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 감수에도, 혜택은 他지역에…전력 생산지 역차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이하 삼전닉스)가 호남 지역에 반도체 클러스터를 추진한다고 소식이 알려지면서 국내 가동중인 원전의 절반이 있는 경북에서는 대한민국 에너지 정책과 산업 정책이 서로 '엇박자'를 내고 있다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그동안 수도권에만 집중되던 첨단 반도체 생태계를 남부권으로 확장해 국토 균형 발전을 이루겠다는 신호탄으로 평가 받는다. 하지만 이번 호남에 대규모 투자가 동해안을 중심으로 원자력 발전소와 소형모듈원전(SMR)을 건설해 국가 전력 공급망의 중심축으로 삼겠다는 정부의 핵심 에너지 정책 기조와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다는 지적이다.◆경북 전력생산량 전국 1위경북은 전력생산량 전국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대한민국 에너지안보의 중심지다.한국전력통계에 따르면 2025년 기준 경북의 전력생산량은 10만7천143GWh(원전 96,277, 신재생 7,571, 기타 3,295)로, 전국 전력 생산량의 18%를 차지하는 등 전국 최대 생산지다. 전력자립률도 경북은 228%로 전국 1위를 차지하는 등 국가 경제성장 및 탄소규제 대응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특히 경북 동해안은 대한민국 최대 원자력발전 밀집지역이다. 국내 가동중인 원전 26기 중 13기(한울·신한울 8기,월성·신월성 5기)가 경북에 위치해 있다. 경북의 원전에서 전국의 원자력 발전량(18만4천693GWh)의 52.1%인 9만6천277GWh를 생산하고 있다.여기에 울진의 신한울원전 3·4호기가 건설중이고, 최근 영덕에 2기의 원전을 유치해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에너지 수도라고 할 수 있다.경북지역내 전력 생산량의 56% 이상(6만4천586MWh)을 수도권 등 타지역으로 송전하고 있다. 송전 선로 건설에 따른 수많은 갈등과 막대한 비용이 투입되는 등 국가적인 비효율을 초래하고 있다.또 경주시 문무대왕면에는 2015년부터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방폐장)이 운영중이다. 원전에서 전기를 생산해 절반 이상을 수도권 등지로 보내는 초고압 송전선로와 변전시설, 중저준위 방사성 폐기물을 처분하는방폐장까지 경북에 집중돼 있다.◆"위험은 동해안, 혜택은 다른지역"경북 동해안에는 국가 에너지 안보를 위한 원전과 방폐장, 대규모 송전망 등 국가 에너지 기반시설이 집중돼 있지만 이번에 '삼전닉스'가 호남권에 대규모 투자가 알려지자 지역주민들은 매우 허탈감에 빠져 있다.지역 주민들은 "원전과 방폐장으로 수십 년간 안전에 대한 위험 부담과 개발 제한 등을 감수해 왔는데, 정작 미래 먹거리인 첨단산업은 다른 지역으로 간다는 것은 '전력 생산지 역차별'이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경북도와 지역민들은 원전과 가까운 곳에 AI 데이터센터, 반도체 후공정 등 첨단 제조업 등을 우선 배치하는 정책 도입과 원전 주변에 입주하는 기업에 대한 산업용 전기요금 할인과 송전망 이용료 감면 등 인센티브 제공이 시급히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또 경북도가 구상 중인 울진의 원전과 수소, 영덕의 신규 원전 및 에너지 산업, 포항의 철강·이차전지·수소환원제철, 경주의 SMR·원자력 클러스터를 연결하는 동해안 산업벨트 조성에 대한 정부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다이는 지역 이기주의가 아니라 에너지 정의와 국가균형발전, 전력 생산지 보상 문제와 부합된다는 것이다.◆공장 입지와 국가 전력 공급망 정책이 따로 노는 엇박자삼전닉스 호남 투자설 뒤에는 국가 산업 생태계의 명운을 가를 암초가 숨어 있다. 바로 전력 문제다. 반도체 공장은 단 1초의 미세한 전압 강하로도 수천억 원의 손실을 입기에 24시간 안정적인 양질의 전기가 공급되어야 하는 기저부하 산업이다.문제는 이번 대규모 투자가 동해안을 중심으로 기존의 원자력 발전소외에 신규 원전과 소형모듈원전(SMR)을 건설해 국가 전력 공급망의 중심축으로 삼겠다는 정부의 핵심 에너지 정책 기조와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점이다. 영덕에 신규 대형 원전을, 부산 기장에 SMR을 건설 후보지로 선정한 것이 그 예다.산업계와 에너지 전문가들 사이에서 "공장 입지와 전력 공급망 정책이 따로 노는 엇박자"라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일각에서는 호남이 국내에서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가장 높은 지역이기 때문에 전력 수급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호남의 전력 자립도는 200%를 웃돈다. 글로벌 기업들이 요구하는 'RE100(재생에너지 100%)' 기준을 맞추기에 호남은 최적의 입지처럼 보인다.하지만 이는 재생에너지가 가진 치명적인 약점인 '간헐성'을 간과했다는 지적이다. 반도체 전공정 라인에는 기가와트급 전력이 24시간 안정적으로 공급돼야 하기 때문이다.결국 호남 반도체 공장을 가동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기저 전력이 필수적인데, 영광의 한빛원전의 수명 연장이나 대규모 LNG 복합발전소를 추가 건설, 대규모 에너지 저장장치(ESS)를 구축해야 한다. 또다른 환경적 사회적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해외는 '전력 생산지=첨단산업' 전략최근 세계 AI 경쟁이 가속화되면서 '전력이 있는 곳에 산업이 간다'는 공식이 현실이 되고 있다. 과거에는 항만·공항·인력이 산업 입지를 결정했다면, 최근에는 값싸고 안정적인 전력 확보 여부가 첨단산업 입지의 가장 중요한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물론 용수와 부지·전문인력 확보, 인프라 등 여러 요인들도 산업입지의 중요한 요소들이다.특히 반도체 공장이나 AI 데이터센터 등은 막대한 전기를 24시간 365일 안정적 공급이 입지 경쟁력의 핵심 요소로 떠오르면서 발전소 인근 입지를 적극 검토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웹서비스(AWS), 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최근 신규 데이터센터의 전력 공급원으로 원자력 발전과 소형모듈원전(SMR)을 적극적으로 채택하며 밸류체인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실제로 MS가 가동이 중단됐던 미국 스리마일섬 원전의 재가동을 위해 20년 장기 전력구매계약을 체결했고, 아마존AWS도 원전과 직결된 데이터센터 부지를 매입하는 등 빅테크의 원전 선회 흐름이 뚜렷하다. 이들은 또 초기 건설 비용이 적고 안전성이 우수한 SMR을 데이터센터 전용 전력원으로 독립 구축하려는 움직임을 구체화하고 있다.결국 세계 빅테크기업들은 24시간 365일 수백MW~GW급 대규모 전력의 안정적인 확보가 가능하고 낮은 전력단가, 탄소배출 감소 등의 이유로 원전과 SMR을 전력원으로 활용하고, 이들 시설이 있는 인근에 공장을 입지하려고 하는 것이다.◆반도체 클러스터, 산업정책과 에너지 정책의 시험대…집중과 선택 필요삼전닉스의 호남에 대규모 반도체 투자설이 나오면서 김장호 구미시장은 지난 25일 기자회견을 통해 반도체 팹 유치를 위해 구미국가산단 2단계 부지를 평당 1천원에 분양하겠다는 파격적인 제안을 했다.이는 당초 예상분양가인 평당 148만원에서 사실상 공짜로 제공하겠다는 뜻이다. 반도체 팹 유치는 단순한 공장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 반도체 소재 부품 장비기업들이 집적된 산업생태계의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와 구미의 미래가 달렸다는 절박감 때문이다.전문가들은 정부가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지역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하는 것은 동의학고 환영하지만 관련 산업의 입지는 집중과 선택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경북연구원 나중규 연구본부 본부장은 " 반도체와 AI 데이터 센터 등은 가장 기본적인 인프라가 전력이다. 이 때문에 글로벌 빅 테크기업들도 전력원 바로 인근에 관련 공장을 건설하려고 한다"면서 "경북도는 현재 13기의 원전 가동중이고, 영덕에도 원전을 추가 건설할 예정인 만큼 전력기반을 갖춘 대구 경북에 반도체와 AI 데이터 센터 등 전력을 많이 소비하는 산업을 육성하는 중앙정부의 정책적 배려와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나 본부장은 "지역균형발전 차원에서 산업의 분산 배치는 필요하지만 데어터센터와 반도체 분야에는 이미 장기간의 투자를 해 특화되거나 밸류체인을 갖춘 대구와 구미 등에는 관련 산업을 더욱 집중 육성이 필요하다"면서 "한 산업이 지역에서 뿌리를 내리고 국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10~20년 이상 걸린다. 호남 등 신규로 대규모 투자를 할 곳에는 그 지역에 특화된 산업을 골라 집중 육성하는 것이 산업적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고 국가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만큼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반도체 클러스터를 둘러싼 이번 논란은 특정 지역의 이해 관계를 넘어 대한민국의 산업정책과 에너지 정책이 얼마나 긴밀하게 맞물려 가야하는지를 보여주는 시험대다. AI 시대에 국가경쟁력은 전력을 어디에서 생산해 어떤 산업과 연결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느냐에 미래가 좌우되는 만큼 이번 기회에 에너지산업과 첨단산업이 함께 성장하는 국가전략이 마련될지 주목된다.
