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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1월 21일(화) ㅣ
[사설] 한숨이 절로 나오는 문 정부의 외교 미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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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11 00:05:01 크게보기 작게보기 프린트 이메일 보내기 목록
청와대가 한미 정상회담 공동언론발표문이 나온 지 하루 만에 발표문 내용에 대한 동의 여부를 놓고 우왕좌왕했다. 이는 문재인 정부의 신뢰성에 대한 타격은 물론 "문 정부에 외교가 있기나 한가?”라는 비판을 자아내는 외교 미숙이다. 청와대는 8일 밤 공개된 발표문 내용 중 “한미 동맹이 인도`태평양 지역의 번영을 위한 핵심축’이란 내용에 대해 세 번이나 입장을 바꿨다.

처음에는 ‘인도`태평양 라인’에 ‘편입될 필요가 없다’(김현철 경제보좌관)고 했다가 논란이 일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리가 참여했으면 좋겠다고 한 것으로, 동의하지 않는다’(청와대 관계자)로 바꿨다. 해당 내용은 트럼프 대통령의 희망일 뿐이라는 것이다. 이 설명이 더 큰 논란을 부르자 청와대는 ‘더 협의가 필요하다’로 다시 수정했다.

이는 한미 정상회담 합의사항의 번복으로 읽힐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다. 정상회담 공동발표문 내용은 합의 또는 적어도 한쪽의 묵인이나 암묵적 지지를 깔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 그것이 외교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그러나 청와대는 “트럼프 대통령이 참여했으면 좋겠다고 한 것이고 우리는 동의한 것이 아니다”고 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이는 엄청난 외교적 실수다. 문재인 대통령이 발표문 내용에 동의하지 않았다면 트럼프의 바람임을 분명히 했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렇게 희망했지만 문 대통령의 생각은 다르다는 내용을 포함시켜야 했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동의하지 않는다’는 청와대 관계자의 설명은 미국 정부에 ‘합의 번복’으로 비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더 협의가 필요하다’는 설명 역시 글자 그대로 받아들여질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월스트리저널이 비판한 대로 트럼프 행정부에 문 대통령은 ‘못 믿을 친구’(unreliable friend)로 각인될 수 있다는 것이다.

더 한심한 것은 ‘인도`태평양 라인’의 참여 여부를 놓고 문 정부 내에서 말이 엇갈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청와대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공동발표문 문안 교섭 실무를 맡았던 외교부는 다른 소리를 했다. 노규덕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이 새로 제시한 (인도`태평양) 전략은 우리 정책 방향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고 했다. 그러나 2시간 만에 외교부 당국자는 “좀 더 협의가 필요하다고 판단돼 발표문에 미국 측 설명으로만 명시하기로 합의했다”고 입장을 바꿨다. 이쯤되면 문 정부에 외교는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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