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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읽기] 2018년 새 키워드 ‘워라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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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05 00:05:02 크게보기 작게보기 프린트 이메일 보내기 목록
워라밸<일·삶의 균형 중요시 여기는 젊은 직장인> 세대, 야근 잦으면 입사 안 해요~
 
한국인 근로시간 OECD 2위 기록

취준생 70% “돈보다 저녁 있는 삶”

완벽함 추구하는 기성세대와 달라

자기애 강하고 사생활 존중해줘야

‘워라밸’이라는 신조어는 Work and Life Balance의 줄임말이다. 일과 삶의 균형을 일컫는 이 말이 2018년 주요 소비 키워드 중 하나로 등극했다. 매년 연말 다음해의 트렌드를 분석해 발표하고 있는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는 내년 가장 주목해야 할 10대 트렌드 키워드 중 하나로 워라밸을 꼽았다.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1988~1994년생으로 갓 사회에 진출한 젊은 직장인을 ‘워라밸 세대’로 규정하고 이들이 강력한 사회적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과로 사회에 시달리는 한국인들

맞벌이 가정이 워낙 많은 요즘 사회에서 일`가정 양립이라는 것은 워낙 중요한 이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사회에서 워라밸 실천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오죽하면 직장인들의 로망이 ‘저녁이 있는 삶’이라고 할 정도다. 야근과 회식 없이, 가족과 함께 저녁을 즐기고 여유로운 휴식의 시간을 보내는 것이 직장인들의 꿈이다. 이것은 한국의 근로시간이 너무 길기 때문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16년 기준 한국의 연간 노동시간은 2천69시간이다. 34개 OECD 회원국 가운데 멕시코 다음으로 긴 시간 노동을 하는 것이다. OECD 평균보다 306시간(17.4%) 더 일하고, 근로시간이 가장 짧은 독일에 비해서는 무려 706시간(51.8%)이나 더 일한다.

주5일 근무제를 기준으로 따져본다면, 우리나라의 연간 실제 노동일수는 365일 가운데 233일 정도다. 만약 우리가 정상적으로 하루 8시간 근로시간을 지킨다면 연간 총 노동시간은 1천864시간. 하지만 우리는 연간 2천69시간을 일하니, 모든 근로자가 하루 1시간씩 초과근무하고 있는 셈이다. ‘과로 사회’로 인한 사회적 문제도 심각한 수준이다. 민간 부문에서는 연평균 320명, 공공 부문에서는 연평균 35명 정도가 과로로 목숨을 잃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나마도 정확하지 않은 통계다. 아직 과로사나 과로로 인한 자살에 대한 공식적인 통계는 없다. 이렇게 오랜 시간 일을 하면서도 한국의 노동생산성은 OECD 바닥 수준이다. 일하는 시간만 길고 효율은 떨어진다는 말이다. 잘 쉬어야 일의 능률도 오르는 법이지만, 늘 과로와 피로에 찌들어 살다 보니 노동생산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워라밸을 중시하는 젊은 구직자들

요즘 젊은 직장인과 취업준비생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바로 ‘워라밸’이다. 지난해 취업포털 사람인이 구직자 400명을 대상으로 한 ‘입사 희망기업 연봉과 야근 조건’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65.5%가 ‘연봉 중간, 야근 적은 기업’을 선택했으며, 이어 22.8%가 ‘연봉 낮음, 야근 없는 기업’을 택했다. ‘연봉 높음, 야근 잦은 기업’을 선택한 이들은 고작 11.8%에 그쳤다.

또 최근 사람인이 직장인 722명을 대상으로 ‘높은 연봉과 저녁 있는 삶 중 원하는 삶’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70.2%가 ‘저녁 있는 삶’을 선택했다. 하지만 실제로 저녁 있는 삶을 살고 있는 직장인은 50.6%에 그쳤다. 현재 저녁 있는 삶을 살지 못한다고 응답한 직장인들은 그 이유로 ‘야근이 잦아서’(60.5%)를 첫 번째로 꼽았다. 다음으로 ‘일이 너무 많아서’(42%), ‘회사가 멀어 퇴근 시간이 길어서’(33.9%), ‘퇴근 후에도 업무 요청이 와서’(23.5%), ‘빚 등 경제적인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서’(9.8%), ‘회식이 잦아서’(4.8%), ‘육아 등 집안일 때문에’(4.5%) 등이 뒤를 이었다. 저녁 없는 삶을 사는 직장인들의 평소 퇴근 시간은 평균 오후 8시 10분으로 집계됐으며, 직장생활 만족도는 평균 45점으로 매우 낮았다.

서울대 소비자학과 김난도 교수의 분석에 따르면 ‘워라밸 세대’는 ‘하고 싶은 일’보다는 ‘해야 하는 일’에 집중했던 기성세대와 달리 완벽함을 추구하기보다는 불완전함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특징을 갖고 있다. 자기애가 중요하고, 스트레스 제로를 추구하기 때문에 부모 세대와 달리 일 때문에 자기 삶을 희생하고 싶어 하지 않는 것도 이들의 특징이다. 그래서 김 교수는 워라밸 세대를 위한 사용설명서를 함께 제시했다. 단순한 선배 상사가 아닌 격의 없이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멘토-멘티 시스템을 구축하고, 워라밸 세대에게 헝그리 정신을 강요하거나 날 선 비판을 가하기보다는 따뜻한 칭찬이 더 훌륭한 동력이 된다는 것이다. 특히 중요한 것은 개인 생활 존중이다. 김 교수는 “부하 직원의 연애사에 대해 섣불리 묻는 것은 ‘극혐’이니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워라밸’을 중시하는 사회 분위기가 확산하면서 정부도 워라밸 확산을 위해 ‘일`생활 균형 국민 참여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일상과 업무에서 오래 일하지 않기, 똑똑하게 일하기, 제대로 쉬기 등을 실천 방안으로 제시했다. 또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 사항으로, 근로시간을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단축하는 방안이 이르면 내년 7월 도입될 예정으로 논의되고 있다. 기업들도 사내 카페나 피트니스센터, 휴식공간 등 각종 복지 프로그램을 확충해 업무 능력과 효율을 높이려는 업체가 늘고 있으며, 유연근무제를 도입하거나 재택근무, 자율출퇴근제 등 스마트근무제를 도입하는 회사도 증가하는 추세다.

한윤조 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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