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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 골프와 새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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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11 00:05:01 크게보기 작게보기 프린트 이메일 보내기 목록
 
 
 
‘접대 골프’도 실력이 있어야 칠 수 있다. 상대 기분을 띄워 주기 위해 표시 안 나게 일부러 미스샷을 해야 할 때가 있는데 그러려면 일단 잘 쳐야 한다. 이번에 미`일 정상회담 전에 아베 일본 총리가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접대 골프를 시도했다. 아베의 평균 타수는 90대인 것으로 알려져있다. 반면, 71세 고령인데도 250야드 드라이브샷을 날린다는 트럼프는 아마추어 싱글 수준의 고수다.

평균 타수 차이가 20개나 되는 트럼프와의 라운딩에서 긴장한 탓인지 아베는 첫 홀 티샷부터 미스샷을 하고 초반 3차례나 벙커에 공을 빠트리는 등 실수를 연발했다. 게다가 벙커에서 나오다가 그만 중심을 잃고 뒤로 한 바퀴 굴러 떨어지기도 했다. 자신의 잇따른 실수로 경기가 지연되자 서둘러 트럼프를 쫓아가려다가 생겨난 불상사였다. 하지만 트럼프는 이를 전혀 알아채지 못한 채 다음 홀로 이동하고 있었다. “나이스 샷!”이라고 서로 외쳐주고 페어웨이를 함께 걷는 모습을 한 앵글에 담기에는 둘의 실력 차가 너무 컸다.

이 모습을 찍은 동영상은 ‘아베의 몸 개그’라는 부제가 붙어 인터넷에서 화제가 됐다. 아베와의 라운딩이 트럼프에게 어떤 인상을 남겼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아베의 경우 실수를 연발한 데다 벙커에서 벌러덩 넘어진 아픈 기억을 떠올리고 싶지 않을 것 같다. 게다가 아베가 온몸을 던져가며 접대 골프를 쳤건만 보람도 없이 트럼프는 우리나라에 와서 “한국 골퍼들이 최고”라고 추켜세웠다.

외교에서 손님을 환대하는 것도 좋지만 의전이 지나치면 역효과를 볼 수 있다. 너무 저자세이면 상대가 얕잡아 볼 수 있고 굴욕 외교라는 국내 여론에도 직면할 수 있다. 이번의 일본이 딱 그 격이다. 아베는 미국 언론으로부터 ‘충실한 조수’(loyal sidekick)라는 혹평까지 들을 정도로 의전을 챙겼는데 트럼프의 대일무역적자 작심 비판을 막지 못했다.

그런데 뜬금없게도 일본 외교부가 한국의 트럼프 국빈 만찬 식탁에 오른 독도새우를 갖고 시비를 걸고 있다. 도화새우가 공식 명칭인 독도새우는 별미 중의 별미로 미식가들 사이에서 이미 소문난 음식이다. 독도 부근에서 많이 잡힌다고 해서 이런 별칭이 붙었는데, 애먼 새우에게까지 딴죽을 거는 일본의 외교 태도가 참으로 안쓰럽다. 이 정도면 거의 ‘독도 콤플렉스’가 아닌가.

김해용 논설위원 kimh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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