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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1월 21일(화) ㅣ
[정달해의 엔터 인사이트]‘더 유닛’vs‘믹스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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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03 00:05:01 크게보기 작게보기 프린트 이메일 보내기 목록
착한 오디션-독한 오디션, 시청자는 어느 쪽?
 
 
KBS 2TV ‘아이돌 리부팅 프로젝트 더 유닛’
 
JTBC ‘믹스나인’
   ◆착한 오디션 표방한 ‘더 유닛’

  지원자 평가하는 심사위원조차

‘선배’ 호칭하며 긍정적 멘트 올인

   ◆독한 오디션  ‘믹스나인’

  예선 통과자들 극한 경쟁 내몰기

  심사자 양현석, 아예 독설가 자청

   ◆시청률 승부 관건은 ‘스타 배출’

  스타성 있는 캐릭터 골라 다듬기

  극적인 스토리 여부 승부 갈릴 듯

9인조 프로젝트 아이돌 그룹 결성, 그리고 남녀 그룹을 각각 만들어 성 대결을 펼친 후 최종 우승팀을 골라낸다는 룰 등 유사한 설정을 한 프로그램으로 방송 전부터 맞대결에 대한 관심을 고조시켰다. 오디션 프로그램 중 남자 그룹과 여자 그룹의 경합을 시도한 사례는 전무하다.

콘셉트가 이 정도로 비슷하다면 어느 한쪽이 아이디어를 무단 차용한 것이 분명하다고 생각되지만, 어쨌든 뚜껑을 열고 난 뒤 각 프로그램의 색깔이 확연히 다르다는 사실은 확인됐다. 유사성에 대한 논란은 뒤로하고, 프로그램의 질적 퀄리티가 승부를 결정짓는 주요인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 ‘더 유닛’ 독한 편집 대신 정직한 앵글

Mnet의 ‘슈퍼스타 K’에서 시작된 오디션 프로그램 열기 이면에는 지원자들의 스토리를 극도로 부각시키고 긴장감을 자아내기 위한 ‘독한 편집’이 따라붙었다. 심사위원 또한 최종 우승자를 선별하는 과정에서 여지없이 ‘독설’을 쏟아내며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지원자들을 극한 상황에 몰아넣고 이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그 과정에서 혹독한 채찍질을 가하며 자극성을 높여 시청자들을 끌어들이는 방식이다.

그런데 ‘더 유닛’은 달랐다. 공영방송 KBS에서 전파를 타는 프로그램이란 사실을 상기시키듯 ‘순하고 착한’ 톤으로 일관해 눈을 의심하게 하였다. 독설도, 독한 편집도 찾아볼 수 없었다. 첫회부터 방청객이 동반된 스튜디오에서 공개녹화를 진행하며 심사위원단과 관객의 점수를 합산해 오디션 통과자를 가렸다. 한 차례 데뷔 과정을 거치고도 여러 가지 문제로 활동이 중단된 아이돌그룹 멤버들, 또 아이돌 스타가 되고 싶은 여러 분야의 지원자들이 두루 등장했다. 그중 그룹 스피카의 양지원, 유키스 출신 준 등 화제성과 인지도를 갖춘 지원자들까지 무대에 올라 이목을 집중시켰다.

카메라는 이들 지원자의 무대를 최대한 있는 그대로 정직하게 비추려 애썼다. 이 자리에 지원자들을 평가하려고 나온 비와 황치열, 현아 등 현직 가수들은 ‘심사위원’이 아닌 ‘선배’라는 호칭을 쓰며 긍정적이고 착한 멘트를 날리는 데 집중했다. 오디션 지원자들의 부족한 점을 꼬집고 자존심을 건드려 경쟁심리를 부추기는 식의 심사평은 찾아볼 수 없었다. 지난 수년간 등장한 각종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단 한 번도 찾아볼 수 없었던 방식이라 생소하게 느껴지는 게 사실. 심지어 실력 면에서 결코 심사를 통과할 수 없는 지원자를 만난 상황에서도 굳이 발전 가능성을 찾아내려 노력했다. ‘착한 오디션’을 표방한 것까진 좋았지만 명확한 기준 없이 칭찬 일색인 심사평, 또 긴장감 없는 무대의 연속으로 오디션 프로그램 특유의 재미가 떨어진 것 역시 어쩔 수 없는 사실이다.

◆ ‘믹스나인’ 스타 산업 대표 다운 냉정한 시선

반면에 ‘믹스나인’은 Mnet 스타일의 기존 오디션 프로그램이 가진 특징이 잘 드러나 ‘더 유닛’과 뚜렷한 대비를 이뤘다. 그럴만한 것이 이 프로그램은 Mnet에서 ‘쇼 미 더 머니’ ‘언프리티 랩스타’ ‘프로듀스 101’ 등을 만들어낸 한동철 PD가 YG엔터테인먼트로 적을 옮긴 후 처음으로 선보이는 콘텐츠다. 유성모 PD 등 한동철 PD와 함께 호흡을 맞추던 이들이 동참해 ‘프로듀스 101’ 등을 통해 쌓은 오디션 프로그램 제작 노하우를 대방출하고 있다.

