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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통신] 더 팍팍해진 추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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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13 00:05:13 크게보기 작게보기 프린트 이메일 보내기 목록
 
 
 
해마다 추석 때쯤이면 국회 의원회관 앞에 쌓여 있는 택배 상자들이 기삿거리가 되곤 했으나 근래 들어 사라졌다. ‘김영란법’ 여파가 크다. 일각에선 우리 고유의 정(情)까지 사라지는 것 아니냐고 우려한다.

실제로 이번 추석은 10년 전과 비교해 삭막하고 무정해졌다.

우선 팍팍한 추석 경제가 눈에 띈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10년 전보다 추석 보너스는 10만원가량 늘었으나 상여금을 주는 회사는 오히려 1% 줄어들었다.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추석 상여금에도 나타난 것이다.

10년 동안 물가는 크게 늘어 같은 기간 농·축·수산물 가격이 평균 50% 상승, 소비자물가지수 상승 폭인 25%의 두 배를 기록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품목별로 배추(223%), 밤(75%), 조기(63%), 오징어(56.2%), 닭고기(52.8%) 등이 급등했다.

가벼운 주머니 사정 때문인지 고향에 머무는 시간도 10년 전과 비교하면 크게 줄었다.

한국교통연구원에 따르면 2006년 귀성객의 50%가 추석 이틀 전이나 하루 전에 고향으로 간 것으로 나타났으나 지난해에는 51%가 당일 귀성했다. 귀경 시간은 빨라져 10년 전엔 40%가 추석 하루나 이틀 뒤 귀경했으나, 지난해엔 70%가 추석 당일이나 하루 뒤에 집으로 돌아갔다. 지난해 귀성객 절반은 추석 당일 고향을 찾았고, 10명 가운데 4명은 그날로 귀경한 것이다.

당일치기로 잠깐 고향에 들른 사람들은 그나마 양반이다. 아예 해외로 놀러 가는 여행객들이 꾸준히 늘고 있어서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해외여행자 가운데 추석 연휴를 이용한 여행객 비중은 10년 전 1.2%에 불과했으나 지난해엔 3.1%로 늘었다. 9, 10월 내국인 출국자 수도 190만 명에 불과했으나 10년 만에 377만 명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나 홀로 추석 즐기기가 늘어나고 있으며 명절 기간 노인들의 고립 등 사회적 문제도 심화될 위기에 처했다.

통계청은 만혼과 비혼의 일상화, 명절 스트레스, 명절 지출 부담 등의 이유로 고향에 가지 않고 명절 연휴를 혼자서 보내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노인 1인 가구가 빠르게 늘고 있고, 추석 등 명절 기간에 사회적 고립과 소외 등을 느끼는 고령층도 증가 추세다.

여기에 65세 이상 고령자들의 이혼 건수가 남녀 모두 증가하고 있으며, 부모 부양에 대해서도 부모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고 한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올해 추석은 10년 전보다 돈 없고, 정 없고, 외로웠다는 얘기다.

박상전 서울정경부 차장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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