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SSimaeil.com을 시작페이지로  매일신문 페이스북 바로가기 매일신문 트위터 바로가기 무지개세상광고구독안내사업제휴
2018년 02월 21일(수) ㅣ
[노동일의 대학과 책] 근대성의 역설: 한국학과 일본학의 경계를 넘어
RSS Twitter로 기사보내기 Facebook으로 기사보내기 Google bookmark로 기사보내기 밴드로 기사보내기
2010-03-03 07:09:15 크게보기 작게보기 프린트 이메일 보내기 목록
 
 
 
한일병탄 100주년, 역지사지의 입장에서 되돌아보아야 할 일이 많습니다. 당시 식민지 조선과 조선인의 상황은 익히 알고 있는 바이지만 일본인들은 어떠했을까요? 최근 도요타자동차 사태로 인해 미국 내 일본인들의 위상이 참으로 대단해졌다는 것을 실감합니다만 태평양전쟁 무렵의 일본인들도 그랬을까요? 특히 미국에 살던 일본계 미국인들은 어떤 상황이었을까요? 일본 민족이면서 국적은 미국인이었던 일본계 미국인들은 당시 두 개의 조국 일본과 미국 간의 전쟁 상황에서 어떤 정체성 인식을 가졌을까요?

일본이 주장한 것처럼 태평양전쟁이 ‘백인으로부터 자유를 찾으려는 황인종의 성전’이었다면 미군에 참여한 이들은 일본뿐만 아니라 전 황인종의 배신자가 될 것이고, 만약 그렇지 않고 ‘군국주의 일본에 대항’한 전사였다면 그들은 민주주의 종주국 미국을 지킨 일등공신일 것입니다. 이 복잡 난해한 역사의 매듭을 풀려는 시도가 곽준혁 교수를 비롯한 젊은 학자들에 의해 시도되었습니다. 『근대성의 역설: 한국학과 일본학의 경계를 넘어』(후마니타스, 2009)가 그 결과물입니다. 연구서는 민족주의적 역사 기술이 지니는 문제를 다양한 방식으로 비판하면서 식민 통치와 그 유산 속에 존재하는 인종주의, 지배와 폭력, 계급 착취, 가부장제 등의 작동 방식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중층적이고 복합적인 다수의 역사로 구성되어 있는 근대성을 풀어내려는 시도가 돋보입니다.

내용을 보면 감추어진 역사적 사실들을 새롭게 조명한 부분이 많습니다. 당시 일본계 미국인의 처지를 기술한 부분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일본이 진주만을 공격할 당시 미군에 복무 중인 일본계 미국인 후손들은 약 5천명이었지만 진주만 공격 이후 그들의 군 복무 가능성은 점차 제한을 받게 되었습니다. 1942년에 이르러 미 병무청은 징병 자격이 되는 일본계 미국인들의 등록을 중지하라고 지역 사무실에 지시하게 되고, 전쟁성 역시 일본인은 시민권과 상관없이 징병의 자격이 없다고 공시하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일본계 미국인의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부상하게 되는데, 흥미로운 것은 당시 미국인의 일본인에 대한 인식입니다. 전쟁 발발 후 미국 서해안에서 일본인을 퇴거시키기로 결정하기 전날 에 실린 기사입니다. “독사는 알이 어디서 부화되든지 간에 독사일 뿐이다. 일본인 부모가 낳은 일본계 미국인들도 미국인이 아니라 일본인으로 자란다.” 1942년 5월, 아이다호 주지사의 이야기도 걸작입니다. “일본인들은 쥐처럼 살았고, 쥐처럼 키워졌고, 쥐처럼 행동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을 일본으로 되돌려 보내야 하고, 그 다음에는 일본 섬을 가라앉혀야 한다.” 미국인들의 의식 속에 내재하던 일본인은 그야말로 동물의 수준이었습니다.  

전쟁을 계기로 일본계 미국인에 대한 사회적 조건이 조금씩 변화되기 시작했습니다. 이유는 전쟁을 위한 수요 때문이었습니다. 첫째는 전시동원에 필요한 인력 때문이었습니다. 미국이 내건 슬로건입니다. “우리 국민이 된 것을 환영한다. 가서 죽어라, 그러면 우리가 너희에게 장수와 쾌적한 생활을 약속하겠다.” 둘째는 미국의 전쟁이 인종차별전쟁이 아니라는 명분을 확립해야할 필요성 때문이었습니다. 다시 말해 동아시아에서 헤게모니를 확보하려던 미국의 입장에서 황인종 전체를 적으로 삼지 않으려면 미국이 인종차별국가라는 것을 부인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일본계 미국인들을 향한 포용정책을 실시한 것입니다. 1943년 2월, 미국 정부는 일본계 미국인들의 충성심을 판별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수만명의 일본계 미국인 피수용자들을 풀어주고 주류사회로 다시 안착시켰습니다. 1944년 12월에는 서부에서 합법적으로 이루어졌던 일본인 추방을 폐지하였습니다. 이를 기점으로 양인 일본계 미국인은 최소한 염소인 일본인과 구별되는 지위를 누리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 이후에도 오랫동안 일본계 미국인들은 미개한 동양의 국가, 열등한 황인종, 패전국의 꼬리를 단 채 ‘국가’와 ‘개인’ 사이에서 방황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경북대학교 총장