프로그램은 YG엔터테인먼트의 양현석이 대표 프로듀서란 직함으로 서울을 위시한 전국 곳곳의 중소 규모 기획사를 돌며 원석을 발굴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콘셉트다. 초반부는 양현석의 기획사 투어가 주를 이루고 이어 본격적인 경합이 이어질 예정이다. 양현석은 8억~9억원대를 호가하는 자신의 명차 마이바흐를 타고 기획사 투어를 진행하며 이 과정에서 추려낸 1차 오디션 합격자들을 ‘믹스나인’이란 타이틀로 도배된 대형 버스에 탑승시킨다. 버스 탑승 과정에서도 좀 더 우수하다고 평가받은 이들을 ‘데뷔조’란 이름으로 더 좋은 버스로 보내 경쟁심리를 자극한다. ‘데뷔조’ 버스에 오른 이들이라고 해서 긴장감을 늦출 수 없다. 기획사 투어가 이어지는 중에 미리 ‘데뷔조’ 버스에 탑승한 이들보다 월등하다는 평가를 받는 이가 나오면, 기존 탑승자 중 누군가가 하차를 종용받고 우선 데뷔 순위에서 밀려나기 때문이다. 양현석은 이 프로그램의 메인 심사위원으로 독설가를 자청했다. 아이돌 스타 산업의 중심에 있는 YG엔터테인먼트의 대표로서 냉정한 시선을 가지고 지원자들을 평가한다. SBS ‘K팝스타’에 출연하며 오디션 프로그램의 재미를 살리는 방법을 깨우친 덕분인지 매 순간 지원자들을 쥐락펴락하며 분위기를 리드한다. YG엔터테인먼트나 양현석에 대한 호감 등을 운운하기 전에 ‘믹스나인’이란 프로그램의 재미를 살리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은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다.

첫회에서는 신사동 호랭이와 용감한 형제 등 스타 작곡가들의 기획사를 찾아가 그들의 연습생을 양현석 본인의 시선으로 평가하는가 하면, 강화도의 소형 기획사 FM엔터테인먼트에서 기대 이상의 실력을 갖춘 지원자를 발굴하는 등 예상치 못한 재미를 끌어내기도 했다.

◆오디션 프로그램의 한계점에 도전

일단 첫 방송의 결과를 수치로만 따져보자면 단연 지상파 KBS에서 전파를 탄 ‘더 유닛’의 압도적인 승리다. ‘더 유닛’이 6%대의 시청률을 기록한 것에 비해 ‘믹스나인’은 2%에 육박하는 수준에 그쳤다. 다만 ‘믹스나인’이 ‘런닝맨’ 등 지상파 유력 일요예능과 경쟁하는 시간대에 방송됐다는 점, 그리고 애초 이 시간대가 JTBC의 주력 슬롯이 아니라는 사실 등을 고려한다면 상당히 선전한 끝에 얻은 결과란 사실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첫 방송 이후 시청자 평가는 시청률과 반비례했다. ‘더 유닛’이 마치 SBS ‘스타킹’을 보는 듯 온 가족이 함께 시청하기에 적합한 포맷으로 만들어져 편안한 느낌을 자아낸 데 반해 오디션 프로그램 특유의 긴장감이 떨어져 촌스럽게 느껴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믹스나인’에 대해서는 YG엔터테인먼트에 대한 지지 여부와 관계없이 어쨌든 프로그램 자체의 재미는 인정할 수밖에 없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소위 말하는 ‘욕하면서도 보게 하는’ 오디션 프로그램의 성공 요인을 잘 살려낸 프로그램이라 향후 상승세가 만만찮을 것이란 예상이다. 단 지상파 KBS의 채널 장악력도 무시할 수 없어 시청률 면에서는 ‘더 유닛’이 꾸준히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만듦새에 따라 프로그램의 성패가 갈라지겠지만, 그보다도 결정타가 될 만한 부분은 스타배출 여부다. 지원자 중 스타성을 가진 이들의 캐릭터를 다듬고 스토리를 끌어내 시청자들로 하여금 관심을 두도록 만드는 게 관건이다. ‘오디션 프로그램은 한물갔다’는 말이 나온 와중에도 ‘프로듀스 101’ 시리즈가 성공을 거둔 건 100여 명에 달하는 소년-소녀들의 집단 군무 등 화려한 볼거리와 자극적인 설정 등 새로운 포맷 도입의 힘이 컸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승부수로 작용했던 건 강다니엘이나 전소미 등 스타들의 존재감이었다. 9인조 남녀 아이돌 그룹의 성 대결이 ‘더 유닛’과 ‘믹스나인’의 후반부 주요 볼거리가 될 텐데, 같은 콘셉트를 빌린 만큼 본격적인 생방송 경합에 들어가기 전까지 엮어낼 스토리와 그 속에서 떠오를 스타들의 활약상이 결국 프로그램의 성공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그렇게 많은 인재를 발굴했는데도 여전히 실력과 스타성을 겸비한 원석들이 많고 여전히 아이돌 스타 지망생들은 차고 넘친다. 이제 더는 특별해 보이지 않는 오디션 프로그램이, 그래도 생명력을 유지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정달해 대중문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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