글로벌 기업들이 경북의 에너지에 집중하며 민간투자를 늘리고 있음에도 정부의 AI(인공지능) 투자는 호남권에만 이어지고 있다.에너지 위험 시설의 부담과 AI 산업 투자 배분 사이의 불균형을 놓고 지역 균형 발전 원칙에 역행하는 조처다.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5월 총 2조5천억원 규모의 '국가AI컴퓨팅센터' 구축 사업 대상지로 전남 해남군 솔라시도를 최종 확정했다.이 사업의 민간참여자는 삼성SDS 컨소시엄으로 네이버클라우드·삼성물산·카카오·삼성전자·KT·클러쉬와 전라남도 및 서남해안기업도시개발이 참여했다.이 밖에도 광주광역시는 NHN클라우드가 운영하는 국가AI데이터센터를 지난 2023년 11월부터 운영 중이다.광주는 지난 2019년부터 2025년 7월까지 4천269억원을 투입한 'AI 중심 산업융합 집적단지' 1단계 사업을 완료했고, 올해는 9천억원 규모의 2단계 사업에 착수할 예정이다.SK그룹과 오픈AI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서남권 민간 AI데이터센터(AIDC) 입지 역시 전남으로 가닥이 잡혔다.최근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이 사업의 입지를 공식 석상에서 '전남도'로 명시한 바 있으며, 업계에서는 해남 솔라시도 권역이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국가 주도 사업과 달리 민간 기업들은 경북의 입지 조건에 주목하고 있다.글로벌 투자사 NeoAI Cloud(옛 텐서웨이브코리아)는 경북 포항시 남구 오천읍 광명일반산업단지에 '글로벌AI데이터센터'를 건립 중이다.1단계(40MW) 사업에만 약 5천500억원이 투입되며, 향후 2단계 사업을 통해 총 260MW 규모까지 시설을 확장할 계획이다.이 사업은 국비와 지방비 없이 순수 100% 민간 투자로 진행된다.여기에 더해 세계 최대 규모의 데이터센터 전문 투자 기업이 포항융합기술산업지구(펜타시티) 내 외국인투자지역 약 4만7천603㎡ 부지에 약 6조원 규모의 120MW급 AI 데이터센터 건립을 타진 중이다.민간 기업들이 경북 포항을 택한 배경으로는 안정적인 전력 공급 인프라 덕분이다.광명산단의 경우 국가 주요 간선망 수준의 345kV 신영일변전소가 이미 구축돼 있어 별도 이중화 공사 없이도 200~300MW 이상의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포항시 관계자는 "경북은 원전이라는 에너지와 더불어 포스텍 등 여러 R&D 인프라, 인재들이 구축돼 있다. 정부의 직접적 재정 지원이 아니라도 조속한 행정 지원이나 관심이 더해진다면 충분히 글로벌 AI 산업에서 주도적 역할을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체코전 승리는 행운에 불과했던 것일까. 태극전사들은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마지막 경기에서 진 뒤 실낱같은 희망을 안고 남은 조별리그 경기 결과를 기다렸으나 끝내 쓸쓸한 귀국길에 오르게 됐다. 사령탑 선임 과정부터 잡음이 많았던 홍명보 감독과 이를 자초한 대한축구협회에 비판이 쏠리고 있다. ◆ 끝내 증명하지 못한 홍명보 홍 감독은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때 첫 지휘봉을 잡았다. 하지만 당시 1무 2패, 4위로 조별리그 통과에 실패했다. 당시 마지막 경기인 벨기에전 또한 이번의 남아공전처럼 제대로 된 공격 한 번 해 보지 못했다. 당시 이영표 KBS 축구 해설위원은 "월드컵은 경험하는 자리가 아니라 증명하는 자리다"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홍 감독은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는 데 실패했다. 홍 감독은 전술가형 감독이 아닌 '매니저형 감독'으로 분류된다. 리더십이나 선수의 능력을 이용해 승리를 노리는 유형. 전술의 폭이 좁고, 자신이 믿는 선수만 쓴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번에도 많은 전문가들이 옌스 카스트로프의 선발 투입을 주장했으나 이태석, 설영우만 고집했다. 그 결과 멕시코, 남아공과의 대결에서 측면으로 가는 흐름이 원활하지 못했다. 트리디나드토바고나 엘살바도르와의 평가전에서 이기혁-옌스-손흥민으로 이어지는 흐름이 나름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음에도 끝내 이 전술을 먼저 꺼내 쓰지 않았다. 홍 감독은 두 번째 대표팀 감독을 맡으며 "나는 나를 버렸다. 이제 대한민국 축구밖에 없다"고 했다. 하지만 이번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으로 감독직 수락 당시의 진정성부터 감독으로서의 능력까지 그간 쌓은 모든 경력이 의심받는 처지에 놓였다. ◆ "축구협회 갈아 엎어라" 목소리 이로 인해 축구협회의 쇄신에 대한 목소리 또한 커질 전망이다. 정몽규 현 회장이 월드컵 이후 사퇴 의사를 밝혔지만 축구 팬들은 이걸로는 부족하다고 주장한다. 월드컵 준비 과정에서 축구협회는 많은 불신을 쌓아왔다는 게 축구 팬과 전문가들의 평가다.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부터 불투명하고 공정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정몽규 회장 부임 이후 축구협회가 돌이킬 수 없이 망가졌고, 그 결과가 바로 이번 월드컵 결과라는 지적이다. 축구협회는 정 회장의 판단 착오로 많은 실책을 저질렀다. 승부조작에 가담한 최성국에 대한 사면 시도부터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을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선임하는 과정, 또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U-23 대표팀의 올림픽 본선 진출 실패까지 모두 정몽규 회장 재임기간 일어난 일들이다. 여기에 축구 팬들은 특정 학교 인맥까지 거론하며 축구협회가 그 뿌리부터 쇄신하지 않으면 한국 축구 발전은 없다고 단언한다. 축구해설가 신문선 명지대 초빙교수는 "특정 기업 집단과 특정 학맥이 계속 축구협회를 맡아오는 과정에서 축구협회의 독립적 의사결정이 사라지고 내부 비판기능이 사라졌다"고 일갈한 바 있다. 한 축구팬은 "이번 월드컵은 한국 축구의 민낯을 본 대회"라며 "정말 쇄신하지 못하면 한국 축구는 일본을 따라잡기는커녕 아시아에서조차 명함도 못 내밀게 될 것"이라고 했다. 멕시코에서 이화섭 기자 lhsskf@imaeil.com
장동혁 "지선 징계 요청 답할 때"…비당권파 향해 칼 뽑나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지방선거 이후로 미뤄뒀던 당내 징계 요청 등에 대해 어떤 결론이든 답할 때가 됐다"며 비당권파의 '당대표 흔들기'에 대한 반격에 나서겠다는 의중을 밝혔다.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장 대표가 자신에 대한 비판론자들을 겨냥한 당무감사, 윤리위 조치 가능성 경고한 것으로, 지선 이후 당내 주도권 다툼이 양측의 전면전으로 비화할 조짐이다.장 대표는 지난 26일 매일신문 유튜브에 출연해 "계속해서 지도부에 대한 공격과 지도부 흔들기가 당의 중심 이슈가 돼버렸다"며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지선 과정에서 있었던 해당행위 논란들과 그에 따른 징계 요청들에 응답할 때가 됐다는 것이다.장 대표는 그러면서 "계속 지도부를 흔들면서 정작 참정권 수호나 특검이나 상임위 배분, 당이 해야 할 일들이 많은데 결국 그런 데에는 에너지를 쏟지 못하는 그런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당원들의 뜻과 반대로 계속 사퇴를 요구한다면 그것은 결국 내 자리를 지키고 배지를 지키기 위해서 지도부를 흔들고 보자는 것밖에 안 된다"며 '대안과미래' 등 비당권파에 대한 강한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정치권의 관심은 장 대표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당 윤리위 재가동 시기로 쏠리고 있다. 우선 장 대표가 제명했던 무소속 한동훈 의원의 선거운동을 도왔던 이른바 친한(친한동훈)계 의원들이 대거 심사 대상에 오를 전망이다. 이 밖에 '대안과미래' 소속으로 장 대표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를 키우고 있는 김용태, 김재섭 의원 등에 대한 징계 검토 역시 이뤄질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다만 장 대표가 실제 윤리위를 통한 징계 카드를 사용할 경우 당내 갈등은 한층 더 격렬해질 가능성이 크다. 이른바 '구주류'로 불리는 당내 다수파 의원들 역시 장 대표의 노선에 대한 우려 섞인 시선을 원내대표 선거 결과 등을 통해 드러내고 있는 상황에서, 장 대표로서는 역풍이 불 가능성 역시 감수해야 할 전망이다.같은 날 장 대표가 또다른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실명을 거론하며 비판한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은 즉각 "선대위원장으로서 서울시장 선거를 승리로 이끈 그 싸움이 장동혁 지도부를 흔드는 일이었다면, 기꺼이 징계를 받겠다"며 쏘아 붙였다.'대안과미래'도 28일 성명을 내고 "장 대표에게 성찰과 반성, 통합이라는 통 큰 리더십이 보이지 않는다"며 "당내의 건전한 비판에 대해 실명까지 거론하며 징계를 언급하는 편협한 리더십만 보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김종강 시몬 대주교가 27일 천주교 대구대교구 부교구장에 공식 취임하며 새 사목 여정을 시작했다.이날 오전 김 대주교의 취임미사가 열린 계산성당 앞은 수많은 사제들과 신자들로 일찍부터 북적였다. 미사가 시작되기 한 시간 전쯤 이미 성당 내부 입장이 마감됐고, 일부 신자들은 바깥에 마련된 공간에 앉아 미사에 참석했다.신자 윤영숙 씨는 "내당성당에 다니는데, 흔치 않은 일이라 일부러 찾았다"며 "새로운 대주교님이 오신 데에 환영하고 기대하는 마음이다. 주님의 뜻대로 잘 이끌어나가시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김 대주교의 임명은 한국 천주교회에서 현직 교구장이 대교구의 부교구장 대주교로 전임한 첫 사례인데다, 115년 대구대교구 역사상 부교구장 대주교가 임명된 것도 최초여서 많은 이들의 관심이 쏠렸다.취임 미사에는 주한 교황대사 조반니 가스파리 대주교를 비롯해 부산교구 총대리 신호철 비오 주교, 마산교구장 이성효 리노 주교, 안동교구장 권혁주 크리소스토모 주교, 성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박현동 블라시오 아빠스 등 주요 인사들이 참석했다.취임 예식 첫 순서로는 조반니 가스파리 주한 교황대사가 레오 14세 교황의 부교구장 임명 교서를 낭독했다.