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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4월 19일(목) ㅣ
[황병수의 배낭 메고 세계 속으로]발트3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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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28 00:05:00 크게보기 작게보기 프린트 이메일 보내기 목록
웅장한 중세도시에 빠지로, 동글동들 동화나라 누비고
 
 
 
라트비아의 리가 구시가지에 있는 리가 돔 대성당
 
에스토니아의 탈린 구시가지에 있는 알렉산드르 네프스키 성당
발트해 연안국 중에 발트 3국이라 함은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3개국을 지칭한다. 1991년 구 소련이 무너지면서 독립한 국가들이다. 지형은 대부분 평탄하고 긴 겨울에 춥기는 하나 대서양과 발트해의 영향으로 위도에 비해서는 온화한 편이다. 세 나라 면적을 다 합쳐도 한반도보다 작고 인구는 700만 명을 조금 넘는 조그만 나라들이다. 우리나라에서 직항로는 없지만 경유해서 가는 방법은 다양하다. 필자는 독일을 경유하는 노선을 선택해 프랑크푸르트에서 하룻밤을 묵었다.

긴 비행시간과 추운 날씨로 지친 몸을 달래러 사우나에 갔다. 프랑크푸르트 중앙역 부근에 있는 사우나를 찾았다. 탈의하고 입장하는 순간 너무나 당황한 나머지 허둥지둥 다시 옷을 입고 밖으로 뛰쳐나왔다. 그런데 아무리 살펴봐도 입장할 수 있는 출입문은 하나밖에 없다. 카운터로 가서 물어보니 남녀 혼욕 사우나라고 한다. 다시 입장해서 중요 부위만 수건으로 가리고 건식 사우나실로 들어갔다. 수건을 의자에 깔고(바닥에 본인의 땀을 흘리지 않기 위해 수건을 깐 후 그 위에 앉는다) 앉아 있는데 40대쯤 되어 보이는 여성 두 분이 들어온다. 수건은 엉덩이 밑에 깔려 있어 중요 부위 노출을 막을 길이 없다. 손을 가볍게 들며 "하이" 하면서 옆에 앉는다. 금방 들어와서 아직 땀이 나오지도 않은 상황이라 나가기도 뭐하다. 두 여성은 나의 존재에 대해 전혀 신경을 쓰지 않고 즐겁게 수다를 떨지만 영 어색하다.

다음 날 아침 일찍 라트비아의 수도 리가행 비행기에 올랐다. 비행 후 3시간이 막 지날 무렵 라트비아의 수도 리가 공항에 사뿐히 내려앉았다. 공항은 아담하고 정겹다. 택시를 타고 구시가지로 향했다. 구시가지 전체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다. 2, 3층으로 쭉 이어진 파스텔풍의 유럽식 건물들 사이를 걷다 보니 지나가는 현대식 자동차만 없다면, 내가 마치 중세도시 한가운데 있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느낌을 받는다.

구시가지 중심에 세워진 돔 대성당은 리가를 대표하는 건축물이다. 13세기 때 로마네스크 양식으로 만들어졌는데 15세기에 개축되면서 고딕 양식으로 바뀌었고, 19세기에는 바로크 양식으로 다시 개축된 독특한 건축물이다. 특히 이곳에는 유럽에서 가장 큰 파이프 오르간이 있다. 지척의 거리에는 성 피터 교회가 있다. 돔 대성당과 함께 가장 인상적인 건물 중 하나다. 1209년에 건설되었다가 시대에 따라 가톨릭성당,  루터교회, 그리고 박물관 등 여러 차례 기능이 바뀌었던 곳이다. 123m 높이에 있는 교회 첨탑 전망대에 올라보면 리가 시내가 다 보인다. 웅장한 규모와 높이로 인해 돔 대성당과 성 피터 교회는 구시가지 어디에서나 볼 수 있다.

