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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계획 못 세우는 中企] 경매에 나온 구미 기업, 매달 최대 10건씩 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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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07 00:05:05 크게보기 작게보기 프린트 이메일 보내기 목록
 
중소기업들이 내년 경영계획을 못 세울 만큼 안갯속을 헤매고 있다. 장기화하는 불경기, 최저임금 상승, 근로시간 단축 등 원가 상승 압력이 워낙 큰 데다 원`달러 환율 하락세도 수출업체들엔 큰 부담이다. 게다가 급변하는 산업구조 변화에 자금 부족 등으로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구조조정에 휩쓸리는 중소기업들도 늘어나는 실정이다. 구미산단 전경. 매일신문 DB
구미국가산업단지 내 중소기업 A사 대표는 “인건비, 원재료비 등 부담은 갈수록 더 느는데 생산 주문량은 되레 감소해 올해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았지만 내년 경영계획을 아직 세우지 못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B사 관계자도 “불경기가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최저임금 인상이 임박한 데다 근로시간 단축까지 맞물려 추진되면서 앞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경영 시계가 불투명해 내년 경영계획 수립을 못하고 있다”면서 “내년 사업은 올해처럼 유지하는 것이 최선일 것 같다”고 푸념했다. C사 대표는 “연속되는 원가 상승 압력에 사업을 접고 아예 직원으로 일하거나 베트남 등지로 사업장을 옮겨야 하는 지경이다”고 강한 불만을 터뜨렸다.

대구경북 중소기업들이 거듭된 악재에 사상 최악의 경영난을 우려하고 있다. 장기화되는 불경기에다 ▷최저임금 상승 ▷근로시간 단축 ▷금리 인상 ▷환율 하락 등 각종 원가 상승 압력이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수출 감소에 부도까지

대구경북 중소기업들은 이미 경기 침체 장기화로 고통받고 있다. 특히 LG`삼성 등 대기업 계열사 및 협력업체들로 편중된 구미산단은 대기업이 평택`파주 등 수도권으로, 베트남`중국 등 해외로 각각 생산 비중을 확대하면서 주문량 감소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게다가 모바일, 디스플레이 패널 등 생산 방식 변화 및 산업구조 변화에 자금 부족 등으로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서 구조조정에 휩쓸리는 중소기업들이 늘어나는 실정이다.

이런 이유로 수출도시 구미의 경기 하락세가 심각해 최근 부도난 중소기업 공장들이 무더기로 법원 경매물건으로 내몰리고 있다.

법원 경매정보에 따르면 지난 6월 법원 경매절차를 진행 중이거나 경매를 신청해 둔 중소기업이 구미에만 26곳에 달했고, 이달 현재는 6건이 진행 중인 등 매월 5~10여 건씩 발생하는 실정이다.

기업 부도 증가로 금융기관들의 고충도 크다. 금융기관마다 기업대출 담당 업무를 기피하는 현상마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구미 지역의 금융기관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기업 부도가 잦아 기업대출을 서로 맡지 않으려는 현상까지 나타나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전했다.

또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원`달러 환율도 구미산단 내 수출업체들엔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6일 현재 원`달러 환율은 1천92원. 이는 올 초 구미산단 내 수출업체들이 예상한 적정 환율(1천138원)에 비해 46원이나 떨어진 상황이다. 구미상공회의소 관계자는 “불경기, 원가 상승 압력 등으로 어려움을 호소하는 중소기업이 많으며, 환율 하락으로 수출업체들의 고충이 커지는 상황”이라고 했다.

◇임금 인상`근로 단축`금리 인상

대구경북 중소기업들은 경기 침체 장기화 상황에서 내년으로 예정된 최저임금 인상에 최근 기준금리 인상까지 겹치면서 지출 부담을 호소하고 있다. 대구 서구 의류용 섬유 제직기업 D사는 내년 최저임금 인상으로 월 고정지출이 기존 대비 8%가량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A사는 제품이 손상되기 쉬운 섬유 제조업 특성상 매시간 최소 5명의 현장 숙련공을 3교대로 투입하고 있다.

A사 관계자는 “팀장급을 제외한 20여 명의 제조업무 직원이 최저임금 수준의 임금을 받고 있다. 내년부터 최저임금이 오르면 지출 증가가 두드러질 수밖에 없다”고 호소했다.

직원들 근로시간이 단축되는 것도 부담이다. 직원 1인당 근로시간이 줄면 부족한 시간만큼 일할 새 직원을 채용해야 하는데, 제조업 기피 분위기로 구인난마저 심각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 회사 섬유 납품량은 올해로 3년째 하락세를 보여 신규 직원을 채용할 여력도 마땅치 않다.

대구 달성군 식품 제조업체 E사는 지난 2년간 중국의 사드(THAAD) 보복으로 인해 앞서 계획했던 수출길이 막혀 1억원 상당의 기대수익을 놓쳤다. 10여 차례 수출 상담차 양국을 오가며 쓴 비용 2천만원 상당도 고스란히 잃었다. 최근 한중 갈등이 풀리고 있지만 중국 바이어와 당장 거래를 재개하자니 또다시 허탕만 칠까 봐 섣불리 투자도 하지 못하고 있다. 이 회사가 중국 수출을 고려해 신규 투자한 설비 대금 대출은 2억원에 달한다. 이런 가운데 최근 한국은행이 단행한 기준금리 인상이 회사 경영난을 부채질하고 있다. D사 대표는 “매출은 제자리걸음인데 대출금리만 오른다고 하니 불필요한 투자를 한 것은 아닌지 후회도 든다. 중국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로도 수출 판로를 찾고자 해외 박람회 일정을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구미 이창희 기자 lch888@msnet.co.kr 홍준헌 기자 newsforyo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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