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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왕ㅋ굳ㅋ·킹왕짱…올해를 달군 통신언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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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2-07 07:13:53 크게보기 작게보기 프린트 이메일 보내기 목록
'듣보잡 뉴비들이 설쳐대는 바람에 요즘 이곳이 영 정줄놓이야.' '킹왕짱한 곳으로 고고씽하면 우왕ㅋ 굳ㅋ!'

통신언어로 가득한 두 문장을 읽고 무슨 뜻인지 감이 잡힌다면 요즘 신세대의 코드를 이해한다고 하겠다. 암호 같은 두 문장을 해석하면 다음과 같다. '어디서 듣도 보도 못한 잡것 같은 초보 때문에 이곳 게시판 분위기가 영 어지럽다.' '진짜 좋은 곳으로 가면 정말 좋지!'

살아 있는 유기체에 비유되기도 하는 어휘는 시대상을 반영한다. 올해 역시 인터넷 세상에서 네티즌들은 신조어들을 쏟아냈다. '빨리빨리' 습성에서 비롯된 축약형 통신언어에서부터 외국어·기호를 합성한 별의별 신조어들이 인터넷 커뮤니티를 달궜다. 올해 네티즌들에게 인기를 끈 통신언어들을 정리해 봤다.

◆우왕ㅋ 굳ㅋ, 듣보잡, 킹왕짱

통신언어와 신조어 양산지로 꼽히는 디시인사이드(www.dcinside.com)에서는 2007년 최고의 인기 유행어에 대한 투표가 진행되고 있어 관심을 끈다.

총 19개의 유행어가 제시된 가운데 3일 현재 1위를 기록한 유행어는 '우왕ㅋ 굳ㅋ'로, 44%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발음하기조차 애매한 이 통신언어는 '아주 좋다.'는 의미로 신세대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데, '맨발의 시붕이'라는 필명의 작가가 디시인사이드의 카툰 갤러리에 연재한 만화에서 시작된 표현이다. 이 카툰은 황당한 상황 몇 컷이 이어지다가 마지막에는 '우왕ㅋ 굳ㅋ'라는 감탄사로 끝을 맺는데, 네티즌들이 이를 차용한 것이다.

2위는 9.9% 득표를 한 '듣보잡'이 차지했다. '듣도 보도 못한 잡것(놈)'의 줄임말로, 사회적으로 지탄을 받거나 생뚱맞은 글을 올린 사람을 비난할 때 사용된다. 다음 카페 '훌리건 천국'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9.4% 득표율을 기록해 3위에 오른 '킹왕짱'은 '매우 대단하다.'는 뜻. '좋다' '끝내준다'는 의미로 '왕'이나 '짱'이라는 한 글자짜리 통신용어를 쓰던 네티즌들이 강조 의미를 더 주기 위해 이제 영어 king까지 가세시킨 것이다.

'막장'이라는 말도 올해 인터넷 커뮤니티의 단골 용어였다. 광부들이 위험을 감수하고 들어가는 가장 위험한 광산 안쪽이라는 의미에서 갈 곳까지 간 사람이나 상황을 꼬집을 때 사용된다. 꼴불견 추태를 벌인 정치인들을 조롱할 때 많이 동원되는 표현이다.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겠냐? 유남생

이밖에 '고고씽' '뿌우~' 같은 정체 불명의 통신언어도 인기를 얻고 있다. 고고씽은 '씽씽 달린다.'는 뜻의 합성어. 게임 포털 사이트가 서비스하는 레이싱 게임에서 나온 말이 확산된 것으로 추정된다. '뿌우~'는 의미 및 용처가 불명확한 감탄사다. 디시인사이드의 '수능 갤러리'에서 '상큼발랄민지'라는 닉네임을 가진 사람이 '민지 감기 걸렸쪄. 훌쩍 뿌우' 따위의 글을 잇따라 올리면서 유행을 타고 있다.

'듣보잡'과 같은 언어 축약형 신조어가 유달리 많이 등장한 것이 올해 통신언어의 특징이다.

'솔까말'(솔직히 까놓고 말해서), '열폭'(열등감 폭발), 지못미(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해), '정줄놓'(정신줄 놓았구나), '흠좀무'(흠~ 이게 사실이라면 좀 무섭군요), '이뭐병'(이건 뭐 병신도 아니고)', '여병추'(여기 병신 하나 추가요!), '글설리'(글쓴 이를 설레게 하는 리플) 등과 같은 축약형 신조어가 게시판을 장식하고 있다.

영어 문장을 소리나는 대로 줄여 만든 '유남생'이라는 신조어도 있다.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겠냐?'는 뜻의 영어 문장 'You know what I'm saying?'을 말장난하듯이 줄여놓은 것이다.

이밖에 어이없거나 답답한 상황을 나타내는 '아놔~' 같은 통신언어도 빈번하게 등장하고 있다.

◆통신언어, 대부분 단명한다

인터넷에서 생멸하는 통신언어에는 네티즌들의 기치와 일탈 심리가 녹아들어 있다. 기성세대가 정해 놓은 틀을 깨뜨리는 말줄임형 및 언어 파괴형 신조어들이 태어나고, 이는 기성세대로서 암호 같은 '딴 세상'의 통용어가 되어 그들만의 언어 세상을 구축한다. 이 때문에 새로 생겨나는 통신언어들은 세대 차이를 심화시키고 언어 규칙을 훼손한다는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통신언어 중에는 기성세대에까지 전파되면서 언어로서 생명력을 획득하는 것도 있지만, 잠깐 동안의 열광 속에 확산되다가 어느 순간 자취를 감추는 것들이 더 많다. 역설적으로 신세대 통신언어들은 대중에게까지 유행하면 오히려 생명력을 급격히 잃는다는 것이다.

영남대 국어교육과 신승용 교수는 "요즘 신세대들이 만들어내는 신조어는 기성세대에 대한 반동과 일탈 심리를 반영하고, 자신들만의 영역을 구축하기 위한 도구"라며 "소리나는 대로 적거나 외국어·기호 등을 합쳐 만들어지기 때문에 어법 파괴가 빈번할 수밖에 없다."라고 해석했다.

김해용기자 kimh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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