조환길 대구대교구장 타대오 대주교는 "교서 내용처럼 부교구장 대주교는 교구장좌 승계권을 갖고 있고, 교구장이 은퇴를 하면 얼마든지 착좌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며 "우리 모두 대주교님이 대구가 낯설지 않고 기쁜 마음으로 사목을 잘할 수 있도록 협력하고 도와주면 좋겠다"고 말했다.이어 김 대주교는 태블릿 PC를 능숙하게 다루며 강론을 펼쳤다. 그는 "대구 봉덕동 신학교에서 6주 기도를 듣던 때, 옥상에 올라가면 대구 시내의 불빛이 아름답게 보였다"며 "그 불빛을 보며 내가 다시 돌아가야 할 세상이 저기다,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질문하며 기도하던 때가 대구에 오자마자 가장 먼저 떠올랐다"고 말했다.그러면서 "이제는 남산동에서 거꾸로 앞산 신학교 쪽을 바라보며 나는 지금 어떤 마음으로 여기 있는가 하고 되묻는다. 돌고 돌아 다시 첫 마음, 첫 자리에 선 것 같다. 이제 주님께서 가라, 명령하신 곳으로 걸어가겠다. 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라는 주님의 준엄한 부르심을 살아갈 수 있도록 함께 해 달라"고 덧붙였다.취임 예식 후에는 축하식이 마련됐다. 축하식에는 이재명 대통령이 축전을 보내 눈길을 끌었다.이 대통령은 "레오 14세 교황께서 한국 천주교회 역사상 최초로 현직 교구장을 대교구의 후계자로 임명한 것은 한국 천주교회의 높아진 위상을 전 세계에 보여주는 뜻 깊은 행사"라며 "대주교님의 기도와 섬김이 우리 사회의 갈등을 치유하고 국민 화합, 사회 통합을 이끄는 마중물이 되길 기도한다"고 취임을 축하했다.이어 조반니 가스파리 주한 교황대사와 사제 대표 김흥수 실바노 신부, 수도자 대표 성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박경동 블라시오 아빠스가 축사를 전했다.김 대주교는 답사를 통해 "나는 준비돼있지 않은 부족한 사람이다. 인간적인 나약함과 부족한 지혜는 조환길 대주교님께 배우며 걸어가겠다"고 말했다.한편 충북 청주에서 태어난 김 대주교는 1996년 6월 사제품을 받았다. 청주교구 서운동 본당과 흥덕 본당 보좌신부, 학산 본당 주임신부를 지냈다.2005~2010년 로마 교황청립 성바오로 국제선교신학원 부원장을 맡았고 귀국 이후 청주교구 청소년사목국장과 계명 본당 주임신부, 대전가톨릭대학교 교수를 지냈다.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관리국장을 맡았고, 2022년 3월 청주교구장으로 임명돼 착좌했다. 지난 5월 26일 레오 14세 교황이 대구대교구 부교구장 대주교로 임명했다.
TK 정치권 "반도체 투자, 기업 자율적 판단 존중돼야"
정부 주도의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호남 투자 발표'가 기정사실화하자 대구경북(TK) 정치권의 반발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추경호 대구시장 당선인, 이철우 경북도지사, 국민의힘 이인선·구자근 시·도당위원장, 지역 의원 등 TK 정치권은 29일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연다.이들은 호남권 반도체 투자 발표와 관련해 기업의 자율적 투자 존중을 촉구하고 TK 역시 반도체 투자 최적지라는 점 등을 강조하며 'TK가 소외돼선 안 된다'는 메시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앞서 이들은 각자 정부 규탄 메시지를 쏟아낸 바 있다. 추경호 당선인은 지난 24일 페이스북에 "국가 전략산업 투자 결정이 정치적 논란에 휩싸이는 것 자체가 매우 우려스럽다", "TK를 제외하고 반도체 산업 지도를 그릴 수 없다"고 적었다.이철우 도지사 역시 같은 날 "기업 투자 입지까지 정치가 개입하는 모양새"라며 "경북은 풍부한 전력, 깨끗한 산업용수, 우수한 인재, 빠른 행정 등 조건을 갖췄다"고 글을 올렸다.시·도당위원장 등 TK 의원들은 지난 25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동 명의로 "국가균형발전이라는 명분 아래 산업정책이 정치 논란에 좌우돼서는 안 된다"고 성명도 냈다.그럼에도 정부가 투자 발표 의지를 굽히지 않자 모두 한 자리에 모여 비판 강도를 높이고 여론의 관심을 환기하는 것으로 풀이된다.TK 정치권 관계자는 "과거 정부는 적어도 공모 형식을 취하거나 타당성 검토를 하는 등 후유증을 줄이려는 노력이라도 했다"며 "이 같은 '찍어내리기'는 타 지역의 거센 반발을 일으킬 수밖에 없다"고 했다.
대구 촉법소년 4년 새 3배↑…만 14세→13세 조건부 하향
범죄를 저지르고도 형사처벌을 받지 않는 촉법소년 관련 사건이 해마다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절도·폭행부터 성폭력 등 강력범죄까지 연이어 터지면서 소년사법제도의 실효성을 둘러싼 의문도 커지고 있다.최근 정부도 형사미성년자(촉법소년) 연령기준을 조건부로 하향하는 쪽으로 결론을 낸 것으로 확인됐다. 28일 성평등가족부와 법무부는 '중대한 범죄'를 저지른 경우에 한해 촉법소년 연령 기준을 만 14세에서 13세로 낮추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강력 소년범죄에 대한 우려가 지속하자 조건부 하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이다.◆촉법소년 범죄 해마다 증가세촉법소년 범죄는 해를 거듭할수록 증가하는 추세다. 28일 대구경찰청에 따르면 지역 촉법소년 검거 인원은 2021년 369명에서 2022년 744명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이후 2023년 988명, 2024년 1천50명에 이어 지난해에는 1천155명까지 증가했다.이러한 경향은 전국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법원 사법연감을 분석한 결과, 보호처분을 받은 만 14세 미만 소년은 2021년 4천142명에서 2022년 5천245명, 2023년 7천175명, 2024년 7천294명으로 해마다 늘었다.촉법소년이 연루된 범죄는 단순 비행 수준을 넘어 사회적 파장이 큰 사건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8월 한 중학생이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을 폭파하겠다는 협박 글을 올려 240여명의 경찰‧소방 등이 출동했다. 당시 영업을 중단했던 백화점은 수억원의 손실을 봤지만, 해당 중학생은 촉법소년으로 분류돼 형사처벌 대상이 아니었다.지역에서도 이 같은 범죄는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지난 1일 대구의 한 편의점에서 13세 남학생이 담배를 훔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게 됐다. 같은 날 12세 남학생이 대구 한 놀이터에서 9세 남아를 향해 주먹을 휘두른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은 두 사건의 경위를 조사한 뒤 소년보호사건 송치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촉법소년 범죄는 스마트폰 보급 확산과 함께 오프라인을 넘어 온라인 공간으로까지 확산하는 추세다. SNS를 이용해 집단으로 괴롭히는 '사이버불링'부터 딥페이크를 이용한 범죄까지 다양한 유형의 사건이 발생하고 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촉법소년 처분은 어떻게촉법소년 범죄가 끊이지 않으면서 법적 처분이 지나치게 가볍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현행법상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의 촉법소년은 형사미성년자로 분류된다. 징역·벌금 등 형사처벌이 내려지지 않고 교화와 재범 방지를 목적으로 한 보호처분을 받는다.보호처분은 사안의 중대성과 재범 위험 등을 고려해 1호부터 10호까지 나뉜다. 1~7호는 보호자 감호 위탁, 수강·사회봉사명령, 보호관찰, 복지시설·의료시설 위탁 등 교화와 보호를 중심으로 이뤄진다. 8~10호는 소년원 송치 처분으로, 각각 1개월 이내, 6개월 이내, 2년 이내까지 수용할 수 있으나 전과기록은 남지 않는다.촉법소년은 사건의 중대성에 따라 즉시 시설에 격리될 수도 있다. 소년법 제13조는 긴급한 필요가 있다고 인정하는 경우 소환 절차 없이 '긴급동행영장'을 발부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긴급동행영장이 발부되면 14세 미만이라도 소년시설에 수용할 수 있다.최근 충남 천안에서는 차량을 훔쳐 무면허로 운전대를 잡은 청소년에게 긴급동행영장이 발부되기도 했다. 해당 청소년은 소년분류심사원에 강제 수감되면서 보호자와 격리된 채 보호처분을 받게 됐다.일각에선 교화와 재범 방지를 목적으로 한 보호처분이 범죄 억제력 측면에서 한계를 드러낸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소년 보호관찰 대상자의 재범률은 12.3%로 성인(3.9%)의 3배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이처럼 보호처분의 실효성을 둘러싼 의문이 커지면서 소년사법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요구도 커지고 있다. 촉법소년 연령을 현행 만 14세 미만보다 더 낮춰 형사처벌 대상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도 다시 힘을 얻고 있다.◆연령 하향 논쟁 '팽팽'…해외는?다만 우리나라의 촉법소년 연령은 국제적으로 보면 특별히 높은 수준은 아니다. 한국과 독일, 일본은 형사책임 연령을 만 14세로 두고 있으며, 노르웨이와 핀란드는 만 15세다. 반면 영국은 만 10세, 네덜란드는 만 12세이며, 미국은 주마다 달라 최저 7세부터 형사책임을 인정하는 곳도 있다.해외 사례는 형사책임 연령이 아닌 교화와 재범 방지에 무게를 두는 경우가 많다.영국은 형사책임 연령이 만 10세로 낮지만 경찰 단계부터 선도 처분과 상담, 지역사회 프로그램 등을 적극 활용한다. 독일 역시 초범 소년에게는 사회봉사와 피해자 배상, 직업교육, 상담 등을 우선 적용하고, 살인이나 강도, 성범죄 등 중범죄에 한해 엄격한 처분을 하고 있다.국내에서는 촉법소년 연령을 낮춰야 한다는 요구가 꾸준히 제기된다. 이재명 대통령도 올해 초 국무회의에서 촉법소년 연령 하향 문제를 공론화하며 국민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반면 연령 하향만으로 범죄 예방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고, 조기 형사처벌이 사회적 낙인과 재범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반론도 적지 않다.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 3월 안창호 위원장 명의의 성명을 통해 "아동에게 변화와 성장의 기회를 박탈하고 있지는 않은지 숙고해야 한다"며 "아동은 처벌의 대상이 아니라 보호받고 성장할 권리를 가진 인격체"라고 강조했다.
