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SSimaeil.com을 시작페이지로  매일신문 페이스북 바로가기 매일신문 트위터 바로가기주간매일 무지개세상광고구독안내
2016년 07월 27일(수) ㅣ
[문화칼럼] 大邱城(대구성)을 짓자
RSS Twitter로 기사보내기 Facebook으로 기사보내기 Google bookmark로 기사보내기 밴드로 기사보내기
2012-09-07 11:18:46 크게보기 작게보기 프린트 이메일 보내기 목록
 
 
 

예전에 어른들은 중앙로에 갈 때, 흔히 ‘시내에 간다’는 말 대신 ‘성내에 간다’고 했다. 성내(城內)의 그 성이 바로 ‘대구읍성’이다. 임진왜란 때 토성이 무너지고, 조선 영조대왕 시절 석성공사를 시작하여 침산에서 돌을 가져다 둘레 2.7㎞ 높이 5m의 성을 쌓았다.

나중에 성벽이 허물어진 자리에 길을 만들었으니 지금의 동성로, 서성로, 남성로, 북성로로 연결되는 네모 안에 대구성이 있었다. 남쪽의 영남제일관을 비롯해서 동쪽의 진동문, 서쪽의 달서문, 북쪽의 공북문 등 모두 네 개의 대문을 두었다. 이 중에 영남제일관만 동구에 있는 망우공원으로 이전, 복원되었지만 원래의 모습과는 자못 다르다,

지난해 대구 중구청에서 3년을 작정하고 ‘대구읍성 상징거리 조성사업’을 시작했다. 이는 대구성의 주요 경관을 복원하여 근대역사의 숨결을 불어 넣으려는 회심의 프로젝트라 할 수 있다. 그 일환으로 시작한 ‘성돌 모으기’에도 불이 붙었다. 모두 바람직한 일이다.

사실 대구성의 축성에는 몇 가지 중요한 역사적인 의의가 있다. 그 첫 번째가 바로 대구성이 수원화성의 축성모델이 되었다는 사실이다.

당초 축성 의지에 불을 지핀 것은 실학사상이었으니, 개혁군주 영조를 받드는 반계(磻溪) 유형원의 후예들이 바로 축성의 주역이었다. 대구성을 쌓았던 경상감사 민응수는 중국의 병서 ‘무비지'(武備志)를 번역하여 후일 정약용에게 전달함으로써 수원화성의궤의 지침이 되었다. 그의 전임자로 대구성의 필요성을 최초로 역설했던 조현명은 전주성을 쌓으면서 ‘축성계초'(築城啓草)를 올렸으며, 그의 도반 동래부사 정언섭은 동래성을 쌓으면서 역시 ‘축성등록'(築城謄錄)을 남겼다.

두 번째 의의는 축성의 자금조달 방식에 있다. 민응수는 조정의 지원에 의존하지 않고 나락의 이자를 불리는 요판이취(料瓣利取) 방식으로 예산을 자체조달 하였으니, 후일 정약용이 목민심서에서 밝힌 ‘판재지법'(瓣財之法)이 바로 그것이었다.

세 번째로 대구성은 백성의 살림살이를 배려하여 민폐가 없는 공사를 이뤄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100패(牌)로 나눠 임금을 지급하는 기민구제 방식을 통해 백성들의 혁명적인 동참을 이끌어냈다. 승려와 죄수들까지 동참한 공사는 6개월이 채 걸리지 않았다.

이렇게 만들어진 달구벌의 요람 대구성의 역사는 근대에 와서 일제의 침략으로 하루아침에 허물어지고 만다. 그 주역이 바로 친일의 앞잡이 관찰사 박중양이었다.

개화장(開化杖)을 짚고 으스대다가 ‘박작대기’란 별명으로 유명했던 그는 고종 임금의 윤허도 받지 않고, 심지어 조정의 중지 명령에도 불구하고 대구성을 파괴하고 말았다. 왜인 순사를 잡아다 집안 사설감옥에 가두던 박작대기의 일화를 ‘일본인을 혼낸 통쾌한 조선인 이야기’로 기억하는 사람도 있지만, 이는 천부당만부당한 일이다. 그는 ‘야마모토’란 일본 이름으로 불리기 좋아했던 골수 친일파에 다름 아니었다.

박중양 외에도 대구성 훼철의 배후에는 대구거류민단이란 이름의 다수 일본세력들이 있었다. 그 가운데‘오쿠라 컬렉션’의 이름으로 지역 문화재를 도륙한 ‘오쿠라’나 명성황후 시해의 주범이었던 ‘기쿠치’도 있었다. 이들의 작당으로 대구성이 허물어지자 대구의 상권이 하루아침에 일본인들 수중으로 넘어가고 말았으니 안타까운 일이었다.

대구성을 다시 짓자.

원래의 자리에 복원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그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이전, 복원은 어떨까. 경상감영과 부속건물을 재현하고, 각종 공방과 기방, 서원 등을 충실한 고증으로 다시 만날 수는 없을까. 조선시대 저잣거리를 재현하고, 관찰사의 행차와 같은 경상감영에서 일어나던 일들을 오늘에 다시 볼 수는 없을까.

