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SSimaeil.com을 시작페이지로  매일신문 페이스북 바로가기 매일신문 트위터 바로가기 무지개세상광고구독안내사업제휴
2017년 12월 16일(토) ㅣ
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카드 출시
[그곳, 내 마음의 안식처] <17> 소설가 김연수-경주 계림
RSS Twitter로 기사보내기 Facebook으로 기사보내기 Google bookmark로 기사보내기 밴드로 기사보내기
2017-10-13 00:05:13 크게보기 작게보기 프린트 이메일 보내기 목록
여름비 그친 계림, 마음이 참 편안하죠
 
 
 
여름의 경주, 계림은 삶과 죽음이 1천 년 넘게 함께 쉬는 곳이다.
 
계림과 대릉원은 ‘초록색’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곳

울창하고 풀빛 같은 생동감

높은 건물 없고 달리기 좋아

소설가 김연수는 김천 출신이다. 김천 역전파출소 옆 뉴욕제과점 막내아들이라는 건, 그의 소설집 ‘내가 아직 아이였을 때’가 공전의 히트를 치면서, 굳이 밝히지 않아도 되는 것이지만 알려지더라도 크게 나쁘지는 않은 브랜드처럼 돼 버렸다.

김천 출신 인사들 사이에서 ‘척하면 탁하고’ 알아들을 정도로 제법 유명한 축에 속하는 셈이다. 1994년 대학 시절 글로 이름이 알려져 김천지역 언론에 뒤늦게 거론된 뉴욕제과점 막내아들 김연수의 마음속 안식처는 그래서, 아무래도 김천역 지근거리의 어딘가가 아닐까 짐작했다.

그런데 ‘여름의 경주, 계림과 대릉원 주변’이라고 했다. 멸치조림 속 여러 재료 중 하나를 콕 집어들고 “멸치조림의 핵심은 찐 마늘이지”라는 듯.

“경주 계림과 대릉원은 초록색 이미지입니다. 울창한 느낌도 있고 풀빛 같은 생동감이 있지요. 어느 계절에 가도 좋지만, 여름비가 그친 계림에서는 무수한 생각들이 떠오릅니다. 주변 길을 걸으면 대릉원 능들이 겹쳐 보입니다. 높은 건물이 없으니 오래된 무덤임에도 편안한 느낌이 들지요.”

봉황대 주변 고분군은 대릉원을 거쳐 계림 앞 내물왕릉까지 이어졌다. 천마총 관람 불가로 내년 4월 중순까진 무료입장인 대릉원을 거쳐 계림까지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었다. 열린 공간에 들어선 이들은 맨손체조를 했고, 산책을 했고, 포옹을 했고, 고백을 했다. 죽음으로 생긴 무덤은 살아있는 이들의 칸막이가 돼 줬다. 마치 등산을 하다 쉬었다 가자며, 살아생전 힘깨나 쓰던 이들의 양지바른 묫자리 주변에 머무는 것과 비슷했다.

문득 달리기 마니아로 알려진 작가의 느낌을 살려보고 싶었다. 그도 그럴 것이 작가는 “아직 경주마라톤대회를 뛰어보진 못했지만 예루살렘 구시가지를 도는 예루살렘마라톤대회처럼 고도를 달리는 기분일 것 같다”는 말이 기억나서였다. 경주마라톤대회 코스(풀코스와 하프코스)가 첨성대와 대릉원 주변을 크게 돈다는 점에 착안, 주변을 뛰어보기로 했다. 5㎞가 채 안 되는 거리지만 작가의 안식처를 뛰면서 느끼고 싶었다.

한마디로, 달리기 좋은 길이었다. 풍광과 무관했다. 달림이 지속될수록 심장은 죽을 만큼 살아내려 했다. 죽음의 표시인 능을 보며 ‘살아있다’는 우월감이 찾아왔다. 신라 왕가가 찬란하게 살았을지언정 지금 땀 흘리며 뛰는 게 더없이 만족스러웠다. 달리며 바라본 계림과 월성에서 풍겨온 풀냄새가 진했다. 달렸기에 맡을 수 있는 것이었다. 시신이 있던 곳인데 평화롭다는 작가의 말은 이런 뜻이었을까.

“무덤은 인가와 경계도 없다. 경주 계림과 대릉원 주변은 삶과 죽음의 어우러짐, 생동감을 언제든 느낄 수 있는 곳이다.”