민선9기 출범을 사흘 앞둔 28일 오후 대구시청 산격청사. 청사 입구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지난주까지 걸려 있던 '파워풀 대구' 간판이 사라진 모습이었다. 그 자리에는 '대구광역시청 산격청사'라는 안내 표지판이 대신 걸렸다.이를 두고 대구시 안팎에서는 민선9기 출범과 함께 대구시 브랜드 슬로건이 재정비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대구시 브랜드 슬로건은 2004년 민선3기 조해녕 시장 재임 당시부터 '컬러풀 대구'가 사용됐다. 20년 가까이 유지된 '컬러풀 대구'는 대구를 대표하는 도시 브랜드로 자리 잡는듯 했다.하지만 2022년 민선8기 출범과 함께 홍준표 전 시장은 대구시 브랜드 슬로건을 '파워풀 대구'로 변경했다. 당시 대구시는 국채보상운동과 2·28민주운동 정신을 계승하고 강한 추진력으로 대한민국 3대 도시의 위상을 되찾겠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설명했다.그러나 변경 과정은 적잖은 논란을 불렀다. 당시 시민사회단체들은 대구시 브랜드 슬로건이 조례에 명시돼 있음에도 별도의 조례 개정이나 시민 공론화 없이 사실상 시장 결정만으로 변경됐다며 "독단적 행정"이라고 비판했다. 또 기존 브랜드를 폐기하면서 각종 간판과 홍보물, 행사 명칭 등을 교체하는 데 따른 예산 낭비와 행정력 소모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파워풀 대구'가 홍 전 시장의 선거 슬로건과 동일한 표현이라는 점에서 도시 브랜드가 특정 정치인의 이미지와 혼재됐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민선8기 동안 대구시 공문서와 홍보물, 시청 직원 명함, 각종 축제와 공공시설 등에 '파워풀 대구'가 전면 사용되면서 정치적 상징성이 강하다는 평가도 나왔다.대구시청 안팎에서는 "이번 선거에서 홍 전 시장이 공개적으로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지지한 상황에서 추경호 당선인이 전임 시장의 시정 기조를 얼마나 이어받을지 의문"이라는 말이 나온다.민선9기에서는 시민 의견 수렴을 통해 이 같은 논란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분위기다.대구시장직 인수위원회 관계자는 "민선9기 취임 이후 대구시 브랜드 슬로건에 대해 시민 의견을 폭넓게 수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넷플릭스 시리즈 '참교육'(매일신문 6월 21일 보도)이 인기를 끌며 교권 보호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지는 가운데, 교육부가 교권 보호 전담팀 신설을 검토하고 있다.28일 교육계에 따르면 교육부는 기존 교원교육자치지원국 내에 교권 보호 정책을 전담하는 별도의 과(課)를 두는 방안을 놓고 행정안전부와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9월 한시 조직으로 꾸려진 '영유아사교육대책팀'처럼 특정 사안을 전담하는 팀 단위 기구를 설치하는 방안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드라마 '참교육'은 교육부 장관 직속 가상 조직인 '교권보호국' 직원들이 학교 현장에 투입돼 무너진 교권을 바로잡는 내용을 담고 있다.정부가 이 같은 움직임에 나선 배경에는 심각한 인력 부족 문제가 자리하고 있다. 현재 교육부에서 교권 보호 실무를 담당하는 인원은 단 3명뿐이다. 이들마저 교권 보호 업무만 전담하는 것이 아니라 교원 정원·인사, 학교 행정업무 경감 등 여러 업무를 함께 맡고 있다.전담팀이 출범하면 학교 민원 대응체계의 현장 안착을 지원하고, 교육활동 보호 정책을 보다 실효성 있게 추진하는 한편 학교와 학부모 간 건강한 소통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조직 기능이 강화될 전망이다.다만 교육부는 드라마에 등장하는 '교권보호국' 신설에 대해서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교육부 관계자는 "교권 보호와 관련한 과를 1개든 2개든 새로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드라마처럼 막강한 권한을 가진 별도의 국(局)을 만들어 교권 보호 업무만 전담하게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고 바람직하지도 않다"고 말했다.앞서 최교진 교육부 장관도 최근 공식 석상에서 "강력한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가상의 교권보호국은 보는 이에게 일종의 통쾌함을 줄 수 있지만, 현실의 교육 문제는 응징이나 대립이 아니라 존중과 신뢰, 협력을 통해 변화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교권보호국 신설에 선을 그은 바 있다.한편 정치권에서도 드라마의 주요 소재 중 하나인 '사교육 문항 거래'를 막기 위한 입법 움직임이 시작됐다.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25일 문항 거래와 관련해 교원뿐 아니라 학원 강사와 사교육업체 관계자까지 처벌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학원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여야, 선관위 개혁엔 '공감' 개헌 통한 해체엔 '대립'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대한 국회 국정조사가 속도를 내고 있다. 여야가 진상 규명, 책임 소재,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개혁 방법론 등을 둘러싸고 대립각을 세우는 가운데 여권 일각에서 특검 수용론도 부상하면서 논의가 주목된다.28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조특위는 내달 2차 회의에서 선관위와 함께 행정안전부 등의 업무보고를 받을 예정이다. 회의에서는 행안부를 둘러싼 책임 공방이 쟁점이 될 전망이다. 2차 회의에 여야가 출석을 요구한 증인은 총 70명으로, 선관위 관계자 50여 명 외에 윤호중 행안부 장관,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 박정보 서울경찰청장 등이 포함됐다.국민의힘은 '정부 책임론'을 본격적으로 제기할 태세를 보이는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헌법상 독립기관인 선관위 문제에 집중하면서 야당의 공세를 차단한다는 방침이다.국민의힘은 투표용지 부족 사태 발생 당시 행안부가 선관위로부터 여러 차례 상황을 공유받고 별도 회의도 진행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보고 여부까지 들여다보겠다는 계획이다. 민주당은 지난 23일 특위 첫 회의에서 밝혀진 상황을 토대로 사태 발생 경위와 선관위 내부 책임자 규명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위철환 중앙선관위원장 직무대행의 거취 문제도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서범수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회의에서 위 직무대행이 2차 회의 전까지 거취를 결단하지 않을 경우 탄핵안 발의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아울러 여야는 선관위 조직의 대대적 개혁이 필요하다는 데에는 뜻을 같이하고 있으나, 방법론에서는 시각차를 보인다.민주당은 선관위의 외부 감사를 위해서는 개헌이 필수적이라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지난 26일 선관위를 개헌을 통해 해체하고 선관위원장의 상임화, 감사원 감사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국민참정권 수호 선관위 개혁 태스크포스(TF)'의 송기헌 단장은 국회에서 열린 회의에서 "헌법 개정을 통해 선관위를 해체하겠다"며 "선관위가 국민의 참정권을 폭넓게 보장하는 헌법기관이 되도록 선관위 명칭과 구성 방식을 변경하겠다"고 했다.반면 국민의힘은 개헌에는 거리두기를 하면서 특검 도입과 법률 개정을 통한 선거관리 제도 개혁을 주장하고 있다. 국민의힘 내에는 민주당이 주장하는 개헌을 통한 선관위 해체 방안이 특검 피하기용 '눈속임'이라는 의심도 감지된다. 이러한 이유로 민주당 일각에서는 특검을 수용해 '원포인트 개헌'에 국민의힘이 동참하도록 압박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이주희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전날 논평에서 "헌법이 부여한 조직과 권한의 틀을 그대로 둔 채 하위 법령만 고치는 '땜질식 처방'으로는 무능을 온전히 도려낼 수 없다"고 주장했다.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여권이 느닷없이 개헌을 들고나와 판 자체를 바꾸려 하고 있다. 선관위마저 개헌론에 가세하고 있다"며 "국민적 분노를 거대한 개헌 논쟁 속에 묻어버리려는 정치적 국면 전환 시도"라고 비판했다.
