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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4월 23일(월) ㅣ
[세계의 창] 평생학습 시대, 성인교육에 대한 단상(斷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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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2-13 00:05:00 크게보기 작게보기 프린트 이메일 보내기 목록
 
 
 
교육 기능화되고 실용주의적 추세

경제적으로는 공적지원자금 감소

미래의 희망 품고 자기 계발하지만

죽을 때까지 신지식 요구 통제사회

필자는 이번 겨울방학 때 교육대학원에서 교직 수업을 하였다. 대학원 수강생들은 다양한 수업 동기를 가지고 있었다. 졸업을 위해 이수해야 하는 학점이거나 현재 교육현장에서 자신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학생들을 지도하고 가르치면서 배움의 욕구가 생겼고 교사자격증을 갖기 위해 공부하는 등 동기가 무척 다양했다. 성인 학습자들은 대체로 수업 참여도가 높고 교육과 관련된 자신의 경험을 해당 주제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발표를 자신감 있게 진행해나간다.

지속적인 배움은 현대 사회에서 필수적이 되었다. 직장에서의 요구사항들이 점점 커지고 시시각각 변하기 때문이다. 또한 적지 않은 사람들이 일생 직업을 여러 차례 바꾸어야 한다. 필자는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서 성인 학습자들이 바쁜 직업생활을 잠시 뒤로하고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지식과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더 많은 자유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교육이 기능화되고 실용주의적 추세가 점점 강화되고 있는 상황으로부터 성인교육 역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학부 수업과 같이 대학원에도 엄격한 출결 체크와 시험제도가 시행되고 있다. 지난 학기 교육대학원 기말시험이 끝나고 필자는 성적 문의 전화를 받았다. “시험범위가 너무 많다”는 의견에서부터 “지금 50살이 넘는 나이에 공부해서 시험 쳤는데 점수가 생각보다 낮게 나왔다” “출석만 하면 A학점 받을 수 있다고 들었어요” “교수님, 다음 강의하시는데 영향이 있을 수 있다”는 등 협박(?)의 말에 필자는 당혹스러웠다. 생애사적으로 보면, 성인 학습자들은 제도화된 교육에 이미 친숙하고 학교교육에서 지루함, 스트레스와 적응을 경험하였기 때문에 성인교육에 대한 불신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성인교육은 현대 산업사회에서 개인들이 계속해서 교육받아야 하는 필연성을 반영하고 있다. 이것은 학습자들이 놓친 학교교육 기회를 만회하고 특정 직업 분야가 요구하는 역량을 보완하거나 항상 새로운 무엇인가를 할 수 있고 또 해야만 하는 경험을 보여주고 있다. 성인교육은 교육 시장경쟁 체제에서 자신을 유지하기 위해, 학습자의 비판의식과 성찰을 자극하는 데 중점을 두기보다 쉽게 활용할 수 있는 지식과 기술을 제공하는 실정이다. 말하자면, 성인교육은 체제 순응적이 되고 있다.

독일에서 가장 잘 알려진 성인교육기관은 국민대학(VHS)이다. 국민대학은 19세기 말 덴마크의 모델에 따라 설립되었다. 주정부에 의해 지원되고 공공기금과 강좌 참가자들의 수강료로 운영되며 지방행정기관에서 운영하는 성인교육센터라 할 수 있다. 이곳에서는 정치, 어학, 건강, 환경, 컴퓨터, 수공예 과정 등 다양한 강좌영역이 개설되어 있다. 그러나 신자유주의 시대 공공기관과 사회단체에서 나오는 자금은 감축되고 성인교육기관들은 경제적 압박에 처해있으며, 강좌선택에서 경제적인 실용주의 내지 직업적인 고려사항들이 절대적으로 지배하고 있다. 반면 정치에 대한 관심의 부족, 시사문제와의 대결에 있어 시간과 심리적 에너지 부족과 민주시민교육을 위한 강의시간 단축 선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모순은 독일 성인교육의 역사적 전개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성인교육은 강제 없이 개인들의 자발적 참여로 이루어지는 것을 요구하고 있다. 세미나를 독자적으로 조직하고 문학 살롱, 문학 독서모임, 문화적 만남, 철학적`정치적 모임 등을 통해 의사소통적 과정을 발전시켰기 때문이다. 성인교육을 통해 개인들은 수직적 조직문화가 아닌 상호 교류의 분위기 속에서 사회적 문제와 현안을 파악하려고 한다. 새로운 주제에 대해 배우고 토론하는 것에 호기심이 생겨서 성인교육을 받는 사람들도 있고, 노동시장에서 소득증진 및 더 좋은 고용의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해서 참여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성인교육은 개인들에게 자발적으로 끊임없이 스스로 측정하고 자기 계발에 몰두하면 ‘언젠간 잘될 것이다’라는 희망을 약속한다. 하지만 평생교육은 개인들에게 죽을 때까지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새롭게 단련하거나 배우도록 요구하는 ‘통제 사회’의 ‘종신형’ 학습이 되고 있다.

홍은영 대구가톨릭대 교양교육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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