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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2월 23일(금) ㅣ
[내가 읽은 책] 느림의 중요성을 깨달은 달팽이/루이스 세풀베다/열린 책들/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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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2-10 00:05:00 크게보기 작게보기 프린트 이메일 보내기 목록
어디로 가는지 말고 어디서 오는지 물어라
 
거북이와 달팽이. 책 속 이미지
내 이름은 ‘반항아’. 나는 이름이 갖고 싶었고, 왜 느린지에 대해서도 궁금했었어. 애타게 느린 종족이라는 것과 달처럼 둥글다는 뜻의 ‘달팽이’들은 ‘왜 저러는지 모르겠네. 사는 데 전혀 지장이 없으니 행복한 것 아냐’며 다들 시큰둥했지. 외톨이가 되자 세 그루 너도밤나무 근처 가장 아는 것이 많다는 수리부엉이를 찾아갔어. 그는 내가 느린 이유는 너무 무거운 짐을 지고 있기 때문이며, 내가 알고 싶어 하는 것들은 스스로 찾아야 한다고 말해 주었지. 관습에 얽매여 그날그날 살아가는 달팽이들은 내 존재가 참을 수 없었던 모양이야. 터무니없는 질문에 지친 할아버지 달팽이가 쪼아 버리겠다고 윽박질렀을 때 납매나무를 떠나기로 결심했지.

달팽이들이 왜 느린지 이유를 알게 되고, 이름을 갖게 되면 돌아오겠다며 떠난 여행길에서 만난 거북이 ‘기억’이 나의 이름을 지어주었어. 그는 누군가에게 어디로 가는 건지 묻는 것은 잘못이고, '어디서 오는 길인지' 물어야 한다고 가르쳐 주었어. 자신이 인간의 망각으로부터 오는 길이며, 인간들은 자라면서 다 잊어버리는 종족이란 것을 알려 주었지. 거북한 질문이 많은 사람을 ‘반항아’라고 부른다고 했어. ‘기억’은 나에게 중요한 것을 보여주었지. 인간들이 만드는 집들과 금속 심장이 달린 빠른 쇠 동물들을 보았을 때 두려움이라는 감정을 느꼈어.

또 진정한 용기는 두려움을 이기는 것이며, 맞서 싸워야 이겨 낼 수 있다는 것을 배웠지. “달팽이 네게도 좋은 점이 얼마나 많은데. 이렇게 느리다고 한탄만 하고 있어야 되겠니? 내가 '반항아'라는 이름의 달팽이를 알게 된 것도 따지고 보면 네가 몇 걸음 가다가 뒤에서 누가 쫓아오는지 보려고 고개를 돌리는 거북이처럼 느린 덕분 아니겠니. 넌 코앞에 닥친 위험을 다른 이들에게 알려서 이들을 구하려고 애를 쓰는 용감한 달팽이란다. 그러니 반항아야. 절대 포기해서는 안 된다. 여기서 빠져나갈 수 있도록 내가 도와줄 테니 다시 한 번 용기를 내봐.”

‘기억’과 헤어지고 난 뒤, 나는 납매나무로 돌아와 언제 닥칠지 모르는 인간들의 침입을 설명했지. 인간들이 곧 검은 길을 내려고 들판을 가로질러 올 것이란 ‘기억’의 말을 전했어. 처음에는 쉽게 믿으려 하지 않았지만, 나중에는 위험을 알려준 나를 존경과 믿음으로 바라봐 주었어. 새로운 민들레의 나라를 찾을 수 있을지 그 누구도 알 수 없었지만, 단 하나 확실한 것은 우리가 가야 할 곳이 앞에 있지 뒤에 있지 않다는 믿음이었지.

달팽이들의 여행 이야기는 여기까지야. 지금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곳이 영원한 안식처는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어. 지금처럼 계속 길과 집을 만들고, 땅을 깊게 파헤친다면, 우리처럼 ‘민들레의 나라’로 떠나야 할지도 모른다는 거야. ‘기억’이 말한 대로, 너희가 ‘자라면서 모든 것을 잊는 종족’이라고 해도 나 같은 반항아 인간이 한 명쯤은 있을 테지. 제발 그의 말을 들어줘. ‘반항아’ 달팽이가 하는 말을 들어준 것처럼!

서미지 학이사독서아카데미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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