정부가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에 대해 별도의 입법안을 제출하지 않은 채 국회로 공을 넘긴 가운데 여권 내 '검찰개혁' 강경파 의원들이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 및 특별사법경찰(특사경)에 대한 지휘·감독권 삭제 등이 포함된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발의했다.지난 26일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 등이 발의한 법안에는 보완수사권을 비롯한 검사의 수사 권한을 없애는 대신 경찰(사법경찰관)에 대한 보완수사요구권을 부여하는 방식의 내용이 포함됐다. 검사의 보완수사권한은 없애는 대신 경찰을 향한 보완수사요구 권한은 일부 강화한 것이다.개정안에는 수사 대상의 인권 보호를 위한 규정도 대거 포함됐다. 현행법은 피의자 구속 기간을 경찰 단계에서 10일, 송치 이후 검찰에서 기본 10일에 1회(10일) 연장으로 최대 30일로 정했다. 개정안은 이를 경찰에서 각 7일씩으로 줄여 최대 21일까지만 구속 수사가 가능하도록 했다. 동시에 구속기간 연장 조건을 보완수사권 요구·시정조치 요구·재수사 요청 등 '상당한 이유'가 있을 때로 명시, 현행법보다 더 엄격하게 한정했다.피의자를 구속할 사안이라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등 각종 조건을 붙여 석방을 명령할 수 있도록 '조건부 석방' 제도와 장시간 조사 및 심야 조사 제한, 수사인권보호관 제도 도입 등의 내용도 담겼다.
국민의힘이 경찰의 위법한 자당 당원정보 확보 시도 의혹을 제기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정희용 사무총장은 28일 보도자료를 통해 "관악경찰서가 안심번호 매핑 자료 일체는 물론 당원 선거인단 성명·지역·성별·실제 연락처 등이 포함된 자료 제출까지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공직선거법 적용 대상도 아닌 당원 정보에 대해 참고인을 압박해 확보하려는 시도는 법률 해석 오류를 넘어 정당 민주주의를 짓밟는 중대 권력 남용"이라고 비판했다.국민의힘에 따르면 경찰은 최근 국힘 당원 정보 관리업체 대표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6·3 지방선거 경선 과정에서 활용된 당원 선거인단 등 당원 정보를 확인하려는 이유에서다.정당 일급비밀 격인 당원 정보는 정당법 등에 따라 법원이나 선관위가 요구하는 경우 외에는 열람이 엄격히 제한된다. 수사기관도 영장이 필요하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은 지난 25일 관악경찰서에 관련 설명을 요청하는 항의 공문을 발송했다.국민의힘은 "형법상 법왜곡 적용 가능성을 포함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강요, 위법한 증거 수입 등 모든 법적 수단을 통해 엄중한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대구 원도심인 경상감영공원 일대에 대대적 변화가 예고된다. 경상감영의 옛 형태를 복원하는 사업이 본격화하는 한편, 오랜 기간 옛 모습을 간직해온 경상감영길을 따라 대구 중부경찰서 신축과 대구우체국 확장 신축, 대형 복합문화공간 신축 등이 줄줄이 예정돼있다.◆'경상도 중심' 경상감영 옛 모습 복원시민들의 도심 속 휴식처로 자리 잡은 경상감영공원은 옛 경상감영의 형태를 되살리면서 넓은 광장을 갖춘 역사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한다.경상감영은 조선시대 경상도 지역을 관할한 최고 행정기관이다. 1601년 대구 중구 포정동 현 위치에 설치된 경상감영은 1910년 경북도청으로 개칭했고, 1966년 도청이 산격동으로 이전하며 1970년 지금 형태의 공원으로 조성됐다.공원 내에는 현재 감영의 중심 건물 격인 경상도관찰사의 집무실인 선화당과 징청각이 남아있다. 공원을 포함한 경상감영지는 국가지정문화유산 사적, 선화당은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 징청각은 대구시 유형문화유산으로 지정돼있다.경상감영 복원사업은 경상감영공원 일대 1만9천여 ㎡에 사업비 546억원(국비 382억원·시비 164억원)을 투입해 옛 경상감영의 형태를 되찾는 것을 골자로 한다.우선 대구시는 2029년까지 1단계 사업을 추진한다. 올해 말까지 문화재 보호구역 내 건축물 철거와 발굴조사가 진행된다. 내년부터는 달성토성에 옮겨져있는 관풍루를 다시 경상감영 자리로 이건하고 중삼문을 재건하는 등 감영 진입체계를 복원하는 공사가 본격적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다양한 문화행사를 열 수 있는 광장도 조성한다.2단계 사업이 시작되는 2030~2033년에는 영리청을 재현하고 순선문, 여수각, 월대, 보도 등 경상감영 주요 시설물을 복원할 계획이다. 전시·체험이 가능한 감영역사관 등 시민과 관광객들이 활용할 수 있는 공간도 만들어진다.대구시는 이 사업을 계기로 영남의 중심이었던 대구의 역사를 회복하고, 지역 대표 역사문화자산으로서 도시마케팅 콘텐츠로 발전시키겠다는 계획이다.김신영 대구시 문화유산과장은 "경상감영은 조선시대 경상도의 행정·군사·문화 중심지로 오늘날 대구의 역사적 정체성을 상징하는 핵심적인 문화유산"이라며 "역사적 의미가 큰 경상감영을 복원해 체계적으로 보존·관리하고 다음 세대에 전승하고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이어 "이번 복원사업을 통해 경상감영의 위상을 되살리고, 복원 공간을 국채보상로까지 확장시킴으로써 큰 길에서 경상감영을 시각적으로 연결시키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나아가 경상감영과 달성토성을 중심으로 원도심 곳곳에 흩어져 있는 문화자산들을 연계해, 원도심 전체를 시민들이 즐겨 찾는 살아 숨쉬는 역사 공간으로 조성하기 위해 노력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현대미술 전시 대형 복합문화공간도경상감영 복원사업 대상지 인근에는 대형 사립미술관이 들어설 전망이어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대구 중구 포정동 54-3번지 일대에는 올 초부터 SR파운데이션 B동 신축 공사가 진행 중이다. 연면적 8천여㎡, 지하 2층~지상 6층 규모의 이 건물은 내년 5월 완공될 예정이다.2024년 리안갤러리 신관으로 '한국건축가협회 건축상'을 수상한 전필준 대구가톨릭대 교수가 설계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전시장과 주차장 등이 조성된다. 특히 '빛의 예술가'로 불리는 세계적인 작가 제임스 터렐의 작품이 전시될 가능성이 높다.SR파운데이션 A동은 중앙네거리 부근 지상 5층 규모의 건축물(중앙대로 429)을 리뉴얼하는 방향으로 추진 중이다. 전시 공간뿐 아니라 카페 등 휴식이 어우러지는 복합문화공간 형태를 띨 것으로 예상된다.두 건축물의 소유주는 지역 제조업체 ㈜에스알이다. 에스알은 2023년 대구문화예술진흥원에 메세나 후원금 1억원을 약정 기부하는 등 지역 문화예술 발전에 꾸준히 관심을 가져온 바 있다.해당 건축물이 사립미술관으로 등록된다면, 권정호미술관에 이어 2번째 대구시 사립미술관이 된다. 지역의 한 문화계 종사자는 "오랫동안 정체돼있던 원도심에 새로운 활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접근성이 좋아 시민들의 문화 향유 기회가 확대되는 한편, 나아가 훌륭한 관광 자원도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역사와 현대 문화의 조화, 대구만의 강점"한편 경상감영길을 따라 자리한 기관들도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한다.경상감영공원 맞은편의 대구우체국은 서쪽으로 50m가량 떨어진 만경관 제2주차장 부지로 신축 이전할 예정이다. 1975년 준공된 현 청사 건물은 50년 가량돼 노후한 상태다. 이르면 내년 중순쯤 설계가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또한 대구우체국 신축 부지의 대각선 맞은편으로는 지상 6층 규모의 중부경찰서 신청사가 내년 상반기 완공을 앞두고 있다.이 같은 변화는 최근 동성로에서 교동, 북성로로 확산하는 대구 '핫플레이스' 인기에 힘을 더할 전망이다.오동욱 대구정책연구원 사회문화연구실장은 "동성로부터 중앙로를 거쳐 북성로까지 젊음의 지수가 높은 공간인 한편, 근대 역사와 전통이 집적된 대구만의 특성화된 공간"이라며 "신(新)·구(舊)가 조화를 이루는 형태로 발전한다면 관광자원으로서도 가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친구들은 이제 교동에서 길 건너 북성로를 많이 찾는 듯해요. 옛 건축물과 골목 사이사이 힙한 가게들이 많이 생겨서, 찾아다니는 재미가 쏠쏠합니다."지난 26일 오후 경상감영공원 인근에서 만난 이규민(25) 씨는 친구와 함께 SNS에서 본 '북성로 느좋(느낌 좋은) 코스'를 들러보는 중이라며 웃어보였다.그는 "북성로는 동성로나 교동과 다른, 잔잔하면서도 정감 있는 분위기"라며 "예전에는 낡은 동네라는 인식이 있었는데, 요즘은 '힙스터'들이 모여드는 곳으로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이 씨의 말처럼 북성로 일대는 젊은 층 사이에서 '핫플레이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무영당, 대화장 등 100년된 근대 건축물을 활용한 전시공간이나 카페가 묵직하게 버티고 있고 모호주택, 기술예술융합소 모루 등 다양한 장르의 예술을 감상할 수 있는 곳도 인기다. 또한 빈티지숍, 소품숍, 특색 있는 카페·음식점 등이 곳곳에 들어서, 대구 필수 방문 코스로 주목 받고 있다.이는 동성로 등 중심가에 비해 임대료가 상대적으로 저렴해 상점들이 많이 생겨나고, 옛날 감성을 선호하는 요즘 세대의 트렌드가 맞아떨어진 결과로 보여진다.10여 년간 북성로에 머물러온 이만수 프로토타운 북성로 대표(레인메이커협동조합 대표)는 "뭐든 빨리 변화하고 질리며, 새로운 것을 계속 찾는 세태 속에 '힙한 공간'들이 북성로에 자리 잡으면서 자연스레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 같다"며 "지금까지 원도심은 큰 변화 없이 시간과 공간이 머물러온 곳으로 인식돼왔고, 빼곡한 도시의 숨통 같은 느낌이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이어 "단순히 트렌드만을 좇는, 반짝 소비를 위한 상점들보다, 자신들만의 고유한 멋과 낭만, 가치를 담은 공간들이 많이 생겨나야 인구 유입의 지속성이 보장되리라 생각한다"고 했다.
