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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1월 21일(화) ㅣ
[매일 파워 인터뷰] 김대식 (사)점프 대구지역 대표·열린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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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15 00:05:00 크게보기 작게보기 프린트 이메일 보내기 목록
"대구 사회 열린 변화를 위해 청년들이여 표현하라"
 
김대식 (사)점프 대구지역 대표가 소외 계층을 위한 교육나눔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있다. 그는 “고향인 대구에서 사회 혁신을 위한 공익활동을 하고 싶다”고 했다. 박노익 대기자 noik@msnet.co.kr
다른 사람을 이롭게 하는 사람은 감동을 준다. 그런 삶은 스스로를 확장한다. 자신과 세상을 소통하는 과정이다. 그 삶은 외롭고, 힘들기도 하다. 하지만 그렇게 사는 사람들이 있어야 세상은 한 발짝 더 나아갈 수 있다.

미국 명문 사립대인 조지타운대와 하버드대 대학원 케네디스쿨을 졸업하고, 새누리당 혁신위원회 전문외부위원으로 발탁됐던 김대식(35) 씨.

두 자녀를 둔 그는 돈벌이보다는 공익활동에서 삶의 의미를 찾고 있다. 지난해 8월부터는 고향인 대구에서 교육나눔 사업을 벌이고 있다. 청소년과 청년이 깨어 있는 대구가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시작한 일이다. 그는 ‘열린 도시, 대구’를 만들기 위한 사회참여 활동을 하고 싶다고 한다. 김대식 씨는 현재 (사)점프 이사 겸 대구 지역 대표와 열린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소외 계층 청소년들을 위한 학습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소개를 하자면.

▶‘H-점프스쿨 대구’ 프로그램이다. 사단법인 점프(JUMP`Join Us to Maximize Potential)와 현대자동차, 경북대가 함께 운영한다. 경북대가 ‘장학샘’(장학생이면서 선생님이란 뜻을 담은 조어)을 선발하면, 이들이 장학금을 받고 지역아동센터 6곳에서 봉사를 한다. 청소년들의 학습 및 정서 지원이 역할이다. 경일중학교와 달성고의 방과 후 수업을 돕는 일도 한다. 장학샘은 주 8시간씩 10개월 동안 활동한다. 대구에는 장학샘이 50명쯤 된다. 모두 경북대 학생들이다.

장학샘 1명이 학생 4명을 맡는다. 시간이 흐르면서 장학샘과 학생들은 ‘라포’(rapport`상호신뢰관계)를 형성한다. 이성교제 등 고민거리를 스스럼없이 털어놓는 사이가 된다. 한부모 및 조손 가정의 학생들에겐 장학샘이 버팀목이다.

점프는 장학샘을 위한 사회인 멘토그룹도 운영한다. 즉, 청소년-대학생-사회인 네트워크를 만들어주는 것이다.

-점프는 어떤 단체인가?

▶점프는 미국 하버드대 출신들이 귀국 후 한국에서 만든 비영리 단체다. 5년 전 설립됐다. 교육 격차를 해소하고, 교육나눔으로 청소년들의 잠재력을 극대화시키자는 것이 목적이다. 나는 서울에서 장학샘의 사회인 멘토로 활동했다. 대구는 이 프로그램을 전국으로 확산하기 위해 진출한 첫 도시였다. 대구에서 성공하니, 부산에서도 사업이 시작됐다.

-청년들이 대구를 떠나고 있다. 수도권을 제외한 모든 지역의 문제다. 전문가들은 ‘지방 문제를 해결하려면 청년 문제 해결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지난 2일 확대간부회의에서 “청년 문제 해결에 시정을 집중하겠다”고 공표했다. 이 문제에 대해 고민한 적이 있나?

▶청년 유출의 가장 큰 이유는 일자리 부족이다. 하지만 나는 다른 시각에서 말하고 싶다. 서울에서 청년들을 만나면서 대구와 부산 출신이 조금 다르다는 점을 느꼈다. 서울에 사는 부산 출신 청년들 중 상당수는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어 한다. 대구 청년들은 그렇지 않다. 부산이 대구보다 경제 여건이 더 좋기 때문일까? 물론 그런 점도 있다. 부산이 스타트 업(start-up`신생 벤처기업) 지원 체계가 대구보다 좋기는 하다. 하지만 그게 전부가 아니다. 대구의 청년들은 부산 청년들보다 서울에 대한 동경(憧憬)이 깊다. 특히 대구가 정치적으로 고립될 때 더 그렇다. 그래서 대구를 떠날 생각을 많이 하는 것 같다.

