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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4월 24일(화) ㅣ
[기고] 비슬산 ‘소산봉수대’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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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2-13 00:05:00 크게보기 작게보기 프린트 이메일 보내기 목록
 
 
 
비슬산 천왕봉 서편 지맥은 양동산성과 소산을 거쳐 서산성에서 맺는다. 비슬산 용암천에서 발원한 현풍천과 낙동강이 만나는 두물머리가 그곳이다. 얼마 전 현풍향교 뒤로 소산에 올랐다. 논공읍 북리와 유가면 쌍계리가 만나는 정점에 봉수대가 있었다. 봉수란 밤에는 횃불(烽), 낮에는 연기(燧)로 변경(邊境)의 긴급한 군사정보를 중앙에 전달하는 통신제도다.

음지 골 상부 소산폭포는 좌우 수직 암벽까지 더할 나위 없는 절경이다. 하지만 소산의 수계가 워낙 짧다 보니 평소 물 없는 폭포가 아쉽다. 소산에 작은 암자는 과거 산림 내 불법 건조물로 철거했고, 옆자리 약수터는 샘터였는데 지금은 스테인리스 물탱크가 설치됐다. 일대는 터를 더 닦아 팔각정, 휴게마루, 체력단련시설, 국제도시 도로원표, 간이화장실 등도 설치해 놨다.

소산에는 넓게는 30여m, 좁게는 10여m의 타원형 봉수대 터가 있다. 워낙 오래돼 봉수대는 허물어져 없고, 일부 흔적이라면 남쪽 사면에 횡렬을 이룬 천연암반이 축대로 이용됐을 법하다. 이곳에는 등산객이 쌓은 돌탑과 금산약수회에서 돌멩이로 네모지게 쌓아 ‘비봉산 해맞이 제단’이라 써 붙여 놨다. 누군가 갈참나무에 매단 태극기는 파란 하늘 아래 힘껏 펄럭인다.

‘신증동국여지승람’ 현풍현 봉수조에 ‘소산 봉수는 현의 북쪽 6리에 있다. 남쪽의 창녕현 합산에서 응하고, 북쪽의 성주가리현 말응덕산에 응한다’고 기록됐다. ‘여지도서’는 더 상세하다. ‘남쪽의 창녕 합산에서 응하고, 북쪽의 성주 덕산에 알린다. 서로 거리가 10리다’고 했다. 필자에게 남으로는 창녕 합산과 화왕산까지 또렷했다. 북으론 성주의 덕산, 그 우측으로 마천산, 거기 하빈을 넘는 마천산 고개, 궁산과 와룡산, 더 멀리 칠곡의 가산, 가산 능선 따라 팔공산까지 보였다. 하지만 화원의 성산은 비슬산 북쪽 지맥인 약산과 금계산으로 이어진 능선이 더 높아 보이질 않았다. 그래서일까, 성주목 봉수조에서 말응덕산 봉수는 현풍 소이산에서 응해 화원현 성산에 알리고, 성산 봉수는 하빈현 마천산에 알리며, 각산 봉수도 하빈현 마천산에서 응해 북쪽의 약목현 박집산 봉수에 알린다고 기록됐다.

‘신증동국여지승람’ 등 고문헌 봉수조에는 군현 간 주고받는 봉수를 기록했다. 하지만 ‘세종실록’의 지리지 등과 ‘대동여지도’ 등 고지도서에는 전국 봉수망 경로도 나타나 있다. 직봉(直烽)이 전국 5로이고, 서울 목멱산(남산)에 도달한다. 현재 복원된 목멱산 봉수는 총 5개다. 전국적으로 봉수는 복원이 대세를 이룬다.

지금 대구의 봉수대는 달성군 말고도 수성구 법이산에도 있었다. 마천산 봉수는 복원 과정에 실제 자리와 직봉과 간봉 등 이견도 있었다. 성산 봉수는 흔적 없는 일대에 전망대만 높이 서 있으며, 소산에는 봉수대가 텅 비어 있다. 마천산에 이어 이곳의 두 봉수도 복원하면 좋겠다.

연기와 횃불은 주둔 봉수군이 봉수대에서 피워 올린다. 1982년 준공 법이산 봉수대는 작게 만든 원형 화강석 하나다. 화강석 옆면의 오른손 횃불은 성화봉 같고, 복장과 뛰는 모습도 마라톤 선수와 흡사하다. 규모나 조각이 우스꽝스러운 나머지 제대로 된 복원을 기대해 본다.

한편, 소이산 또는 소산은 관아지에 소재했던 산이다. 전국 다른 군현에도 소이산이 있다. 그런데 금산으로 부르고, 비봉산으로도 쓴다. 고문헌에 따라 그 명칭을 바로잡아야 할 것이다.

강화군 교동도 화개산 봉수대는 깎아지른 절벽 위에 낮은 석단만 남아 있다. 가로 4.6m, 세로 7.2m에 잔존 높이는 1.2m다. 필자에겐 잔존이 아닌 복원된 석단으로 보였다. 이것 말고는 텅 비었다. 그런데도 화개산 봉수대라며 ‘강화군 향토유적 제29호’로 지정됐다.

권영시 비슬산연구소장·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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