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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파워 인터뷰] 이진수 국제티클럽·대구티엑스포 총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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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11 00:05:01 크게보기 작게보기 프린트 이메일 보내기 목록
"마음을 안정시키는 茶…20·30대 중심 홍차 붐 일어"
 
이진수 대구티엑스포 총재 겸 (사)국제티클럽 총재는 “차(tea)문화 속에 품격과 여유, 삶의 깊이가 있다”면서 “차를 통한 교육, 문화, 산업이 함께 어우러져 일자리를 창출하는 차(tea)문화경제공동체를 건설하는 희망과 꿈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박노익 대기자 noik@msnet.co.kr
“차(tea)에는 선의 공덕이 있습니다. 취미로 마시기를 반복하면 마음이 안정되고 치우치지 않고 겸손할 수 있게 됩니다. 차를 통해 인격을 이루고 말과 행동에 치우침이 없게 되는 것이죠. 따라서 차를 한다는 것은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것이고, 차를 하는 사람들은 오랫동안 수양을 한 사람과 같이 마음에 흔들림이 없게 됩니다.”

이진수(58) (사)국제티클럽 및 대구티엑스포 총재는 인격수양과 인성교육의 측면에서 차(tea)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대표적인 사례로 19세기 영국 빅토리아 여왕을 꼽았다. 18세에 즉위한 빅토리아 여왕은 6세 때부터 장난감 다구세트로 놀이를 했을 만큼 차와 일상을 함께했다. 여왕이 된 후 그녀는 알코올 중독자들에게 차를 대접하고 노동자들에게도 티타임을 주도록 했다. 가장 낮은 위치의 백성까지도 아끼고 사랑하는 여왕의 뛰어난 인품은 차문화교육으로 얻어진 결과라고 스스로 고백했다.

“우리나라에서도 고려시대 때부터 문사도(文士道)라는 다도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외세 침략과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사료가 멸실되고 단절되면서 차(tea)를 어렵게 받아들이는 경향이 생긴 것 같습니다. 사실 차는 특정 부류의 집단이 마시는 것이 아니라 일생생활에서 숭늉보다 접하기 쉬운 것이 것입니다.”

주로 행다법(行茶法: 차를 달이거나 마시는 법, 주로 녹차를 이용해 손님에게 차를 대접하는 방법) 중심이던 우리나라의 차문화를 학문적 수준으로 끌어올려 문화콘텐츠화하면서 산업화까지 추진하고 있는 이 총재로부터 차(tea) 인생과 향후 포부를 들어보았다.

▶차(tea)와 함께한 어린 시절

이 총재는 1960년 전북 장수군 장계면 월강리 덕유산 자락에서 9남매의 막내로 태어났다. 월강리에서 덕유산에 오르면 함양, 거창, 무주가 한눈에 내려다보였다. 유학자였던 부친은 농사를 지으며 가끔씩 친구들과 3, 5명씩 짝을 지어 인근 농월정, 동호정, 거연정 등 정자들을 돌며 시조를 짓고 차(tea)를 마시면서 휴식을 취하곤 했다. 그때마다 환갑이 넘어 얻은 막내 이 총재를 꼭 데리고 다녔다.

“부친은 선천적으로 약주를 못 하는 체질이셨고, 친구분들도 마찬가지이셨던 것 같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차(tea)는 그냥 일상생활 중 하나였습니다. 겨울에는 아버지께서 찻잎 말린 것을 얻어 주전자에 말린 모과와 돌배를 함께 넣고 끊이셨는데, 우리에게 고뿔(감기)에 좋다며 주시곤 했습니다.”

이 총재가 차(tea)에 본격적인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였다. 코펠과 버너를 마련해 혼자 차를 덖어 보니 새까맣게 타기만 했다. 경남 하동의 쌍계사 차가 유명하다는 말을 듣고 현지 탐방에 나섰다. 당시 장수에서 하동까지는 남원과 구례를 거쳐 버스를 갈아타야 했기 때문에 한나절은 족히 걸렸다.

