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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0월 21일(토) ㅣ
60대 교포 12년간 쓴 ‘영어포기자 위한 영문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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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09 00:05:00 크게보기 작게보기 프린트 이메일 보내기 목록
시카고 거주 대구 출신 김종건 씨
 
41세에 미국으로 이민을 떠난 재미교포 김종건(오른쪽) 씨가 무려 12년에 걸쳐 저술한 영문법 책을 6년 동안 감수해 준 미국인 교사 캐롤 라이젠후버 씨와 함께 들고 포즈를 취했다. 김종건 씨 제공

“지금까지의 영문법 책들은 문법을 하나씩 따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문법 사항들이 나올 때마다 생소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저는 짧게 편집된 단원에서 전체적인 문법 사항들을 유기적으로 구성해 연관성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또한 영어를 배울 바에는 영어로 된 문법책을 읽어 보는 것도 영어적인 사고를 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대구 출신의 60대 재미교포가 무려 12년간에 걸쳐 영어로 쓴 영문법 책을 발간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책 이름은 ‘영어 포기자를 위해 쓴 영문법’(A Learner Writes English Grammar for Frustrated Learners)으로 저자는 김종건(필명 John Kim`65) 씨. 영어를 배우는 학생들에게 자신의 저술이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고향의 매일신문에 알려왔다. 그는 고국에서 책 소개가 되는 것이 소원이라고 했다. 추석 연휴 전 그와 이메일, SNS를 통해 인터뷰했다.

◆영어 초보자가 12년에 걸친 영문법 저술

1952년 대구에서 태어난 김종건 씨는 중앙초, 경북중`고, 한양대 공대를 졸업하고 국내의 여러 정유회사에서 엔지니어로 14년간 근무하다, 1993년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민을 떠났다. 처음엔 노스캐롤라이나 샬롯에 정착했다가 버지니아를 거쳐 지금은 시카고 인근에 거주하고 있다. 40대에 건너온 미국에서 그는 병원 야간 청소일, 공장`가게 종업원 등 여러 직업을 거치면서 미국에 사는 한 영어 공부가 필요하다고 느껴 영문법을 다시 배우기 시작했다. 그는 “영문법 책을 몇 권 읽어도, 영화를 보거나 소설을 읽으면 모르는 부분이 많아 실망했고 급기야 화도 났다”면서 “문법책들이 단원별로 쪼개져 있어 전체적인 영문법 개념이 머리에 잘 들어오지 않았어요.”

그러면서 ‘필생의 작업’을 결심했다. 영문법을 종합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책, 연관된 문법들을 각각의 단원에서 최대한 이해할 수 있도록 책을 쓰기로 작정한다. 학창 시절 공부한 영문법이 전부인 그가 미국에서 다시 영문법을 익히고 부족한 부분을 깨우치다 보니, 새로운 방식으로 쓰인 영문법 책이 있으면 초보 학습자에게 많은 도움이 되겠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52세에 시작한 저술은 64세가 된 지난해 말에야 마무리됐다.

막상 책을 쓰기 시작하니 많은 부분에서 막혔다. 공부하면서 모은 자료를 정리하고 부족한 자료를 다시 정리하며 수정을 거듭하다 보니 12년 세월이 훌쩍 지났다. 그는 시카고 인근 록퍼드에서 옷 가게 점원으로 근무하면서 하루 평균 6~8시간을 저술에 투자했다고 했다. 한국인 사장의 배려로 손님이 없는 시간에 틈틈이 컴퓨터를 사용했고, 퇴근 후에는 전적으로 책 쓰기에 매달렸다.

이 책이 나오기까지 미국인 초등학교 교사 캐롤 라이젠후버(68`Carol Risenhoover) 씨의 도움도 한몫했다. 김 씨는 “처음에 1년 동안 원고 감수를 맡아 달라고 청했는데 자꾸 고치다 보니 그 기간이 만 6년(2010~2016년)으로 늘었습니다. 그녀는 ‘이렇게 자꾸 수정하면 80세까지도 책을 완성하지 못할 것’이라며 농담을 자주 했지만, 이 책이 출간될 때까지 정말 참을성 있게 도와줬습니다.”

◆기존의 영문법서와 다른 점은?

그의 책은 하나의 문법 사항을 설명할 때 연관이 있는 문법들을 최대한 같이 보여준다. Chapter 1에서 초급, 중급, 고급 문법 사항들을 한꺼번에 나타내고 다음 장부터 더 자세한 설명과 예문을 보여준다. 자칭 ‘연관성 영문법’이라고 했다. 예를 들어 명사를 배울 때 명사구, 명사절, 그리고 명사 정사, 전치사구를 함께 보여준다.

그는 “문법 사항들을 한 번에 이해하기가 어렵다고 생각했기에 책 전반에 걸쳐 연관된 문법을 적어도 두 번 이상 반복되도록 설명하고 편집했다”면서 “책 분량이 400쪽이지만 거의 전체적인 문법 사항을 수록했다”고 밝혔다.

그는 여러 문법 사항을 함께 볼 수 있는 예문과 설명 만들기에 고심하고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예문들을 연관성 있는 예문 그룹으로 묶어 학생들이 차이점과 동일성을 이해하기 쉽도록 짧은 설명을 곁들였다. 그는 “이 책은 영어로 쓰였기에 읽는 자체도 공부가 되리라고 봅니다. 영문법이 혼돈스럽다고 느끼는 학생들이 기본 영문법을 유기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영어를 배워온 중학생 정도라면 사전을 찾아서 읽으면 충분히 이 책을 이해할 것입니다,”  

김종건 씨는 대구에서의 학창 시절을 그리워했다. 겨울이면 수성못과 동촌 금호강에서 스케이트를 타고 동화사, 파계사로 주말 캠핑을 한 것이 기억에 남고 행복한 시간이었다고 회고했다. 그 시절 먹었던 따로국밥도 생각난다고 했다.

그는 “영어는 우리말과 어순이 달라 배우기가 쉽지 않습니다. 앞으로 기회가 있으면 한국어와 영어의 어순 차이에 관한 공부를 해서 한국 사람이 좀 더 쉽게 영어를 배울 수 있는 방법에 관한 책을 쓰고 싶습니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대구에서 다시 살고 싶네요. 여름 그 더위도 그립습니다.”

한편 김종건 씨의 영문법 책은 아마존닷컴(amazon.com)을 통해서, 전자책(ebook)은 Apple iBooks, amazon.com, Barns and Noble, Google, KOBO 등에서 판매되고 있다.

이석수 기자 ssl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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