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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영의 자전거로 떠나는 일본 여행]⑤오키나와(나하∼차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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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2-03 00:05:00 크게보기 작게보기 프린트 이메일 보내기 목록
야자수 반기는 해중다리…비·바람과 아름다운 여행
 
차탄시의 핫플레이스는 저무는 노을이 기가 막힌 선셋비치와 아메리칸빌리지(사진)다. 오키나와 관광청 제공
 
이케이섬 앞에서 찍은 사진. (왼쪽) 숙소로 돌아가는 120번 버스에 자전거를 실었다.
 
◆오키나와 매력의 시작. 남부일주 60㎞

오키나와 자전거투어의 출발은 나하(那覇)공항이다. 왼쪽으로 향한다. 국내선 청사 쪽으로 빠져나와 ‘평화기념공원’(平和祈念公園) 표지판 방향을 보고 달린다. 잠시 후 시내 도로를 벗어나면 금세 한적한 해안 바닷길로 접어든다. 첫 기착지로 향한다. 약 4㎞ 정도 달리면 ‘세나가섬'(瀬長島)이라는 작은 섬의 표지판을 만난다.

접어드는 입구가 허접하여 지나칠 수도 있으나 작은 다리를 건너 약 2㎞ 정도 달리면 마치 그리스의 '산토리니'에 온 듯한 착각에 빠진다. 모르긴 하되 산토리니를 벤치마킹하였음이 틀림없다. 언덕 위로 온통 새하얀 건물 일색이다. 카페와 여러 종류의 앙증맞은 가게들이 줄지어 있다. 맞은편 넓디넓은 해안선이 시원스레 시야를 사로잡는다. 마침 공항과 가까워 뜨고 내리는 비행기와 바다가 조화를 이룬 멋진 사진도 건질 수 있다. 아쉽게도 비가 흩날리고 강풍이 불어 마음을 재촉하게 했으나 꼭 다시 오고 싶다는 다짐을 하게 한 세나가였다. 멋진 카페에서 차 한잔한다면 그리스신화를 상상하게 되리라.

곧장 이어서 섬을 가로지르는 큰 다리를 건너면 다이와그룹(Daiwa)에서 운영하는 오키나와 최대의 아울렛 매장 '아시비나'(ASHIBINNA)가 길옆이다. 바람 탓에 언 몸을 녹이고자 커피나 한잔할 목적으로 둘러보는데 구매욕을 자극한다. 자전거 여행의 단점은 아무리 좋은 것을 보아도 절대로 사면 안 된다. 어깨를 짓누르는 배낭에 무게를 더하는 일은 극구 피해야 할 일이다. 차로 왔더라면 분명 쓸어 담았을 욕구를 뒤로하고 흩뿌리는 빗속을 계속 달린다.

◆2만 명의 젊음이 잠들어 있는 평화기념공원

2차대전의 상흔이 깊게 남아 있는 오키나와는 유난히 '평화'를 강조한다. 미군과의 태평양전쟁에서 약 15만 명 이상의 젊은이가 희생되었다 한다. '평화기념공원'이 약 17㎞ 정도 남았다. 

기념공원의 규모가 만만찮다. 공원 초입에 눈을 사로잡는 기념탑이 우뚝 서 있다. '한국인 전쟁위령탑'이다. 징용으로 끌려와 전장에서 희생된 2만 명의 영혼을 달래는 위령탑이다. 노산 이은상 선생이 쓴 시비가 1975년 세워졌다. 숙연하게 고개를 숙였다. 평화기념공원에는 전쟁에서 사라진 수만 명의 이름을 국적별로 새겨두어 보는 이로 하여금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잠시 멈췄던 세찬 비가 바람과 함께 또 다가온다. 몇 겹의 옷과 방수옷을 입었음에도 몸이 부들부들 떨린다.

섬 지형답게 계속해서 업다운이 이어진다. 류큐 왕조 탄생의 신비함을 간직한다는 '세이화우타키'로 간다. 오키나와인들의 탄생 신화지이다. 밀림지대 같은 길을 지나면 신비한 바위가 삼각 모양으로 나타난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다. 둘러보는 데 약 30~40분 소요된다. 그곳에서 약 10분 떨어진 곳에 절경을 뽐내는 치넨곶이 있다. 많은 이들이 그냥 지나치는데 후회할 일이다. 벌써 시간이 오후 3시를 가리킨다. 오키나와 월드는 입구에서 인증 샷만 남기고 냅다 나하시로 달린다. 여기서 약 18㎞이다. 다행히 평지라 속도를 내는 데는 무리가 없다.

나하시에서 둘러볼 곳은 '국제거리'와 '슈리성'이다. 슈리성 역시 예전 류큐 왕조가 지배하던 시절의 왕실 터다. 대부분의 성(城)이 그러하듯 약 2㎞ 정도 계속 오르막에 위치한다. 슈리성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다. 오키나와는 작은 섬임에도 불구하고 7개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을 가지고 있다. 딱히 그럴 만한가 의문이 가는 곳도 몇몇 있다. 슈리성을 보면서 경주 불국사에 비할 바는 못된다고 느꼈다. 대구도 작년 유네스코 기록유산, 음악창의도시로 지정되어 유네스코에 이름을 올렸는데 오키나와는 규모에 비해 유네스코 유산과 인연이 깊은 것 같다.

