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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1월 21일(일) ㅣ
김동영의 자전거로 떠나는 일본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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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06 00:05:00 크게보기 작게보기 프린트 이메일 보내기 목록
8개월간 일본 속살 탐방
 
이제는 일본으로 자전거를 타고 떠난다.

학 다리라고 놀림 받던 두 다리로 두 바퀴에 의지해 쉼 없이 달렸다.

4대강 길, 인천 아라뱃길서 부산 을숙도까지 국토종주길, 통일전망대에서 바다를 이어 달리는 동해안길, 제주도의 몽환적인 일주도로 등 약 4천㎞ 이상을 10개월여 걸쳐 부지런히 다녔다. 산, 바다, 강, 계곡으로 어우러진 우리나라가 왜 화려강산인지 절감하였다. 자전거는 우리 땅 속살을 파헤치기에 충분한 친구였다.

하나의 목표가 끝나면 새로운 도전이 필요해진다. 문뜩 가깝고도 먼 일본 전역을 자전거로 천천히 느끼고 싶어졌다. 직업상 수십 차례 다녀온 일본이지만 겉핥기식이 아닌 살아 숨 쉬는 속내를 보고 싶은 것이다.

일본은 자전거 천국이다. 자전거가 아닌 '자전차'로 존중받고 일상에 깊이 녹아 있다. 유치원 아이부터 80대 노인까지 다들 자전거 달인들이다. 도로도 그것에 덩달아 잘되어 있다.

일본은 남북이 2천㎞ 넘는 긴 섬나라이다. 4개의 큰 섬과 수천 개의 작은 섬으로 이루어져 있다. 한 번에 가기는 무리가 있으니 약 10여 차례 나누어서 가기로 한다. 자전거 타는 거리만 약 3천500㎞, JR 등 대중교통 이동거리 5천㎞ 내외 등 모두 8천500㎞의 정도이다.

약 8개월에 걸쳐서 도전한다. 일본 탐방은 죽기 살기 식의 극한의 라이딩보다는 소위 관광모드로 숨겨진 숨결을 직접 느껴보고자 한다.

◆한국의 자전거 열기

우리의 자전거 열기가 예사롭지 않다. 급격히 인기를 끌어 자전거 인구가 100만 이상에 이르고, 수십만원에서 수천만원에 이르는 고가의 자전거도 즐비하다. 4대강을 따라 잘 조성된 자전거 길이 큰 기여를 하였다. 최근 지방자치단체마다 자전거 길을 조성하여 각종 대회를 유치하곤 한다. 투자대비 홍보 효과가 큰 탓이다. 울긋불긋 튀는 복장으로 주말마다 들썩대는 자전거 족들 때문에 이런저런 말들이 많지만 자전거 문화는 생활 속 깊이 레포츠로 자리매김하였다.

◆일본은 자전거가 일상생활이다

일본은 유치원생, 미니스커트 입은 여성, 양복을 입은 신사, 장바구니를 든 중년, 나이 든 어른들 가릴 것 없이 다들 자전거를 탄다. 대중 교통수단의 한 축이다. 집에서 인근 열차 역에 자전거 세워 두고 회사 마치고 다시 돌아가는 식이다. 아이를 자전거 바구니에 싣고서 달리는 젊은 아낙들도 쉽사리 목격된다. 우리처럼 고가의 MTB 위주보다는 생활 자전거 소위 크로스 바이크 중심이다. 레저로 즐기는 사람들도 대부분 로드 자전거(사이클) 중심이다. 도로포장이 잘되어 있어 굳이 우리처럼 산지에 적합한 MTB가 필요 없는 탓이다.