정부가 상급종합병원 쏠림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추진하는 '포괄2차 종합병원 지원사업'이 지역 전문병원 체계와 충돌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구처럼 척추·관절·수부·화상 등 분야별 전문병원이 발달한 지역에서는 포괄2차 지정 요건을 맞추기 위해 진료 영역을 무리하게 확대할 경우 오랜 기간 쌓아온 전문성이 약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의료계는 지역 의료의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포괄2차병원 육성과 전문병원 육성이 상충하지 않도록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보건복지부는 지난해 '포괄2차 종합병원 지원사업 1기'를 통해 ▷계명대 대구동산병원 ▷대구파티마병원 ▷대구의료원 ▷대구보훈병원 등 4곳을 선정했다. 지난 5일까지 2기 사업 신청을 받았으며 결과는 오는 30일 발표될 예정이다. 의료계에 따르면 2기 사업에는 대구지역 다수의 2차병원이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포괄2차 종합병원은 상급종합병원과 중소병원 사이에서 중증·응급환자를 진료하는 지역 거점병원이다. 지정되려면 ▷급성기병원 인증 ▷지역응급의료기관 이상 지정 ▷수술·시술 종류(AADRG) 350개 이상 등의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선정된 병원은 2028년까지 입원환자 1일당 3만~15만원의 정책수가와 중증 응급수술 가산수가, 응급 당직비 등을 지원받는다.재정 지원 규모가 큰 만큼 지역응급의료기관으로 지정되고 급성기병원 인증을 받은 2차병원들의 관심도 높다. 문제는 '수술·시술 종류 350개 이상'이라는 기준이다.대구는 전국에서도 전문병원이 가장 발달한 지역 가운데 하나다. 수부, 척추, 관절, 대장항문, 화상, 간담췌 등 분야별 전문병원들이 오랜 기간 특정 진료 분야에 의료진과 장비를 집중하며 경쟁력을 키워왔다. 하지만 이들 병원은 응급실과 급성기병원 인증 요건은 갖췄더라도 특화 진료 중심으로 운영되는 만큼 수술·시술 종류가 350개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그동안 복지부도 '필수특화 기능강화 지원사업'을 통해 전문병원 육성을 추진해 왔다. 대구에서는 W병원, 효성병원, 대구굿모닝병원, 푸른병원 등이 선정돼 지원을 받고 있다. 그러나 포괄2차 지원사업은 정책수가와 각종 가산수가 등 재정 지원 규모가 훨씬 커 전문병원들이 진료 영역 확대를 고민하는 상황이다.지역 한 전문병원 원장은 "포괄2차 지원 규모가 특화병원 지원보다 훨씬 크다"며 "지정을 받기 위해 새로운 진료과를 개설하거나 수술 분야를 넓히는 병원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의료계는 이러한 변화가 자칫 전문성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특정 분야에 집중해 경쟁력을 키워온 전문병원들이 정부 지원 기준에 맞추기 위해 진료 영역을 넓히면 결국 '백화점식 병원'으로 변하면서 본래의 강점을 잃을 수 있다는 것이다.다만 상급종합병원 쏠림을 완화하고 지역 내 의료 완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일정 규모 이상의 포괄2차병원 육성도 필요하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결국 두 정책을 어떻게 조화시키느냐가 핵심이라는 지적이다.의료계에서는 전문병원을 위한 별도의 평가 기준과 지원체계를 마련하거나, 포괄2차 지정 과정에서 전문병원의 특수성을 반영하는 예외 기준을 둘 필요가 있다고 제안한다. 또 수술·시술 종류와 같은 양적 기준뿐 아니라 특정 분야의 진료 실적과 치료 성과, 지역 필수의료 기여도 등을 함께 평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지역 의료계 관계자는 "포괄성을 평가의 핵심 기준으로 삼으면 결국 백화점식 의료기관만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며 "상급병원 쏠림을 해소하기 위한 포괄2차병원도 필요하지만, 지역 의료의 경쟁력인 전문병원도 반드시 육성해야 한다. 두 제도가 상충하지 않도록 전문병원에 대한 별도 지원과 평가체계를 마련하는 등 균형 잡힌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진숙 1호 법안 '노란봉투법 개정안'…野 잇따라 발의
6·3 보궐선거로 국회에 입성한 이진숙 국민의힘 의원(대구 달성)이 1호 법안으로 '노란봉투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노사 갈등 확산에 대한 우려가 야권을 중심으로 커지는 상황에서 관련 법 개정 움직임도 잇따르고 있다. 이 의원은 28일 1호 법안으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일부개정법률안'(노란봉투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적법한 도급계약 아래 독자적인 인사·노무 권한과 조직을 갖춘 독립적 하청업체에 대해서는 원청의 사용자성을 제한하도록 했다. 원청과 하청의 책임 경계를 명확히 해 법적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성과급 등 경영자의 고유 권한에 속하는 사항을 노동쟁의 대상에서 제외하고, 현행법상 전면 금지된 대체근로를 일정 범위 내에서 허용하도록 하는 내용도 담겼다. 이 의원은 법안 발의 배경에 대해 "글로벌 기업이 연구개발과 투자 대신 끝없는 교섭과 파업 리스크에 매달려야 한다면 어떻게 세계 기술 패권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겠느냐"며 "를 무너뜨려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같은 날 최은석 국민의힘 의원(대구 동구군위갑)도 노랑봉투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최 의원 안에는 사용자의 범위를 '고용한 사업주와 동일시할 수 있는 권한과 책임을 가진 지위에 있는 자'로 좁히고, 노동쟁의 대상에서 인사·경영권 등 사용자의 고도한 경영상 의사결정은 제외하도록 명시했다. 점거형태 쟁의행위의 금지대상도 '사업장'으로 명확히 규정했다. 최 의원은 "치열한 글로벌 경제 전쟁에서 경영 판단의 골든타임을 놓치면 기업과 국가 경제 모두 공멸한다"며 "기울어진 노사 지형을 시급히 바로잡아 대한민국 경제가 다시 도약할 수 있는 튼튼한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경북 기초의회에서 '첫 더불어민주당 의장'이 배출될지 관심이다.민주당은 6·3 지방선거 직전 입당한 김호석 시의원이 4선에 당선됐고, 전국 기초의회 최다선인 10선인 무소속 이재갑 시의원은 선거 직후 전격 입당했다.이를 통해 안동시의회는 대구경북에서 유일하게 민주당이 8석으로 원내 1당을 확보했다. 국민의힘은 7명, 녹색당 1명, 무소속 2명으로 구성됐다.안동시의회는 다음 달 6일 전반기 의장과 부의장 등 의장단을 선출함에 따라 첫 민주당 의장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첫 의장 배출이 현실화될 경우 민주당 중심의 전반기 원구성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마저 나오고 있다.하지만 넘어야 할 난관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우선 당 내 교통정리다. 원내 1당의 지위는 확보했지만, 전반기 의장을 놓고 최다선인 10선 이재갑 시의원과 김호석(4선) 시의원, 정복순(3선) 시의원 등 3명이 좀처럼 합의를 이끌어 내지 못하고 있다.민주당은 최근 의원총회를 열어 의장 후보로 정복순 시의원을 내정했다. 