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수술실 CCTV 도입과 관련해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며 '유보' 입장을 밝힌 것을 두고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이재명 지사는 15일 오후 6시 33분쯤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준석 대표님의 수술실 CCTV 유보 입장 실망'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수술실 CCTV에 대한 우리 당 윤호중 대표님의 질의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께서 의료행위가 소극적이 될 거라며 '사회적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는 유보 입장을 밝혔다. 이준석 대표의 당선으로 '할 일은 하는' 정치를 기대해온 시민들 바람과 동떨어진 실망스러운 답변"이라며 "엘리트 기득권을 대변해왔던 국민의힘의 기존 모습과 달라진 게 없다"고 비판했다.
앞서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어제인 14일 오전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준석 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를 향해 수술실 CCTV 설치법 입법을 촉구한 바 있다. 이에 이준석 대표는 같은날 낮 KBS 라디오 '오태훈의 시사본부'에 출연해 수술실 CCTV를 두고 "의료사고를 줄이고 진상을 규명하는 등의 목적에는 동의한다"면서도 "의사들이 의료행위에 굉장히 소극적으로 임할 수 있다"며 전문가 의견 청취 등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이재명 지사는 "국민 80% 이상이 압도적으로 동의하시는 법안이자 오랜 기간 토론의 과정을 거친 사안이다. 의료계 일각에서 '의료진 자율에 맡기자'고 하지만 수술실의 의료행위는 단 한 번의 사고로 국민 생명이 좌우될 수 있는 문제이다. 국민께서는 그 단 한 번의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국가의 역할을 요구하고 계신다"고 덧붙였다.
이어 "수술실에 CCTV를 설치하면 의료행위가 소극적이 될 거라는 주장도 이해하기 어렵다. '차량에 블랙박스가 있다고 소극 운전하느냐'는 인터넷 커뮤니티 글의 일침이 바로 국민들의 시선이다. 어린이집 CCTV가 소극 보육을 유발하지 않는 것처럼 수술실 CCTV는 오히려 양심적이고 불법 저지르지 않는 대다수 의료진들에 대한 국민 신뢰를 높이고 극소수의 불법 의료나 성추행 등으로부터 국민을 지켜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비판에 앞서 이재명 지사는 글 앞부분에서 '협치'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협치'라는 말에 대한 흔한 오해가 있다. 여야 정치인들이 자주 만나서 밥 먹고 술 먹고 친해지는 것을 협치라고 부르기 어렵다. 국민의 뜻이라면 서로 발목잡지 않고 정파 불문 정치적 실천에 함께하는 것이 진정한 협치가 실현되는 장면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민의 뜻이 이미 들어간 사안에 대해 찬성이 아닌 유보 입장을 밝힌 이준석 대표를 지적한 맥락이다.
이재명 지사는 글 말미에서 "그 어떤 정책도 기존 제도에 익숙하던 분들의 저항과 반발을 맞닥뜨리기 마련이다. 그러나 반발이 크다고 포기한다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국민께서 신물 내시는 효능감 없는 정치가 계속될 뿐"이라며 "모쪼록 보수의 혁신을 통해 우리 정치에 '잘하기 경쟁'이 펼쳐지길 바라는 국민 기대에 부응할 수 있길 바란다"고 제안했다.
이재명 지사는 지난 11일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이준석 대표가 새 당 대표로 선출되자 "당선을 축하한다"는 내용의 페이스북 글을 올렸는데, 이어 나흘만에 처음으로 '견제'하는 글을 올린 맥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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