청년들은 대구가 답답하다고 한다. 대구는 세대 차이가 큰 것 같다. 자식들은 부모님과 얘기하다 보면 벽에 부딪힐 때가 많다고 한다. 이런 환경에서는 자기표현을 하지 않거나 억제한다. 서울과 부산에도 세대 갈등이 있다. 그렇지만 상대적으로 대구가 더 심각하다. 어른들, 기성세대가 청년들의 얘기를 많이 들어줘야 한다.

-얘기를 들어보니, 공감되는 부분이 많다. 터놓고 얘기하자. 대구를 어떤 도시로 인식하고 있나?

▶대구의 기성세대는 ‘대구가 정치적 고립 상태’란 사실을 뼈저리게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김 소장의 말은 특정 정당의 집권 여부만을 전제로 한 얘기가 아니다.) TK에 대한 다른 지역 사람들의 (비판적) 시각을 냉철하게 인식해야 한다.

대구에서 나고 자란 나는 대한민국 정당은 새누리당(현재 자유한국당)밖에 없는 줄 알았다. 그렇게 보고 들었기 때문이다. 지역에서는 정의당이나 민주당에 대한 얘기를 좀처럼 접할 수 없었다. 이후 대학원 시절, 정치철학을 공부하면서 정치적 의사 표현의 중요성을 깨닫게 됐다.

21세기 역량은 협업과 소통에서 나온다. 다양성이 부족한 도시는 경쟁력이 없다.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을 졸업(공공정책 관련 행정학 석사)한 뒤 2012년 귀국해 서울에서 열린연구소를 설립했다. 무엇을 하는 곳인가?

▶미국 시민들은 정치인들을 좋아한다. 정치인을 만나면 얘기도 하고 함께 사진도 찍는다. 우리나라는 어떤가? 한국에서는 왜 정치인이 청년의 롤 모델이 될 수 없을까? 이런 고민을 거듭한 끝에 열린연구소를 만들었다. 시민들이 정치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여건을 형성하는 게 설립 목적이다. 정치인이 하는 일(의안 상정 등)을 데이터로 정리해 공개하고 분석하는 일을 한다. 열린연구소는 회원들의 회비로 운영되는 비영리단체이다. 회원 수는 130명이다.

성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대통령 탄핵과 정권 교체가 이뤄지면서 정치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 정치인들이 과거보다 시민의 눈치를 많이 보고 있다. 시민들도 정치인에 대한 정보를 많이 얻으려 한다.

-‘헬 조선’ ‘88만원 세대’ ‘삼포세대’ 등 청년들의 현실적인 아픔을 풍자한 조어들이 많다. 우리나라만 그렇나? 미국은 어떤가?

▶미국은 애플과 구글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역할을 하고 있다. 즉, 청년창업의 훌륭한 모태가 되고 있다는 말이다. 우리나라 경우 창업 이후 안착할 수 있도록 일정 단계까지 지원하는 시스템이 취약하다. 청년들이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기성세대는 ‘요즘 청년은 힘든 일을 꺼리거나 열심히 일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청년이 생각하는 노동의 가치와 의미는 기성세대의 생각과 많이 다르다.

-2014년 새누리당 혁신위원회 전문외부위원에 선임됐다. 당시 위원장은 하버드대 동문인 이준석 씨였다. 어떤 일을 했나?

▶나는 새누리당 당원이 아니었다. 새누리당이 혁신을 진정으로 고민하고 있다고 믿고 참여했다. 그해 7월부터 9월까지 3개월 활동했다. 위원들이 제안을 많이 했다. 국회의원들이 자신의 정보를 미리 공개해 검증을 받도록 하는 방안과 징계 강화 방안 등등. 하지만 위원회 이름으로 보고서조차 쓰지 못했다. 보궐선거를 앞둔 ‘퍼포먼스’란 느낌을 받았다.(김 소장은 이후 더불어민주당 당원이 됐다.)

-미국에서 경제학`사회학`공공정책학을 공부한 사람으로서 한국 정치를 평가한다면?