“하동에서 어떤 할아버지가 가마솥에 차를 덖는 걸 봤는데, 한참 후 20대가 되어서 이 할아버지가 바로 하동에서 유명한 조태연 옹이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어쨌든 할아버지의 차 덖는 모습에 호기심이 발동해 거의 한 달에 한 번씩 하동에 들렀습니다.”

하동에 가면 행복하고 저절로 힐링이 되었다. 계곡에 들어서면 즐거웠고, 절에만 가면 내 집에 온 듯 편안했으며, 차(tea)를 마시면 행복했다. 아버지와 친구분들이 차를 마시며 시를 읊으시고 담소를 나누는 모습도 너무나 보기 좋았다.

“대학 생활(원불교 영산선학대학) 중 더욱 차에 빠졌습니다. 하동 쌍계제다, 화개제다, 광주 무등산 밑 춘설차(한국제다)를 숱하게 다녔습니다. 차사랑 동아리를 10개 대학에 만들고, 대학축제 때에는 차(tea) 특강을 다닐 정도였습니다.”

▶우연이 아니라 필연이었다?

이 총재는 어린 시절과 청년 시절 차(tea)에 흠뻑 빠진 뒤, 평생 차와 함께 살아온 세월이 ‘우연’이었다고 생각해 왔다. 그런데 15년 전쯤 경남 하동 악양면 봉대리에서 신선차를 만드는 박하봉 선생(진주고 교장 및 하동교육장 역임)을 뵙고부터 차와 조상과의 오랜 인연을 알게 되었다.

“박하봉 선생이 만든 차를 담은 차통에 홍보지를 넣는데 그 내용을 보니 ‘동고 이중경 선생이 하동을 지나시다가 하동 차 맛을 보고 극찬을 했다’고 쓰여 있었습니다.”

경기도 광주 이씨로 영의정을 지냈던 동고 이중경 선생은 경북 칠곡 매헌으로 낙향했던 이 총재의 먼 조상이셨다.

차와의 인연은 계속 이어진다. 동고 선생의 4대손 이보만은 고산 윤선도의 사위인데 처가인 전라도 해남으로 낙향했다. 이때 다산 정약용 선생이 강진으로 유배 와 있었으며, 둘 다 처갓집이 해남 윤씨였다. 특히 다산 선생은 유배 16년째 제자 18명을 중심으로 다산계를 조직했으며, 그 1, 2순위가 보만 선생의 아들 유회, 강회였다.

“다산 선생은 목민심서 등 500여 권을 지으시면서 두 사람(유회, 강회)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는 기록을 남기셨고, 흑산도로 유배 온 다산 선생의 형 정약전 선생도 자산어보를 지을 때 두 사람의 도움을 받았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이들의 교류에 차(tea)가 함께 있었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조상들의 이야기를 알고부터 제가 차와 함께한 인생이 우연이 아니라 필연이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다산 정약용과 이강회와의 교우관계 고찰’을 주제로 제가 직접 쓴 논문이 지난달(9월)에 나왔습니다.”  

▶차(tea)는 문화이자 경제이다

아직 중국과 수교 전이었지만 전진기지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갖고 군산에 정착한 이 총재는 30세 때 청소년상담실을 운영했다. 중`고등학생들이 상담 대상이었는데, 그중에는 미혼모가 많았다.

“상담을 할수록 문제 학생의 뒤에는 문제 가정이 있고, 문제 가정에는 ‘남편을 기다리는 부인’ ‘자식을 기다리는 엄마’가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어머니문화’ ‘안방문화’를 재정립하지 않고서는 청소년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그리고 어머니를 대상으로 한 인성교육 프로그램으로 다도가 최고라고 생각했습니다.”

이 총재는 곧바로 군산시장을 찾아갔다. 어머니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다도교육을 하려고 하니 시장관사를 비워달라고 요청했다. 뜻밖에도 당시 이권재 군산시장은 망설임 없이 흔쾌히 요청을 받아들이며 본인은 전세 아파트로 옮겼다. 1년 과정의 어머니 다도 강좌는 큰 인기를 끌면서, 오늘날 군산티아카데미로 이어지고 있다.