하지만 정 시의원이 1차 투표에서 과반이상 득표에 실패하고 2차·3차 투표로 이어지면 의장직을 국민의힘에 넘겨줄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이유는 무소속 후보 2명이 국민의힘을 지지하기로 방침을 정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일찌감치 권기윤(재선) 시의원을 의장 단일후보로 결정하고, 무소속 시의원 2명과 연대를 이끌어 9명을 확보해 둔 상태다.민주당도 녹색당 허승규 당선인을 확보하면 9명으로 국민의힘과 동수가 된다.의장 선거에서 1~3차 투표까지 동수가 나올 경우 연장자가 의장이 된다. 이를 경우 국민의힘 권기윤 시의원이 민주당 정복순 시의원보다 연장자로 의장직에 앉게 된다.민주당이 최연장자인 이재갑 시의원과 다음 연장자인 김호석 시의원 카드를 버리지 못하는 이유다.민주당은 1차 투표에서 정복순 시의원이 이기지 못할 경우 2차 투표에서 후보를 이·김 시의원으로 교체할 방침이다. 투표 결과 동수일 경우 연장자가 된다는 규정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3차 투표까지 가야 결과를 알 수 있을 전망이다.민주당이 사상 처음 안동시의회 1당을 차지하고, 녹색당과 무소속 의원이 캐스팅보트 역할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양당 모두 상대 진영 '1명의 이탈표' 변수를 만들기 위한 다양한 물밑 작업도 분주한 모양새다.안동 정치권 인사는 "의장직을 차지하기 위해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치열한 수싸움을 벌이고 있고, 무소속이 어떤 결정을 하느냐에 따라 원구성이 크게 요동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청년축제 '달성워터스플래시' 7월 18일 디아크서 개최
지방 소멸과 청년 유출이라는 구조적 위기 앞에 대구 달성군이 '청년 맞춤형 문화 콘텐츠'로 마련한 '청년축제-달성워터스플래시'가 내달 티켓오픈에 들어간다.달성군이 주관하고 달성문화재단 달성문화도시센터가 주최하는 '청년축제-달성워터스플래시'는 7월 18일 오후 5시 강정보 디아크 광장에서 열린다.지난해에 이어 두번째 열리는 이 행사는 '일상 LOGOUT, 달성 스플래시 TIME!'을 부제로 내걸었으며, 메인 무대에 청하, 자이언티, 넉살, 김하온, DJ수빈, DJ라라&스위트걸 등 정상급 아티스트들이 대거 참여한다. 여기에 계명대 연극뮤지컬과·비사응원단, 지역 스트릿 댄스팀 등 로컬 청년 예술인들이 참여해 무대를 함께 완성할 예정이다.공연 중심의 축제를 넘어 지역 경제 및 청년 창업 인프라와 연계하며 축제의 외연을 넓힌 점도 주목할 만하다. 달성군청년혁신위원회와 달성청년혁신센터가 운영하는 청년 부스를 필두로, 청년 소상공인 중심의 청년마켓과 푸드트럭이 행사장 전반에 배치된다. 이를 통해 청년 예술인과 소상공인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청년 중심의 실질적인 경제 활동 공간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한여름 폭염 속에서 치러지는 야외 행사인 만큼 안전사고 예방에도 총력을 기울인다. 군은 행사장 내 대규모 그늘 쉼터를 확충하고, 냉방 시설을 갖춘 디아크 문화관 내에 별도의 '온열질환자 전용 응급 쉼터'를 상시 운영하는 등 현장 안전 관리에 만전을 기한다는 구상이다.이번 축제는 13세 이상이면 누구나 무료로 관람(전석 스탠딩)할 수 있다. 티켓 예매는 달성군민존이 7월 3일, 일반존이 7월 8일 각각 오픈된다. 축제 당일 입장 시에는 본인 확인용 증빙서류를 반드시 지참해야 한다. 일반존 예매자는 나이 증명용 신분증이, 군민존은 나이와 달성군 주소지가 모두 확인되는 신분증이나 주민등록등본이 필요하다.최재훈 달성군수는 "지난해 지역 청년들이 보여준 성원에 부응하고자 기획 단계부터 청년의 시각을 적극 녹여냈으며, 폭염 대비를 비롯한 안전 인프라 확충에도 철저를 기했다"며 "이번 축제가 청년들이 함께 어우러져 지역의 에너지를 깨우는 연대의 장이자, 대구를 대표하는 독보적인 청년 문화 축제로 도약할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원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촉발된 서울 '개표소 봉쇄 시위'와 관련한 허위 사실을 온라인상에 유포한 유튜브 채널 운영자가 경찰에 검거됐다.28일 대구경찰청에 따르면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최근 전기통신법 위반 혐의로 유튜브 운영자 A(40대)씨를 불구속 입건했다.A씨는 이달 중순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서 경찰이 송파구 잠실 개표소에 갇힌 선관위 직원들을 빼내기 위해 경찰 제복을 입히고 밖으로 데려 나오다가 시위대에 적발됐다는 허위 사실 주장을 담은 영상 2개를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해당 영상들은 조회수가 227만회에 달했고, 각 영상에 달린 댓글도 7천600개에 이르는 등 온라인상에서 급속히 확산했다.그러나 확인 결과 A씨가 지목한 선관위 직원들은 실제 현직 경찰관들인 것으로 드러났다.경찰은 온라인 모니터링 활동 중 이러한 불법 사항을 발견해 수사에 착수했으며, 최근 경남에 거주하는 A씨를 검거했다.A씨는 경찰 조사에서 "허위인 것을 알면서도 조회수 수익을 올릴 목적으로 게시했다"고 범행을 시인했다.
"로그 남길 시간. 이번 시간의 순간을 남겨주세요".한 시간마다 전화기를 붙잡고 사진을 찍는 MZ들을 본 적 있는가. 목숨처럼 여기는 핸드폰으로 이곳 저곳을 찍는 모습은 익숙해도, 이토록 자주 핸드폰을 드는 일에 의문을 가졌을 지도 모른다. 별다른 특별한 일이 없어도, 알림이 울리면 허겁지겁 사진을 찍는 이유는 무엇일까.비밀은 '셋로그'에 있다. 셋로그는 지난 4월부터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동영상 앱이다. 한 시간마다 자신의 일상을 찍어 올리는데, 단순 사진이 아니라 2~4초의 짧은 동영상으로 기록한다. 영상과 함께 아주 간단한 메모와 사진을 찍은 시간이 저장된다. 이 영상을 '로그'라 부른다.사진은 때와 장소가 아닌 오로지 '시간'을 기준으로 기록된다. 가령 오후 2시에 로그를 남기기 위해서는 오후 2시부터 2시 59분 사이에 영상을 기록해야 한다. 이 시간을 넘기면 로그를 남길 수 없고, 고장난 티비마냥 회색 노이즈가 낀 화면이 기록된다. 그러니 한 시간에 한 번씩 꼭 놓치지 않고, 어떤 사소한 거라도 찍어서 올려야만 '예쁜 로그'를 남길 수 있다.혼자서도 기록할 수 있지만, 보통 함께 로그를 기록할 그룹을 만든다. 그룹에 초대될 경우, 같은 시간대에 일상을 공유한 친구들의 사진이 세로로 나란히 배열된다. 또 그룹원들끼리만 소통할 수 있는 '대화방'도 열려서, 사진에 대해 자유롭게 대화를 나눌 수 있다. 마음에 드는 일상 영상에는 '하트'를 남기며 서로 교류하기도 한다.그룹으로 기록할 경우 컨셉을 정하는 경우도 있다. 오전 8시부터 무지개 색깔로 기록하자고 합의한 뒤, 주변 사물에서 무지개 색을 찾는 놀이다. 혹은 손하트와 같이 특정 포즈로 매번 사진을 찍어 로그의 통일성을 주는 경우도 있다.매시간 꼼꼼하게 기록한 뒤, 이 기록을 재차 공유하는 것까지 유행의 완성이다. 하루 동안 기록한 로그를 분할 화면으로 만들어 새로운 영상으로 만들어낸다. 이 영상을 인스타그램이나 블로그 등에 게시한다.MZ세대의 기록법은 점점 짧아지고, 더욱 잦아지고 있다. 하루를 정리하며 일기장에 몇 줄 적던 기록은 SNS 게시물로, 다시 몇 초짜리 영상으로 바뀌었다. 다음에는 또 어떤 방식으로 오늘을 기록하게 될지 알 수 없다.겉으로 보면 매시간 휴대전화를 꺼내 드는 일이 다소 번거롭고 유난스러워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특별한 순간만 남기기보다 흘러가는 지금 이 순간을 기록하고 싶은 마음으로 이해해 본다면, 셋로그 열풍은 조금 다르게 읽힌다. 무심코 지나쳤던 일상까지 붙잡아 두려는 새로운 세대의 기록 방식인 셈이다.
