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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컬 퓨처스] 류현욱 경북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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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06 00:10:03 크게보기 작게보기 프린트 이메일 보내기 목록
“응급의료 성패, 지역 병원간 협진시스템에 달려”
 
응급실은 의사와 환자가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만나는 장소다. 소란스럽지 않아도 늘 팽팽한 긴장감이 감돈다. 응급실 안에 감사의 인사와 욕설이 뒤섞이는 이유다. 류현욱(45) 경북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수개월째 한 환자의 민원에 시달리고 있다. 피부가 찢어지는 상처를 입고 찾아온 이 환자는 “왜 빨리 치료를 해주지 않느냐”며 고성과 욕설을 퍼부었다. 당시 응급실은 쇼크 상태에 빠져 생명이 위험한 중증환자 3명이 동시에 들이닥친 상태였다. 환자는 치료를 거부하고 떠났고, 응급실 이용료를 돌려달라고 민원을 넣고 있다. “법무팀에서 그냥 돌려주자는 걸 반대하고 있어요. 자꾸 허용하면 상황이 반복될 수 있으니까요.”

류 교수의 시선은 경북대병원이 아니라 지역 응급의료시스템 전반에 걸쳐 있다. 응급의료는 함께 협력하는 시스템이 갖춰져야 서로 잘 작동할 수 있어서다. 그는 “대구의 응급의료 환경이 최고가 돼 질 높은 치료를 받을 수 있고, 환자들이 좋은 환경에서 질 높은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2차 병원 역량 키워야

수년 전까지 경북대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는 혼잡하기로 악명 높았다. 경북대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의 과밀화 지수(응급병상 수 대비 환자 비율)는 지난 2014년 154%에 달하는 등 전국 최고 수준이었다. 그러나 이곳 권역응급센터는 3년 만에 완전히 달라졌다. 응급실 재실 시간이 크게 줄었고, 과밀화지수도 평균에 가까운 86.6으로 떨어졌다.

변화에는 류 교수의 노력이 바탕이 됐다. 그가 주축이 된 대구 응급의료협력추진단은 5개 대형병원, 45개 협력병원이 참여하는 ‘응급의료 네트워크 구축사업’에 중심축 역할을 했다. “응급실이 덜 혼잡해지려면 3가지 조건이 필요합니다. 환자가 덜 와야 하고, 병원 내에서 처치와 치료, 검사, 입원 과정을 빠르게 처리해야 하고, 응급실 환자를 빠르게 다른 병원으로 옮겨야 합니다.” 추진단은 대형병원마다 위원회를 구성해 입원 처리와 검사 대기, 진료 시작 지연 등을 해결하도록 유도했다. 또 45개 중소병원과 응급의료네트워크를 구축, 처치가 끝나 안정된 응급 환자를 질환별로 옮기도록 유도했다.

그는 “응급의료센터를 찾는 환자 10명 중 6명은 걸어서 들어온다”고 했다. 대부분 경증 환자라는 뜻이다. 이렇게 경증 환자가 몰리면 응급의료센터가 제 역할을 하기 어렵다. 류 교수는 “대학병원 응급실로 환자가 몰리는 건 2차 병원의 역량이 약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일본 오사카는 17개 3차 의료기관이 하루 평균 3명의 환자를 봅니다. 그건 540개의 2차 의료기관 덕분입니다. 하지만 대구는 2차 병원에서 운영하는 지역응급의료기관이 9곳밖에 없습니다. 허리 역할을 해줄 2차 병원이 절실합니다.”

◆응급의료의 ‘분권화’가 최우선 과제

류 교수는 단순히 네트워크 구축에 그치지 않고 한 걸음 더 나아간다. ‘응급의료 지역화’다. “응급 환자는 ‘골든타임’이라는 속성상 지역 내에서 해결해야 합니다. 하지만 지역마다 의료기관의 배치와 의료진의 역량 등이 차이가 나죠. 중앙응급의료센터의 전원조정센터가 제 역할을 하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그는 “각 병원들을 치료할 수 있는 질환에 따라 수평적으로 분류한 뒤 종별에 따라 수직 분류하는 체계가 필요하다. 이는 지역에서만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류 교수는 심정지 환자의 소생 후 치료 분야에 대해서도 힘을 쏟고 있다. 연간 1천여 명의 심정지 환자 가운데 살아서 퇴원하는 환자는 70명에 불과하다. 이 가운데 심정지 이전으로 회복되는 환자는 40명 정도다. 류 교수는 소생 후 치료로 정상 회복을 돕는 치료 방법 가운데 체외막산소화장치(ECMO)와 저체온 유도 치료를 확대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에크모는 뇌에 산소 공급을 원활하게 하고, 뇌에서 독소물질을 줄여 뇌 기능 회복률을 높인다. 또한 대구시내 아파트 단지에 보급된 자동심장충격기를 아파트 경비원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 ‘1차 반응자 프로그램’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수성구와 시범을 한 데 이어 올해는 8개 구`군으로 확대하고 있다.

류 교수는 “응급의료는 혼자 하는 게 아닙니다. 다른 직종, 다른 전문과들과 협력하고 협진하는 시스템이 지역 전체로 확산될 수 있도록 코디네이터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류현욱 교수

1972년 대구 출생 ▷경북대 의학대학원 박사 ▷경북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대한응급의학회 섭외이사 ▷대한응급의료지도의사협의회 학술이사 ▷대구응급의료협력추진단 사무국장 ▷미국 애리조나대 응급의학과 교환교수(2014)

장성현 기자 jacksoul@msnet.co.kr/사진 김영진 기자 yjki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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