매일신문 페이스북 / 온라인 기사, 광고, 사업 문의 imaeil@msnet.co.kr ⓒ매일신문사,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문화> 기사 더 보기 [more]   
 · 얀 리치에츠키 리사이틀 25일 수성아트피아 2018-02-21
 · 청도서 전 세계 청소년 전통댄스 한마당 2018-02-21
 · 손병화 개인전 27일 봄갤러리 2018-02-21
 · 대구문예회관 찾아가는 공연 2018-02-21
 · 고은 시인 지난 15일 단국대 석좌교수에서 물러나 2018-02-20
RSS Twitter로 기사보내기 Facebook으로 기사보내기 Google bookmark로 기사보내기 NAVER Bookmark로 기사보내기
크게보기 작게보기 프린트 이메일 보내기 목록
 
 
<댓글이용안내>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게시물은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저속한 표현, 욕설, 특정인에 대한 비방, 상업적 내용을 담은 게시물은 임의로 삭제될 수 있습니다.
오늘의 주요뉴스
 
제10회 서상돈賞 수상후보자 공모
제24회 늘푸름환경대상 후보를 찾습니다!
제62회 신문의 날 표어 공모
김보름 등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
'나쁜 버릇 또 나왔다' 은메달 놓친 ..
17만명 돌파한 '김보름, 박지우 자격..
청와대 국민청원 최단기간 20만명 돌..
스피드스케이팅 팀추월 기자회견, 노..
[속보] 쇼트트랙 여자 계주 '금메달'..
집부자 단독주택·토지 '보유세 폭탄..
오늘 무대는 '아리랑'…아이스댄스 ..
[세풍] 거짓말 공장
의성여중·고 선후배로 뭉친 女컬링 ..
실제 사용 면적 넓어 2,3인 가구에 딱...
늦은 결혼과 저출산에...
[경매 프리즘] 전세금 우선 변제 받는...
공공주택 '후분양제' 도입, 신혼희망타...
부동산 과열지역 세무조사 대상 내달...
[대구경북 관심 물건]
'고산 시니어 투데이' 16명 시니어...
“나도 기자다.” 고...
고산노인복지관은 어떤 곳?
나만의 피난처 뜻하는 '케렌시아'
[옛날 신문 속 여성] 레저
50∼80% 할인, 백화점 올해 첫 해외명...
대구 근대역사 녹아있는 골목길 누비며...
해설사 설명 곁들인...
근대골목 체험학습 접수-28일까지
[입시프리즘] 수시모집 늘어나는 2019...
계명대, 해외 국가대표들 전지훈련지로...
대구보건대, 진로지원프로그램 '잡팜...
주말나들이 '설연휴' 특집-나들이·축제·공연·전시·5일장 정보(2월 14ㆍ15ㆍ16ㆍ17ㆍ18일)
[설특집-대구 관광 명소 톺아보기] 권영진 시장이 추천하는 관광 명소
비만을 피하는 채소가 있는 밥상
다음 주가 설 명절이..
당질 제한을 통한 당뇨밥상
제철 해산물 밥상
골프+게이트볼 섞은 '그라운드골프'...
한겨울인데도 2일 칠...
그린피 할인 정보
이승현, 미즈노와 계약…최경주, 모든...
[골프 인문학] <6>'홀인원 이야기'
매일신문 사이트맵
뉴스 스포츠·연예 사설·칼럼 주말을 함께 독자제보 게시판 포토갤러리 m영상
전체기사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국제
교육
사람들
재테크
부동산
건강
라이프

매일희평
경북
 
스포츠
삼성라이온즈
연예
사설
칼럼
시각과전망
주말섹션
가볼만한 곳
맛집
독자투고
자유게시판
독자제보
독자카페
포토뉴스
이달의 독자사진
특종사진 갤러리
사진 공모전
네티즌 광장
지금이순간


회사소개 I 구독안내 I 광고안내 I 고충처리인 운영 규정 I 독자위원회 I 매일신문 CI I 청소년 보호정책 I
본    사 : 대구광역시 중구 서성로20 (계산 2가 71번지) 매일신문사 (우 41933) : TEL : (053) 255-5001~7
경북본사 : 경상북도 안동시 경동로 568 알리안츠생명빌딩 6층 (우 36674) : TEL : (054) 855-1700
서울지사 : 서울특별시 중구 세종대로 124 (태평로 1가 25) 한국프레스센터 1801호 (우 04520) : TEL(02) 733-0755~6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대구,아00201  등록일자 : 2016.11.28  발행인 : 여창환  편집인 : 여창환  Copyright by 매일신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