하필 그때, 레이지 어게인스트 더 머신의 20년도 더 된 ‘Take the power back(힘을 되찾아)’이 이어폰에서 흘렀다. 달리다 만 거친 숨은 힘이나 권력을 되찾은 이들의 환희처럼 성취감으로 바뀌었다.

글 사진 김태진 기자 jiny@msnet.co.kr
매일신문 페이스북 / 온라인 기사, 광고, 사업 문의 imaeil@msnet.co.kr ⓒ매일신문사,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경북> 기사 더 보기 [more]   
 · [미리 본 칠곡 꿀벌나라 테마공원] 벌집에 모인 꿀 직접 뜨고…꿀벌 특성 생생하게 본다 2017-12-15
 · 백선기 칠곡군수 “양봉인 소득 향상`관광객 유치에 최선” 2017-12-15
 · 남유진 구미시장 19일 대구 엑스코서 출판기념회 2017-12-15
 · "청송 사과 가공식품 눈 돌리고, 제주 감귤 모범사례 본받아야" 제주 가공 업체 '제키스' 방문기 2017-12-15
 · 구미대, 겨울방학 동안 학생 160명 해외 파견 2017-12-15
RSS Twitter로 기사보내기 Facebook으로 기사보내기 Google bookmark로 기사보내기 NAVER Bookmark로 기사보내기
크게보기 작게보기 프린트 이메일 보내기 목록
 
 
<댓글이용안내>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게시물은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저속한 표현, 욕설, 특정인에 대한 비방, 상업적 내용을 담은 게시물은 임의로 삭제될 수 있습니다.
오늘의 주요뉴스
 
2018 대구·경북 신년교례회 참가 접수
2017 다문화 가정 사랑의 책보내기
[서버작업] 홈페이지 이용 제한 안내
연경지구 내 첫 민간분양…동화천 눈앞...
생활 속에서 자연의...
내년부터 재개발 정비구역서 지역주택...
5채 이상 '대구 초 다주택자' 수성구 2...
[경매 프리즘] 압류와 가압류
대구경북 관심 물건
[생활팁] 외출시 보일러 끄지 마세요
매서운 추위가 몰아치...
[책] 내방가사 현장연구
[내가 읽은 책] 글자가 악보가 되다
[책 CHECK] 집으로 가는 길
[운세] 12월16~22일 (음력 10월29일~11...
지능이 높아야만 공부 잘해? “자존감...
과거 학습부진은 단순...
정시 군별 모집단위 변화 있는지 우선...
[입시 프리즘] 고교학점제, 학생들이...
Q.[국어] 교과 수업 활동에 잘 참여하...
Q.[영어]앞으로 수능 대비 공부를 어떻...
주말 나들이·축제·공연·전시·5일장 정보(12월 15~17일)
[조용필의 자동차로 떠나는 세계여행] ⑤ 세 번째 찾은 러시아
[맛있는 레시피] 와인상 차림
긴 추석 연휴가 끝나..
억지로 굶고 운동하지 않아도 살이...
우리 가족 입맛 사로잡는 가을김치
[골프 인문학] <5>'겨울 골프 대처법'
겨울철 골프의 특징은...
[금주의 골프장] 중국 포이즌CC
스크린골프장 가전제품 리모컨 하나로...
그린피 할인 정보
매일신문 사이트맵
뉴스 스포츠·연예 사설·칼럼 주말을 함께 독자제보 게시판 포토갤러리 m영상
전체기사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국제
교육
사람들
재테크
부동산
건강
라이프

매일희평
경북
 
스포츠
삼성라이온즈
연예
사설
칼럼
시각과전망
주말섹션
가볼만한 곳
맛집
독자투고
자유게시판
독자제보
독자카페
포토뉴스
이달의 독자사진
특종사진 갤러리
사진 공모전
네티즌 광장
지금이순간


회사소개 I 구독안내 I 광고안내 I 고충처리인 운영 규정 I 독자위원회 I 매일신문 CI I 청소년 보호정책 I
본    사 : 대구광역시 중구 서성로20 (계산 2가 71번지) 매일신문사 (우 41933) : TEL : (053) 255-5001~7
경북본사 : 경상북도 안동시 경동로 568 알리안츠생명빌딩 6층 (우 36674) : TEL : (054) 855-1700
서울지사 : 서울특별시 중구 세종대로 124 (태평로 1가 25) 한국프레스센터 1801호 (우 04520) : TEL(02) 733-0755~6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대구,아00201  등록일자 : 2016.11.28  발행인 : 여창환  편집인 : 여창환  Copyright by 매일신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