3일 동안 라트비아 여행을 마치고 에스토니아로 가기 위해 계획을 세웠다. 정보 부재 탓으로 라트비아 리가에서 에스토니아 수도 탈린까지 자동차로 약 5시간 정도 걸리는데 많은 금액을 지불하고 항공권을 끊어 버렸다. 리가 공항서 출국 전에 직원이 통과를 시켜 주지 않는다. 에스토니아에 들어가려면 비자가 필요하다고 한다. 한국과 비자 면제 협정이 체결된 것을 직원이 몰랐던 것이다. 옥신각신하던 사이 여기저기 전화를 해 보던 직원이 "한국인 관광객은 거의 오지 않기 때문에 잠시 착각을 했다"면서 거듭 사과하면서 탑승을 허락한다.

발트 3국 중 가장 북쪽에 위치한 에스토니아는 남한의 절반 정도 크기이며 인구는 약 130만 명의 아담하고 조용한 나라다. 특히 이곳은 북유럽 사람들이 주말이나 휴가 시즌 때 자국의 살인적인 물가를 피해 많이 찾는 휴양지이다. 에스토니아의 수도 탈린에서 핀란드 헬싱키까지는 약 70여㎞로 쾌속선을 이용하면 1시간 남짓 걸린다.

탈린 관광의 백미는 구시가지 산책이다. 구시가지 대부분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어 있다. 구시가지가 시작되는 입구는 북쪽에 위치한 부두에서 가까운 뚱보 탑문이고 다른 하나는 서쪽에 위치한 쌍둥이 탑인 비루 게이트다. 비루 게이트에서 시작하는 방법이 찾기가 쉽고 관광하기에 더 효율적인 것 같다. 비루 게이트를 중심으로 성 안과 밖은 확연히 구분된다. 게이트 입구에는 양쪽으로 꽃가게들이 쭉 늘어서 있어 여기 사람들이 꽃을 무척 좋아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실제로 에스토니아인들은 축하 자리나 선물 등에는 반드시 꽃을 함께 가져간다고 한다.

성문 사이로 쭉 따라 올라가다 보면 시청 광장이 나오는데 바로 여기가 구시가지의 중심이다. 시청 광장 옆에는 관광객들을 위한 정보나 안내책자를 구할 수 있는 사무실이 있으며 직원이 상주해 관광객들에게 편의를 제공한다. 니콜라스 교회 첨탑에 올라 탁 트인 탈린 시가지를 한눈에 감상한 후 교회 내부에 전시된 독일 조각가이자 화가인 노트게의 작품 '죽음의 춤'을 감상하며 잠시 과거로의 문화에 빠져 본다. 교회 내부는 콘서트홀로 사용되기도 한다.

구시가지 서쪽 끝에 있는 툼페아 언덕 옆에 세워진 탈린에서 가장 큰 사원인 알렉산드르 네프스키 성당을 찾았다. 동글동글하게 지어져 동화 속에 나올 법한 아름다운 건물이다. 일명 툼페어 로스 성당으로도 불리며 19세기에 세워졌다. 종탑에는 11개의 종이 있으며 그중에는 무게가 15t이나 되는 큰 종도 있다. 사원 내부는 모자이크로 화려하게 장식되어 있다. 대형마트에 들러 독특한 병 모양을 한 비루 맥주와 베이컨을 샀다. 이번 여행에서 가장 아쉬운 점은 시간이 여의치 않아 리투아니아를 가지 못한 것이다. 게스트하우스로 돌아오니 부엌에서 파티가 벌어졌다. 스웨덴 아가씨 일행 중 한 명이 생일이란다.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 10여 명이 모여 벌인 축하 분위기에 열기가 후끈 달아오른다. 한국에서 준비해간 장조림을 얇게 썬 베이컨에 돌돌 말아 내놓으니 연신 "Great Chef" 하면서 서로 맥주병을 부딪치고 엄지를 척 세운다.

황병수 여행가`영남대병원 방사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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