대구성을 다시 지을 수만 있다면, 그곳은 대구경북의 정신적, 문화적 요람이 될 수 있다. 이름 그대로 ‘메가 프로젝트’다. 문화콘텐츠로서의 경제적 전망도 매우 밝다. 경상감영의 ‘영영일기'(嶺營日記)에는 수많은 ‘스토리’들이 ‘텔링’을 기다리고 있다. 대구성을 둘러싼 역사적 인물들이 오페라나 뮤지컬을 통해 재조명될 것이다.

노병수/달서구문화원장

매일신문 페이스북 / 온라인 기사, 광고, 사업 문의 imaeil@msnet.co.kr ⓒ매일신문사,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칼럼> 기사 더 보기 [more]   
 · [야고부] 7월 27일 2016-07-26
 · [관풍루] 대구지역 고속도로 음주단속, 올 상반기에만 680건 2016-07-26
 · [경제 칼럼] 경제문제의 핵심은 제조업에 있다 2016-07-26
 · [세·사·만·어] 사드 퍼즐 풀기 2016-07-26
 · [기고] 썩어도 너무 썩었다 2016-07-26
RSS Twitter로 기사보내기 Facebook으로 기사보내기 Google bookmark로 기사보내기 NAVER Bookmark로 기사보내기
크게보기 작게보기 프린트 이메일 보내기 목록
 
 
<댓글이용안내>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게시물은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저속한 표현, 욕설, 특정인에 대한 비방, 상업적 내용을 담은 게시물은 임의로 삭제될 수 있습니다.
오늘의 주요뉴스
 
정말 얇팍한 대구 근로자 월급봉투
'K2 분리안' 접고, 대구공항 통합이..
항의는 해도 폭력은 없었다…성주 군..
폭염→소나기→폭염…동남아가 된 대..
새누리 '안전협의체' 제안…성주 '긍..
중앙정부·국방부 대화는 시늉…속내..
"한반도 사드 배치는 국익 도움 안돼..
9월에 떠나는 여름 휴가…추석+연차..
"K2만 이전? 현실성 없고 정부가 감..
정진석 "국방부가 잘못"…군민들 '화..
아빠와 함께 1박2일 추억 만드세요
제9회 낙동강전국청소년영상제 개최
2016 생명사랑 밤길걷기
엄홍길대장과 함께하는 한국명산 16좌
눈길 끄는 아파트 화재안전시설 '세이...
아파트 화재가 빈번한...
LH 테크노폴리스 임대주택 입주자 추가...
수성구 매매 하락세 수성·범어·만촌...
[법對법] 지역주택조합이 의무 위반 땐...
[관심 물건] 칠곡 기산면/경산 아파트
[이웃사랑]심장판막 수술 받은 황금자...
"울 어무이한테도 딸...
비파열성 대뇌동먁류 이병로 씨에 1,49...
[1004의 기적] 95호 천사 '빨봉분식'
날씨-7월 27일(수) “중복…복달임 하...
"비자 발급 거부됐는데" 전화에 속지...
특별한 여름방학 만들기, 도서관 프로...
본격적인 여름방학에...
Q.[진로] 학교장 추천전형에 대해 알려...
Q.[한국사] 공대 희망하는데, 한국사...
“실험실 방문, 로봇 만들기 체험 흥미...
캠프·기획전… 박물관에서 배운다
모이자~ 치맥의 성지 대구로!…2016 대구치맥페스티벌(27~31일)
올여름 뮤직페스티벌과 함께 화끈하게 즐기자-전국 뮤직페스티벌 총정리<1>
[이맛에 단골] 영주시청 공무원 ‘영주축산..
갈빗살은 소의 갈비뼈..
[친환경 밥상] 고추피클, 수박껍질피...
[친환경 밥상]전복샐러드, 전복장,...
[최혜영의 해결 포인트] 스카이 샷 피...
공이 뜬다고 하여 로...
[금주의 그늘집 건배사·유머]
[추천 금주의 골프장] 일본 홋카이도 '...
그린피 할인정보
매일신문 사이트맵
뉴스 스포츠·연예 사설·칼럼 주말을 함께 독자제보 게시판 포토갤러리 m영상
전체기사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국제
교육
사람들
재테크
부동산
건강
라이프

매일희평
경북
 
스포츠
삼성라이온즈
연예
사설
칼럼
최미화칼럼
시각과전망
주말섹션
가볼만한 곳
맛집
독자투고
자유게시판
독자제보
독자카페
포토뉴스
이달의 독자사진
특종사진 갤러리
사진 공모전
네티즌 광장
지금이순간


회사소개 I 구독안내 I 광고안내 I 고충처리인 운영 규정 I 매일신문 CI I I 개인정보취급방침 I Family Site :
본    사 : 대구광역시 중구 서성로20 (계산 2가 71번지) 매일신문사 (우 41933) : TEL : (053) 255-5001~7
경북본사 : 경상북도 안동시 경동로 568 알리안츠생명빌딩 6층 (우 36674) : TEL : (054) 855-1700
서울지사 : 서울특별시 중구 세종대로 124 (태평로 1가 25) 한국프레스센터 1801호 (우 04520) : TEL(02) 733-0755~6
Copyright by 매일신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