어느덧 해가 어둑해진다. 나하시 최대의 번화가 '국제거리'로 간다. 약 1㎞에 걸쳐 수백 개의 가게와 시장 등 볼거리들이 즐비하다. 대부분 공공건물에 인접해 있다. 동성로에 비할 바는 못된다. 이제 숙소가 있는 차탄시로 가야 한다. 120번 시내버스에 슬쩍 눈치 보며 자전거를 싣는다. 정보 부족으로 나하시에 숙소를 잡지 못한 것은 명백한 실수다.

나하시와 남부 일주 코스는 다양한 볼거리와 이야기들이 바다의 경치와 조화를 이루고 있다. 찬찬히 보려면 하루가 부족하다.

◆오키나와 중부지역 라이딩 80㎞

차탄시의 핫플레이스는 저무는 노을이 기가 막힌 선셋비치와 아메리칸 빌리지다.

차탄에서 우루마시를 거쳐 이케이섬 쪽으로 가는 길은 지루한 업다운과 도심지를 관통해야 한다. 숨을 몇 번이나 몰아쉴 즈음이면 이케이섬에 도착한다. 이케이섬에 가는 길은 3개의 긴 바다 위에 건설된 해중다리를 건너야 한다. 오키나와 본섬에서 가장 가까운 헨자섬, 미야기섬을 거쳐 이케이섬에 들어선다. 섬의 모든 시야가 한 번에 보이는 곳에 소금 카페가 위치한다. 커피를 마시면서 경치를 보고, 유명한 소금 쇼핑도 가능하다. 겨울철 자전거로 해중도로를 달리는 일은 그다지 즐거운 일은 아니다. 속도를 가늠할 수 없는 맞바람과 바람 속에 실려오는 빗방울에 옆을 돌아볼 마음의 여유가 사라진다. 분명 봄이 되면 완연히 다른 감흥으로 다가올 것이다. 하지만 시원한 야자수가 뻗어 있는 해중다리를 달리는 일은 최고의 경험이다. 여기서 오키나와시를 거쳐 다시 만좌모가 위치한 온나촌으로 향한다. 이케이섬을 다녀오는 일은 즐겁지만 별도로 하루를 더 잡아야 해 일정을 짤 때 고민되는 부분이다.

※오키나와 맛집 추천

1) 야자에몽(やざえもん, 스시)

참치를 전문적으로 하는 스시집으로 저렴한 가격의 스시부터 참치가 들어간 고급 스시까지 맛볼 수 있다.

2) 유난기(Yunangi, ゆうなんぎい, 일본 정식집)

가이드북에 나오는 유명한 맛집으로 오키나와 전통식단을 맛볼 수 있다. 세트별로 가격 차이가 좀 있는 편이지만 2명 이상 갈 경우, 세트 메뉴 한 개를 시키면 넉넉하게 먹을 수 있다. 인기가 많기 때문에 예약은 반드시 하고 가야 한다.

▶차탄 맛집

1)하마야 소바 (浜屋そば, 소바)

담백한 맛의 오키나와 전통 소바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가격이 600엔 정도로 매우 저렴하고, 시원한 국물 맛이 일품인 집이다.

2)Bella Napoli (ベラ ナポリ, 미국 음식점)

차탄 근처에 있는 미군부대 때문에 미국 음식점이 잘 되어 있는 편이다. 피자, 튀김요리, 샐러드 위주의 요리들이고 가격은 저렴한 편이다. 창가 자리에 앉으면 오키나와의 아름다운 해변을 감상할 수 있다.

3)구르메 스시 (グルメ迴轉壽司, 스시)

아메리칸 빌리지 바로 앞에 있는 스시집이다. 한국인들에게도 잘 알려진 유명한 스시집이며 저렴한 스시부터 고급 스시까지 모두 맛볼 수 있다. 한국어로 된 메뉴판이 있어 주문하기도 쉽다.

4)스테이크 하우스 포시즌 (ステーキハウス四季, 철판요리)

아메리칸 빌리지 초입에 위치한 철판요리 전문점이다. 깔끔한 인테리어에 테이블마다 전담 요리사가 직접 멋진 퍼포먼스로 눈과 입을 즐겁게 해준다.

▶나고 맛집

1)카이로 식당(海路食堂, 일본 분식집)

츄라우미 수족관에서 도보로 5분 정도 떨어져 있다. 수족관을 구경하기 전에 간편하게 식사하기 편하며 가격도 저렴한 편이다. 소바와 카레가 주 메뉴이며 한국인이라면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음식들이다.

2)오토야 (大戸屋, 일본 정식집)

나고 버스터미널 근처에 있는 음식점. 길을 가다가 우연하게 발견했다. 저렴한 가격과 담백한 맛으로 굉장히 기억에 남는 음식점이다. 3명이 배부르게 먹었음에도 3천엔 정도밖에 나오지 않았다. 메뉴 가짓수가 많아 여러 명이 가면 좋을 듯하다.

3)쉬림프웨건(Shrimp Wagon, 새우요리전문)

고우리 대교의 대표 맛집이라고 해도 손색없을 정도로 인기 있다. 쉬림프웨건은 우리나라의 푸드트럭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새우를 주제로 한 메뉴와 음료를 저렴한 가격에 팔고 있다. 간단히 요기하기에 좋다.

김동영 여행스케치 대표(toursk@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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