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펄펄 끓는 '대운하 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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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2.20 크게보기 작게보기 프린트 이메일 보내기 목록

새해 예산안 통과 문제로 국회가 다시 한 번 벌집 쑤신 듯하다. 여야 합의안이 무시된 점은 정치인들의 관심사. 이보다 더 큰, 한국 사회 전체가 들끓게 한 것은 바로 정부가 내세운 ‘4대강 살리기 프로젝트’ 관련 예산이다. 2011년 말까지 14조원을 투입, 한강·낙동강·금강·영산강 등 4대 강을 손질하는 초대형 프로젝트. 이는 새만금 간척사업(예상 소요액 18조9천억원)에 이어 최대 규모의 국책사업 수준이다. 대규모 치수 사업에 반기는 이들도 있었지만 ‘대운하 사업 추진을 위한 사전 포석’이라며 반발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정부는 부인하지만 시민단체 등은 결국 같은 맥락이라고 맞선다.

◆정부 “해당지역의 절대적 요청” 강행

정부가 4대강 정비사업을 추진하는 표면적인 이유는 크게 두 가지. 홍수나 가뭄으로 인한 피해를 막고 해당 지역 주민들에게 친환경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 첫 번째이다. 국토해양부가 밝힌 4대강 종합정비사업의 주요 내용도 ▷홍수 방지를 위한 강 제방 보강 ▷가뭄 대비 비상용수 확보용 보(洑) 설치 ▷하천 주변 환경 개선을 통한 생태공원·자전거길 조성 등을 담고 있다. 4대강 정비사업은 또한 최근의 경제불황을 타개하기 위한 경기부양책이기도 하다. 박재완 청와대 국정기획수석은 지난 10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를 ‘한국판 뉴딜정책’으로 정의했다.

내년에 4대강 정비를 위해 책정된 것은 7천910억원으로 ▷낙동강 4천469억원 ▷금강 1천80억원 ▷영산강 664억원 ▷한강 648억원 등이다. 국토부는 앞으로 기존의 전국 유역 종합치수계획을 수정·보완해 내년 4~5월쯤 마스터플랜을 내놓을 계획이다. 전체 사업비 14조원 가운데 8조원이 하천정비에 사용된다. 나머지는 농업용 저수지개발과 중소규모 댐·홍수조절지 조성 등에 투자된다. 국토부는 이를 통해 신규 취업 19만명 창출 및 23조원의 생산유발 효과가 예상된다고 추정했다. 이 가운데 낙동강 정비사업은 ‘안동 2지구 생태하천 조성 사업’을 시작으로 대구·구미·상주 등 6개 지구에서 올 연말 시작될 예정이다.

◆야당·시민단체 “대운하의 다른 얼굴”

정부는 뉴딜정책의 일환이라고 하지만 이를 지켜보는 야당이나 시민단체의 시선은 차갑기만 하다. 국책과제인데다 예산의 규모까지 고려하면 한반도 대운하 재추진을 위한 사전포석이라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혹자는 이를 ‘뉴운하’ 혹은 ‘죽음의 삽질’로 규정한다. 특히 최근 “탄소(환경문제)로만 따진다면 운하를 검토할 수 있다고 본다”(이만의 환경부장관)거나 “4대강 정비사업이면 어떻고 운하면 어떠냐”(이명박 대통령)는 등의 정부 관계자 발언에 의심의 눈초리는 더욱 커졌다. 4대강 정비사업 내용이 한반도 대운하와 대부분 일치한다는 점도 그렇다.

국토부의 ‘4대강 정비계획’에서 ▷생태하천 대신 슈퍼제방을 쌓고 ▷수심 확보를 위한 준설 작업을 하며 ▷낙동강 천변저류소 개수(17개)가 한반도대운하의 터미널 숫자(간이터미널 제외)와 같다는 점 등도 근거로 제시되고 있다. 지난 5월 “4대강 정비사업은 한반도 대운하”라고 한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김이태 박사의 양심 선언도 이런 의혹을 키우는데 한몫을 하고 있다. 홍성태 상지대 교수는 지난 1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4대강 하천 정비 사업, 무엇이 문제인가’ 토론회에서 “4대강을 포함한 국가 하천 가운데 정비가 필요한 구간의 정비를 마친 곳의 비율이 97.3%에 달한다”며 2006년 국토해양부의 보고서를 인용했다. 그런 만큼 4대강 살리기 프로젝트 같은 새로운 치수 사업을 벌일 이유가 없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이 사업 착수를 종용하고 있고 전국 지자체에서는 이를 적극적으로 환영하고 있다. 대구시는 내륙도시의 한계 극복, 경북은 구미에 머무르고 있는 경제권역의 확대와 문화·관광산업 개발을 위해 경남(홍수 피해 방지), 부산(상수원 해결) 등과 함께 ‘낙동강 물길살리기 사업’을 추진키로 한 바 있다.

조문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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