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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1월 21일(화) ㅣ
[매일춘추] 행운권 추첨과 동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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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10 00:05:01 크게보기 작게보기 프린트 이메일 보내기 목록
 
 
 
내가 봉직하는 학교에서 개교 55주년을 축하하는 문화 박람회가 열렸다. 일주일간 대학 정체성에 맞게 학과별로 준비한 학습 성과 발표를 비롯하여 다채로운 문화 한마당 행사가 펼쳐졌다. 날씨도 더없이 좋아 캠퍼스 이곳저곳에서 늦가을의 정취를 마음껏 즐길 수 있었다. 나도 합창단의 한 사람으로서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란 노래를 불렀다. 바쁜 가운데 시간을 내어 준비했던 합창이었다. 난생처음 나비 넥타이를 매고 무대에 올라 합창하면서 한껏 뽐내었다. 이런 경험은 나를 또 다른 새로운 세계로 접어들게 하였다. 잠시지만 내가 마치 성악가라 착각하기도 했으니 얼마나 행복한 순간이었는지!

문화 한마당의 마지막 행사로 지난 토요일엔 전 교직원과 산학협력 차원의 가족회사 식구들이 함께 산행을 했다. 아침 9시 30분부터 시작된 산행은 소위 궁산(弓山)이라는 학교 뒷산을 휘돌아오는 코스였다. 활 궁 자 모양의 활처럼 생겼다고 해서 명명된 궁산은 낮은 정상이지만, 사방을 온전히 조망할 수 있는 특이한 곳이다. 북쪽으로 멀리 팔공산과 금호강을 볼 수 있고, 남쪽으로 앞산과 비슬산과 낙동강을 볼 수 있다. 또한, 서쪽으로 저 멀리 가야산의 아득함을 느낄 수 있고 동쪽으로는 와룡산을 지척에서 바라보게 한다. 우리 학교를 출발해 궁산 정상에 올랐다가 신축 중인 동산병원까지 한참을 내려왔다가 다시 억새 만발한 학군단까지 올라갔었다. 모든 여정에서 가을이 불탄다며 탄성을 자아낼 만큼 주변 경치가 아름다웠다. 11시 30분부터 배식차로 배달된 점심을 먹으면서 가족회사 식구들과 담소를 나누며 잠시지만 화기애애할 수 있었다.

낮 12시 30분부터 모두가 기대하던 행운권 추첨이 있었다. 행운권에 본인 휴대전화 번호와 이름을 적으면서 ‘나에게 행운이 올까?’ 또는 ‘행운이 올 거야!’ 등을 되뇌어보면서 매 추첨의 순간을 기대하게 되었다. 선물이 조촐하였음에도 당첨된 참석자들이 나이에 상관없이 어린애처럼 기뻐 날뛰는 것도 신기했다. 나도 작은 여행용품을 담은 꾸러미를 받는 행운이 있었다. 따지고 보니 학교 행사 때마다 소소하지만 작은 선물이라도 받았다는 것을 기억하게 된다. 나도 행운이 따르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잠시지만 미소가 지어졌다.

오색찬란한 단풍들로 더없이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행운의 선물까지 덤으로 얻고 보니 동심의 세계로 되돌아간 느낌이었다. 초등학교 소풍 때가 생각났다. 담임 선생님이 숨겨둔 행운권을 찾았을 때 세상의 모든 것을 가진 것 같은 느낌! 이 느낌을 하늘의 이치를 안다는 지천명(知天命)의 중간을 넘어서면서도 간직하고 있다니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 설레는 본연의 마음을 생각하게 된다. 다시 동심으로 돌아가 사소한 행복이 가장 숭고함일 수 있음을!

조규택 수필가·계명문화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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