▶한국 정치가 성숙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두 번째 정권교체가 물꼬를 열었다고 생각한다. 시민들이 정치에 관심을 갖고 많이 알려고 노력하고 있다. 반면 정치인은 시민의식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이제는 정치인들이 공부를 많이 해야 한다. 정치인들에게 청렴성과 전문성이 요구되는 시대다. 미국에서는 2010년 정치인들 사이에 청렴 운동이 일어났다. 한국은 최근에서야 이 부분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기회가 닿는다면 정치인으로 활동할 생각이 있나?

▶유시민 작가(전 보건복지부 장관)는 TV 방송에서 “정치인은 시민들에 의해 발견되는 것이다”고 말한 적이 있다. 이 표현이 정말 마음에 들었다.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 정치인이 그 역할을 하는 사람이다. 나는 발견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발견되면 그 길을 가고 싶다.

막스 베버(Max Weber)는 “소명으로서의 정치가 중요하다”고 했다. 나는 소명의식을 가진 사람이 정치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독일의 사회학자 막스 베버의 저서 ‘소명으로서의 정치’는 정치란 무엇이고 정치가란 어떤 존재인지 이해하는 고전이다.)

-대한민국이 주요하게 다뤄야 할 이슈를 정리한 책 ‘빅 픽처’(Big Picture)를 세 차례 공저했다.

▶이 책은 2015년 첫선을 보였다.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을 졸업한 한국인 동문들이 기획해 집필한 책이다. 저자들은 기업과 대학, 언론과 연구소 등에서 일하고 있다. 국내에도 유명한 트렌드 서적이 있지만, ‘빅 픽처’는 출간 의도가 다르다. 중요한 글로벌 현상인데도 국내에서는 관심받지 못하는 주제를 깊게 다루고 있다. 3년간 집필에 참여했다.

2016년 11월 발행한 ‘빅 피처 2017’은 ‘4차 산업혁명과 고립주의의 역설’을 주제로 했다. 기술의 슈퍼 융합이 촉진될 4차 산업혁명이 시작되면 우리 사회는 어떻게 될까? 기계가 사람을 대체하면서 노동시장은 양극화된다. 이에 따른 각국의 고립주의가 우려된다. 이 책은 이런 미래를 대비하자는 데 초점을 뒀다.

-현재 경북대 대학원 정치외교학과에서 박사과정을 공부하고 있다. 관심 분야는?

▶‘정치적 경기순환’을 주제로 박사 논문을 쓰고 있다. 제목은 ‘선거와 경제의 상관관계’다. 학위 논문을 토대로 책을 내려고 한다.

-청소년 시절, 꿈은 무엇이었나?

▶고교생 때 검사가 되고 싶었다. 신문에서 국제변호사에 대한 기사를 읽고 아버지(그의 아버지는 대구시치과의사회 회장을 역임한 김양락 명진치과 원장이다.)에게 외국 유학을 보내달라고 했다. 오성고 1학년 때 미국으로 갔다. 켄트스쿨을 거쳐 조지타운대에서 경제학과 사회학을 전공했다. 이후 사법시험 공부를 1년 하다가 공군장교로 복무했다. 제대 후 로스쿨 진학을 고민하다가 생각을 바꿨다. 다시 미국으로 가서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에서 공부했다. 케네디스쿨의 학풍은 사회공익활동가로 진로를 바꾸는 데 영향을 미쳤다.

-앞으로 대구에서 어떤 일을 하고 싶나?

▶대구 사회의 변화를 위해 ‘표현하라!’는 기치를 내걸고 인식 제고 운동을 할 생각이다. 열린연구소`점프와 함께 지역 청년을 위한 사회적기업 공모전 개최를 계획하고 있다.  

◆김대식은 누구?

▷1982년 대구 출생

▷학력=오성고 1학년 때 미국 유학/ 켄트고 졸업/ 조지타운대 경제학`사회학 학사/ 하버드대 대학원(케네디스쿨) 공공정책 관련 행정학 석사/ 경북대 대학원 정치외교학과 박사과정 재학

▷경력=새누리당 혁신위원회 전문외부위원/ ㈜놀랩 대표(창의융합교육 교재 기획 및 생산)/ 현재 (사)열린연구소 소장`(사)점프 대구지역 대표

김교영 선임기자 kim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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