“이것이 전국으로 확산하면서 국제티클럽의 모체가 되었습니다. 40대 초반까지 얼마나 왕성하게 활동을 했던지 전국에 110개의 다례원을 개설했습니다. 그런데 마흔이 되면서 ‘이게 아닌데?’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미래사회의 문화적 흐름과 산업적 측면을 고려할 때 행다법(行茶法) 중심의 교육만으로는 차(tea)문화가 발전할 수 없다. 우리 차문화에 대한 학문적 학술적 정립이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기회는 자연스럽게 찾아왔다. 원광대 평생교육원에서 ‘전통차예절지도사과정’ 개설을 요청해 왔는데, 모두 2천 명이 넘는 수료생을 배출하자 대학 측에서 깜짝 놀랐다. 대학 측에서 앞장서 ‘학과’를 만들자는 제안이 들어왔고, 2003년 10월 우리나라 최초의 ‘차문화경영학과’가 문을 열었다. Tea와 Auto가 헷갈린다는 비판에도 불구, 차(tea)는 문화와 경제 두 바퀴로 굴러가야 한다는 신념에 따라 학과명을 '차문화경영학과'로 지었다. 전국적 인기를 끌면서 한 학년의 정원이 250명으로 늘어났다. 석사 과정은 동양학대학원의 예절과 다도학이 통합되었고, 박사 과정은 2004년 문을 열었다. 10년 전에 설립된 국제차문화학회의 학술지는 차(tea) 관련으로는 유일하게 한국연구재단에 등재되었다.

▶차(tea)의 시대가 온다!

“이제 커피의 시대가 가고 차(tea)의 시대가 오고 있습니다. 지난해부터 20, 30대를 중심으로 홍차 붐이 일고 있는 것이 전조 현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차문화의 확산은 소득수준 향상에 따른 자연스러운 결과입니다. 영국의 경우도 17세기 중반까지 성행하던 커피하우스가 이후 차문화로 바뀌었습니다.”

이 총재가 차문화의 미래를 밝게 보는 이유는 분명하다. 우선 전 세계에는 수많은 종류의 차가 있다. 얼마든지 다양한 기호에 부응할 수 있다는 뜻이다. 또 소득수준 향상에 따라 다양한 티웨어(티세트와 같은 각종 차 관련 하드웨어 제품들)와 파티문화는 하나의 고급문화로 자리 잡게 될 것이다. 서구 선진국의 역사가 이를 증명한다. 교육과 문화, 산업이 함께 어우러질 수 있는 차(tea)는 미래의 보물창고라는 게 이 총재의 주장이다.

차(tea)의 시대를 대비하고 앞당기려는 노력에도 가속도가 붙고 있다. 현재 전국 25개인 티아카데미를 내년까지 100여 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내년 2월이면 티아카데미에서 홍차 1급, 티파티플래너 1급 자격증을 획득한 수료생들이 배출되고(차 관련 16개의 민간자격증이 있음), 이들이 교육과 창업을 겸한 티아카데미를 운영한다는 구상이다.

“30년 동안 차(tea) 관련 콘텐츠에 집중해 왔습니다. 이제는 청년CEO를 양성할 방침입니다. 마이스터창업사이버고와 차(tea) 전문 대학원대학교를 5년 내 개설한다는 목표를 세웠고, 대학원대학교의 전공은 문화정책, 문화행정, 문화예술경영, 컨벤션, 박물관학, 문화경제학으로 이미 결정해 두었습니다.”  

이 총재는 “내가 즐기고 행복하며 다른 사람에게 베풀 수 있다면 그것보다 더 좋은 것은 없습니다. 이제 의식주는 기본적으로 해결되는 시대를 맞은 만큼 이웃과 나누면서 살아가는 지도자를 키울 필요가 있습니다”라고 하면서 “이것이 바로 차(tea)문화이고, 이런 차(tea)문화를 바탕으로 차(tea)문화공동체를 문화경제공동체로 완성하는 것이 제 일생의 과업”이라고 말했다.

석민 선임기자 sukm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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