◆자전차와 자동차의 공생 공유

일본은 자전차라 부르고 우리는 자전거라고 부른다. 같은 한자에 대한 발음 차이일 수도 있으나 바라보는 인식의 차이다. 일본은 자전차에 대한 존중이 자리 잡았다. 어느 도로 할 것 없이 자전차 도로의 파란색 표식이 선명하다. 굳이 자전차 전용도로는 아니다. 일상적인 도로에 차들과 같이 달린다. 하지만 100여㎞ 달리는 내내 차들이 옆 뒤에서 빵빵대거나 위협하듯 밀어붙이는 경우를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하였다. 자전차 타는 사람들도 마찬가지이다. 자전차 도로를 준수하고 무리해서 중앙으로 접근한다든지 무단횡단은 찾아볼 수가 없다. 차들과 자전차와 사람들이 정한 규칙 약속이 잘 지켜지고 있는 것이다. 도로의 포장상태 역시 놀라웠다. 외딴 섬 시골길이라도 잘 포장된 도로를 접한다. 파란색 표지 역시 선명하다. 자전거 도로라고 이름을 새긴 도로 바닥에 선명한 안내판이 되어 있어 길을 헤맬 염려를 덜어준다.

◆일본의 주행 방향과 교통신호

일본은 주행 방향이 우리와는 반대다. 왼쪽 주행이다. 당연히 사람도 자전거도 왼쪽이다. 처음 자전거를 달릴 때 무의식적으로 오른쪽으로 가다가 흠칫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일본의 교통질서 지키기는 철저하다. 도로에는 신호등이 예외 없이 설치되어 있고 대부분 사람과 차들은 누가 있건 없건 교통신호를 잘 지킨다. 무시하고 달리고픈 유혹에 여러 번 빠졌으나 점차 그들의 문화 속으로 젖어들었다.

자동차의 경적소리와 시민 수준은 같이 간다는 말이 있다. 일본에서 100여㎞ 타는 도중 딱 두 번 '빵빵' 하는 소리를 들었다. 한 번은 신호 무시하고 달리는 나를 향해 날린 것이고 다른 한 번은 차도로 접근하는 자전거에 경고를 주는 것뿐이었다. 좁은 도로에 대형 트럭들이라도 앞쪽에 자전거가 달리면 뒤에 줄지어 기다려 준다. 한 번은 느낌이 이상하여 뒤를 돌아보니 대형 트럭뿐만 아니라 여러 대의 차들이 나의 속도에 맞추어 따라오고 있었다. 보채거나 경적소리도 전혀 없이. 놀라운 경험이었다.

◆한국어`한국인도 대접 받는다

어디 가도 높아진 한국의 위상을 느낀다. 가깝고 편리한 덕택에 일본행 여행객이 폭발적으로 늘었다. 대구`경북만 하더라도 후쿠오카, 오사카, 도쿄, 오키나와, 삿포로 등 직항 탓에 매년 폭증세다. 공급의 증가이기도 하지만 일본의 한국 여행객에 대한 존중 내지 준비성 덕분이기도 하다. 관광지는 말할 것도 없고 역, 버스 승강장, 대형 쇼핑몰, 식당, 시내 곳곳 건물 등 대부분 건물에는 한국어 표기가 선명하다. 개별 여행객의 근심을 덜어준다.

한국에 대하여 모든 일본인들이 그러한 것은 아니었지만 대체로 그들은 친절하였다.

◆우리나라에 필요한 자전거 문화

자전거 문화의 재정립이 필요할 때다. 라이더들도 가급적 자전거 도로를 달리고 교통 규칙을 준수해야 한다. 복잡한 도심지도 피하고 차선을 넘나드는 곡예도 멈추어야 한다. 자동차와 보행자에 대한 예의가 필요하다.

자동차 역시 마찬가지이다. 자전거에 대해 존중하는 마음의 여유가 절실하다. 위협하듯 빵빵대는 경적도 줄일 필요가 있다. 서로 존중하는 문화 정립이 필요하다.

자전거를 타다 보면 파란색 자전거 길 표지는 마치 생명줄처럼 고마울 때가 많다. 고가의 표지판이 아니라 정확하고 세심한 왼쪽, 오른쪽 표지는 구세주와 다름없다. 배려가 담긴 도로 안내 표지는 자전거 문화 정립의 기초다. 일본 도로를 달리는 내내 세심함의 일본에 부러움을 느꼈다.

김동영 여행스케치 대표 www.facebook.com/tour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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