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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성 고운사 사찰림 자연 복원 1년, 다양한 야생 동물 확인 새로운 생태계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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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복원 1년차에 총 198 분류군의 곤충이 채집…연구진 "숲이 완전히 회복까지 10년 이상 걸리지만, 장기 데이터가 쌓이면 과학적 대안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

경북 의성 고운사는 사찰림 복원 1주년을 맞아 그린피스 서울사무소와 안동환경운동연합, 불교환경연대, 서울환경연합, 생명다양성재단 등 환경단체들은 고운사에서
경북 의성 고운사는 사찰림 복원 1주년을 맞아 그린피스 서울사무소와 안동환경운동연합, 불교환경연대, 서울환경연합, 생명다양성재단 등 환경단체들은 고운사에서 '자연복원 프로젝트 1주년 기념행사'를 열고 1년차 모니터링 결과를 발표했다. 고운사 제공

경북 의성 고운사의 사찰림에 팔색조를 비롯한 다양한 멸종위기 야생 생물이 확인되는 등 자연 복원 1년 만에 새로운 생태계가 시작됐다.

그린피스 서울사무소와 안동환경운동연합, 불교환경연대, 서울환경연합, 생명다양성재단 등 환경단체는 21일 고운사에서 '자연복원 프로젝트 1주년 기념행사'를 열고 1년 차 모니터링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인위적 간섭을 최소화한 사찰림에서 생태계 회복 초기 징후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위성 식생지수(NDVI)는 산불 직후 0.14에서 1년 만에 0.516으로, 평년의 약 70% 수준까지 회복했다.

죽은 나무나 피해를 입은 나무를 자원으로 삼는 나무좀, 침엽수비단벌레 등이 채집되었으며, 그러한 곤충들의 개체수를 조절하는 조류도 다수 확인됐다. 다만 죽은 나무가 곤충을 부르고, 그 곤충이 새의 먹이가 되는 연결고리 자체에 대한 추후 현장 검증은 남아있다.

곤충 조사를 담당한 홍석영 생명다양성재단 전문연구위원은 "자연복원 1년 차에 총 198 분류군의 곤충이 채집됐다"고 밝혔다.

자연복원지와 인공복원지 모두 나무좀아과와 침엽수비단벌레처럼 산불로 죽거나 약해진 나무를 자원으로 삼는 곤충이 대량으로 나왔다. 종 다양성은 산불 피해가 없는 자연림보다 뚜렷하게 낮았고, 자연복원지와 인공복원지 사이에는 아직 뚜렷한 차이가 없었다.

홍 위원은 "앞으로 숲이 바뀌어 가는 과정을 확인할 첫 기준선"이라고 설명했다.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 애기뿔소똥구리도 확인됐다. 동물의 배설물을 먹고사는 곤충이라, 이 곤충이 있다는 것은 배설물을 남기는 동물도 함께 있다는 뜻이다.

홍석영 생명다양성재단 소속 박사에 따르면 자연복원 1년 차에 채집된 곤충은 총 403종이었다. 곤충 가운데 93%는 산불로 그을려 약해진 나무를 파고드는 '나무좀아과'였다.

나무좀아과는 나무 분해를 촉진해 거름화하는 곤충으로, 산불 피해가 없는 자연림에서는 비중이 18%에 그친다. 곤충 대다수가 나무좀아과라는 것은 불탄 나무가 썩어서 흙으로 돌아가며 생태계가 회복되기 시작했음을 뜻한다.

경북 의성 고운사 사찰림 자연 복원지에서 발견된 애기뿔소똥구리. 고운사 제공
경북 의성 고운사 사찰림 자연 복원지에서 발견된 애기뿔소똥구리. 고운사 제공

조류는 총 57종이 확인됐다. 기경석 상지대 조경산림학과 교수는 지난해 9월부터 올 6월까지 고운사 일원 3개 지점에서 기록된 145.6시간의 음원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 4~6월에는 곤충을 먹는 새가 73%로 대다수였다. 죽은 나무를 파는 딱따구리 3종이 274건, 딱따구리가 판 구멍을 둥지로 쓸 수 있는 박새류·동고비·소쩍새 등 13종이 총 1천502건이 탐지됐다.

그중에는 전 세계 수천 마리만 남은 팔색조와 더불어, 올빼미·긴꼬리딱새·수리부엉이, 천연기념물 원앙도 있었다. 죽은 나무가 새와 곤충들에게 먹이 창고이자 집이 되는 셈이다.

피해목을 베어내고 죽은 나무를 없애면 이러한 자원도 함께 사라진다. 연구진이 숲 안쪽의 피해목과 죽은 나무를 남겨야 한다고 밝힌 이유다.

중대형 포유류도 폭넓게 확인됐다. 한상훈 한반도야생동물연구소 소장의 조사 결과 멸종위기 Ⅰ급 수달과 Ⅱ급 담비·삵 3종이 모두 확인됐고, 노루·고라니·멧돼지, 오소리·너구리·족제비 등 중부 산림의 중대형 포유류가 카메라에 담겼다.

인공적인 벌목이 이뤄진 구간의 변화도 향후 관찰할 지점으로 꼽혔다. 자연복원 중인 사찰림과 달리 벌목과 임도 공사가 집중된 능선부에서는 삵이 나타나지 않았다. 관찰된 중대형 포유류도 총 8종에 그쳤다.

연구진은 "인공적인 벌목이 능선 쪽 동물의 회복을 늦추는 것으로 보인다"며 "벌목 이후 해당 구간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2년 차에 관찰해 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태영 그린피스 생물다양성 캠페이너는 "이번 1년 차 조사는 대형 산불 이후 고운사 숲의 회복이 시작되었음을 확인해 준다"며 "숲이 완전히 회복되기까지는 10년 이상 걸리지만, 장기 데이터가 쌓이면 산불 피해지를 일률적으로 벌목하는 관행에 과학적 대안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운사 사찰림이 회복을 넘어 향후 더 많은 숲을 지키는 선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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