준비해 이병각, 이병철, 조세림, 조지훈으로 이어지는 영양문학의 황금시대를 가져왔다.

그의 작품활동은 1925년 ‘조선문단’ 4호에 시 ‘한가람 백사장에서’를 발표하면서 시작됐다. 본격적 창작활동은 ‘시원'(詩苑)을 창간하면서부터다. 여기에 ‘노변의 애가’ ‘눈이여! 어서 내려다오’ ‘창을 남쪽으로’ ‘누런 포도잎’ ‘벽서’ ‘내 연인이여 가까이 오렴’ 등 동약적 서정을 바탕으로 암울한 시대를 읊은 작품을 발표했다.

일도 오희병은 작품활동보다는 순수한 시 전문잡지인 ‘시원’을 창간하여 한국 현대시의 발전에 기여하였다는 점에서 더 중요한 시사적 의미를 지닌 시인이라 할 수 있다.

◆현대문학의 거장 소설가 이문열

영양군 석보면 원리에서 태어났다. 영양 석보면에 소재한 두들마을은 조선시대 광제원에 있었던 곳으로 석계 이시명 선생과 그의 후손 재령 이씨들의 집성촌이다.

이문열 작가는 한국전쟁 당시 아버지 이원철이 홀로 월북한 후 어머니 조남현의 슬하에서 5남매가 안동 등지를 떠돌아다니며 어렵게 살았다. 초등학교 졸업을 제외하고는 모두 검정고시이며 이후 안동고등학교에 입학하였다 중퇴하고 고등학교 졸업 검정고시에 합격한 뒤 서울대학교에 입학했다. 1970년에는 사법시험을 본다며 서울대 사범대 국어교육학과를 중퇴하였으나 여러 이유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사법시험에 실패한 뒤 1976년 결혼과 동시에 군에 입대했다.

그의 이런 생활이 기초가 되어 자전적 소설인 ‘젊은날의 초상’을 쓰게 된다. 1977년 단편 ‘나자레를 아십니까’가 매일신문 신춘문예에 가작으로 당선되면서 문인으로 등단했고, 이어 매일신문 편집기자를 지냈다.

1979년에는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새하곡’이 당선됐고, 같은해 ‘사람의 아들’로 오늘의 작가상을 받으며 왕성한 창작활동을 전개, 1980년대에 가장 많은 독자를 확보한 작가의 한 사람이다.

그의 작품으로는 장편소설 ‘젊은날의 초상' '영웅시대' '시인' '오디세이아 서울' '황제를 위하여' '선택’ 등 다수가 있고, 중단편소설로 ‘이문열 중단편 전집'(전5권) '산문집'(사색) '시대와의 불화’, 대하소설 ‘변경' '대륙의 한’이 있으며, 평역소설 ‘삼국지' '수호지’를 집필했으며 2010년 안중근 의사 순국 1주기를 기념해 ‘불멸’을 출간했다.

경기도 이천에 작업실을 마련해 놓고 있다. ‘부악문원’이라 이름 짓고 젊은 학도와 새로운 지식을 탐구하고자 열정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또 2001년 영양 석보면 두들마을에 ‘광산문학관’을 건립해 집필 및 문학체험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영양·김경돈기자 kd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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