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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2-18 14:05:06 크게보기 작게보기 프린트 이메일 보내기 목록
지하철 참사 2주기
"웨에엥~~~."

18일 오전 9시53분. 대구지하철 참사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는 추모 사이렌이 시내 전역에 울려퍼졌다. 길을 지나던 시민들이 모두 걸음을 멈춰 섰다. 너나없이 고개를 숙였다.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추모의 염은 1분의 시간을 뛰어넘어 하늘에 닿았다.

대구지하철 참사가 일어난 지 꼭 2년. 참사 현장인 대구 중앙로역 일대는 일상으로 돌아와 있다. 멈췄던 지하철은 다시 달리고 있고, 인근 상점들도 손님맞이에 분주하다. 애써 아픈 기억을 끄집어 내려하지 않는 모습들이다.

2년 전인 2월18일 오전 9시53분. 누나 졸업식에 가기 위해, 남편 잃고 세 남매를 키우는 엄마가 영양사 시험을 준비하는 학원 수업을 듣기 위해, 새 학년에 쓸 학용품을 사려고…. 저마다 숱한 사연을 간직한 채 그 시각 지하철에 몸을 싣고 있었던 많은 이들이 한 순간 불길과 연기에 휩싸였다.

한명 한명이 꽃 같은, 192명이 목숨을 잃었다. 그리고 152명이 병원에서 신음했다. 지금 그날의 흔적은 찾아볼 수가 없다 시꺼먼 그을음으로 뒤덮였던 지하 승강장도 깨끗하게 본모습을 찾았다. 그리고 그날 그랬던 것처럼 많은 시민들이 오늘도 전동차에 몸을 싣고 있다.

그들은 "저녁에는 무슨 반찬을 할까", "새로 만난 남자친구에게 어떤 선물이 좋을까", "오늘은 몇 명에게 자동차를 팔까" 라며 저마다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지만 2년 전 참사는 애써 꺼내지 않는 듯했다. 시민들은 시민단체에서 나눠준 국화꽃 송이를 분향대에 놓으면서 비로소 그날의 끔찍했던 기억을 떠올렸다.

그날의 아픔이 침묵 속에 잊혀 가고 있다. 하지만, 어떤 이는 딸의 모습이 아른거리는 대구를 떠나 시골로 이사를 갔다. 어떤 부상자는 유독가스의 후유증으로 기저귀를 찬 채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기형아 출산이 두려워 아이를 갖지 않는 신혼부부도 있다. 여전히 수많은 유족과 부상자들이 악몽 속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들에게는 대구지하철 참사가 현재 진행형으로 흘러가고 있다.

최두성기자 dscho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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