巨人 이병철의 '반도체'와 '미디어'…AI 시대에 갈라진 명암
올해 6월, 삼성 창업주 호암 이병철(1910-1987)이 남긴 유산의 희비가 강렬히 엇갈렸다.하나는 반도체 기업 삼성전자다. 데이터센터 구축 붐을 필두로 하는 AI(인공지능) 혁명의 수혜 기업이 돼 세계 산업의 자본을 빨아들이는 중심에 섰다. 삼성전자는 폭발적으로 증가한 AI반도체 수요를 기반으로 최근 시가총액 1조 달러를 넘어섰고, 반도체 부문은 역대급 실적을 경신하고 있다.다른 하나는 미디어 기업 중앙그룹이다. 중앙일보는 220억원 규모 기업어음 최종 부도 처리 후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동양방송의 후예를 자처한 JTBC도 360억원 규모 기업어음 1차 부도 사태를 맞았다. JTBC, 중앙홀딩스, 콘텐트리중앙, 메가박스중앙 등 중앙그룹 계열사들은 무더기로 회생절차를 밟는다. 한국 언론 역사에서 대형 언론 그룹이 이처럼 본체와 핵심 계열사가 함께 흔들리는 유동성 위기에 빠진 건 초유의 사례다.같은 창업자에 의해 출발한 반도체 기업과 미디어 기업은 AI 시대에 정반대의 이름을 얻었다. 반도체는 미래의 인프라가 됐지만, 미디어는 '레거시 미디어'라는 쇠락의 꼬리표를 달았다. 한쪽은 AI를 등에 업고 질주하고 있고, 다른 한쪽은 플랫폼·OTT의 압박과 광고시장 붕괴, 그리고 무리한 사업 확장의 역풍으로 멈춰 섰다.◆이병철의 '종합' 매스컴이병철은 자서전 '호암자전'에서 중앙일보 설립(1965년)과 동양방송 개국(1964년) 배경을 두고 "올바른 정치를 권장하고, 나쁜 정치를 못하도록 하며, 정치보다 더 강한 힘으로 사회의 조화와 안정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생각한 끝에 종합 매스컴의 창설을 결심했다"고 밝혔다.여기서 눈에 띄는 말은 '종합 매스컴'이다. 1960년대의 종합 매스컴은 지금의 문어발식 확장과 성격이 달랐다. 당시 신문 지면과 라디오 주파수, TV 전파는 모두 희소 자원이었다. 매체를 가진다는 건 곧 정보 유통망을 가진다는 뜻이었고, 이는 일종의 여론 권력을 갖는다는 뜻으로도 충분히 해석할 수 있었다. 그래서 이병철에게 반도체와 미디어 둘 다 근대화 산업이었다. 반도체가 물질 문명의 인프라라면, 미디어는 여론과 정보의 인프라.이후 중앙일보와 동양방송은 신문과 방송을 묶은 국내 대표 종합 미디어로 자리 잡았다. 이병철이 기본 방침을 세우고, 홍진기(홍석현 중앙그룹 회장의 부친, 홍정도 부회장의 조부)가 운영을 맡는 구조였다.◆두 산업의 엇갈린 시간표반세기가 흐르며 두 산업의 시계 속도는 큰 격차를 보이게 됐다.1969년 설립된 삼성전자는 1970년대 한국반도체 인수와 1980년대 D램 개발을 거쳐 1983년 반도체 산업 진출을 공식 선언, 세계 시장으로 나갔다. 반도체는 막대한 설비 투자와 기술 축적, 공정 관리, 글로벌 고객망이 필요한 산업이다. 실패하면 손실이 크지만, 성공하면 진입장벽 우위와 가격 결정력을 갖는다. 삼성전자는 이처럼 길고 긴 투자의 결과로 AI 시대 핵심 수혜 기업이 됐다.1999년 중앙일보와 보광그룹 계열사가 삼성그룹에서 분리됐다. 이후 중앙그룹은 홍씨 가문의 미디어 그룹으로 독자 노선을 걸었다.중앙그룹이 몸집을 키우는 발판이 된 사건은 2011년 종합편성채널(종편) JTBC 개국이다. 드라마, 예능, 뉴스에서 존재감을 키우며 각종 평가와 조사에서 4개 종편 중 1위를 곧잘 차지했다. 이후 중앙그룹은 신문과 방송 말고도 드라마·영화 등 영상 제작과 영화관 운영, 스포츠 중계권 관리 등 스포츠 비즈니스, 각종 출판, 리조트 사업 같은 레저 영역을 아우르는 종합 미디어 그룹으로 확장했다.중앙그룹의 미디어 사업은 언론 특성상 국내 영향력 시장에 오래 머물렀다. 신문은 의제를 만들고, 방송은 대중문화를 움직였다. 그 수익 기반은 광고와 구독, 시청률, 콘텐츠 흥행, 중계권 확보 등에 묶였는데, 사회적 영향력은 컸으나 반도체처럼 글로벌 수요와 기술 장벽이 고부가 수익으로 연결되는 구조는 아니었다.◆AI가 가른 운명그러다 두 산업의 명암을 가른 요소가 바로 AI다. 삼성전자는 세계 AI반도체 공급망의 핵심 기업이다. 과거 있었던 반도체 사이클(수요 증가)과 비교해 더욱 길고 강력한 '슈퍼 사이클'이라는 명칭이 붙을 정도의 유례 없는 호황이 전망된다.반대로 미디어 기업 내지는 언론사 입장에서 AI는 기회보단 위기를 더 많이 던져주는 모습이다. AI가 기사와 콘텐츠 생산 효율을 높여줄 순 있지만, 동시에 검색 유입과 광고 수익을 잠식한다. 독자들이 언론사 홈페이지나 방송 채널에 접속하지 않고도 포털, 유튜브, SNS, 그리고 AI 검색을 통해 뉴스를 소비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언론사가 제작한 콘텐츠에 대한 유통과 광고의 주도권을 AI 기반 플랫폼이 가져가는 형국이다.1960년대의 종합 매스컴은 매체가 희소하던 시대의 통합 전략이었다. 신문과 방송을 함께 갖는 게 곧 유통망과 광고망도 장악하는 길이었다.하지만 60년이 흐른 지금 매체는 많고 콘텐츠는 넘치며, 그걸 소비하는 독자의 시간은 점점 쪼개진다. 이런 환경에서 종합이 반드시 시너지를 뜻하는 건 아니다. 자칫하면 큰 몸집이 비용과 부채를 한 몸에 엮는 약점이 될 수 있다.◆종합? 문어발?중앙그룹의 위기가 이 지점에서 설명된다. 여러 계열사를 거느린 진용은 겉으로는 수직계열화된 콘텐츠 생태계처럼 보였다. 전통적인 신문·방송이 영향력을 유지하며 신뢰를 구축하는 가운데, 제작사들이 생산하는 드라마·영화·예능 IP(지적재산)에 스포츠 중계까지 더해 다채로운 엔터테인먼트가 흐르고, 이걸 극장 유통망과 레저 사업으로도 소화하는 구조.이 시너지 구조는 시장 상황이 나빠지면 되려 독이 퍼지는 경로가 될 수 있다. 종이신문 구독 부수가 급감하고 TV 광고 시장도 쪼그라들며 신문·방송의 영향력은 예전 같지 않다. OTT 경쟁은 제작사 콘텐츠 제작 비용을 높였다. 코로나19 때 OTT의 효능을 맛 본 사람들은 극장행 발길을 줄였다. 스포츠 중계권 사업은 대형 이벤트의 흥행 가능성과 무관하게 막대한 선투자를 요구한다. 이 위험은 중앙그룹이 단독 확보한 2026 북중미 월드컵 중계권 재판매 협상에서 난항을 겪으며 결국 이번 유동성 위기의 단초가 되기도 했다.콘텐츠, 영화관, 방송 광고 등이 함께 현금 흐름을 만들지 못하는 자금 경색을 보일 경우, 그룹 전체는 차입과 보증, 계열사 간 자금 지원에 기대게 된다. 바로 중앙그룹이 지난 수년간 겪은 일이다.이병철이 얘기한 '종합'이란 희소 매체를 묶어 영향력을 키우는 데 방점이 찍혔다. 그러나 후대 중앙그룹의 '종합'은 과잉 경쟁(레드오션) 속 콘텐츠 사업들을 하나의 재무구조 안에 묶는 일이었다고 볼 수 있다. 전자는 영향력의 통합, 후자는 위험의 통합.선대가 남긴 경영철학을 후대가 잘못 이해했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이 대목에서 중앙그룹의 확장은 과거 한국 재벌 비판 담론에서 흔히 썼던 '문어발식 확장'이라는 표현과도 맞닿는다.◆호암 어록이 던지는 질문〈strong style="user-select: auto !important;"〉"장기적인 사업에 있어서는 신용이 제일이다."〈/strong〉(서울경제신문 '재계회고', 1976년 6월)중앙그룹의 위기는 그간 쌓아온 대형 언론사의 존재감과 상관없이, 시장 내 금융 신용이 무너진 사건이다. 기업어음 부도와 회생 절차는 언론의 영향력도 상환 능력을 대신할 수 없음을 보여준다.〈strong style="user-select: auto !important;"〉"경영의 과학화, 경영의 합리화야말로 중대한 문제다."〈/strong〉(서울경제신문 인터뷰, 1970년 1월)중앙그룹이 신문·방송·제작·극장·레저를 묶은 종합 전략은 시너지처럼 보였다. 하지만 합리적 현금 흐름과 부채 관리가 따르지 않으면 확장은 곧 위험의 통합이 된다.〈strong style="user-select: auto !important;"〉"기술혁신은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는다."〈/strong〉('한국인' 지 기고문, 1982년 10월)삼성전자는 반도체 기술을 축적해 AI 시대의 인프라 그 자체가 됐다. 반면 중앙그룹은 콘텐츠 영향력은 키웠으나 플랫폼과 유통 기술의 주도권은 갖지 못하며 경영 위기도 자초했다.〈strong style="user-select: auto !important;"〉"10년 이상, 50년 정도의 장기 안목 위에서 세워야 한다."〈/strong〉(삼성조선(현 삼성중공업) 건설현장, 1977년 6월)장기 비전과 장기 부채는 다르다. 스포츠 중계권, 영화관, 콘텐츠 투자가 미래 수익 구조를 만들지 못하면 장기 안목은 외형 확장의 명분에 그칠 수 있다.
제7호 태풍 메칼라와 제8호 태풍 히고스가 연이어 일본 열도에 접근하면서 서일본과 동일본 일대에 많은 비가 쏟아지고 있다. 일본에서 6월에 태풍 두 개가 동시에 접근한 사례는 기상 관측 이래 처음인 것으로 전해졌다. 27일 교도통신과 NHK 보도에 따르면 메칼라는 서일본과 동일본의 태평양 연안을 향해 북동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히고스는 일본 동쪽 해상으로 빠져나간 뒤 온대저기압으로 약화됐지만, 여전히 많은 비를 동반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기상청은 메칼라가 이날 오전 9시 기준 고치현 아시즈리곶 남남동쪽 약 140㎞ 해상에서 시속 45㎞ 속도로 북상 중이라고 밝혔다. 중심기압은 992헥토파스칼(hPa), 중심 부근 최대풍속은 초속 18m, 순간 최대풍속은 초속 25m 수준이다. 현지 언론은 1951년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이후 6월에 두 개의 태풍이 동시에 일본에 접근한 것은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두 태풍이 유입한 고온다습한 공기의 영향으로 태평양 연안 지역을 중심으로 비구름대가 강하게 형성되면서 광범위한 폭우가 예보됐다. 28일 오전까지 예상되는 24시간 누적 강수량은 시즈오카현 최대 250㎜, 간토·고신 지역 최대 200㎜, 긴키 지방 최대 150㎜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와카야마현 스사미 지역에는 이날 오전 8시까지 1시간 동안 34㎜의 강한 비가 내린 것으로 집계됐다. 일본 기상청은 산사태와 하천 범람, 저지대 침수 가능성에 대비해 각별한 주의를 요청했다. 폭우 피해도 잇따르고 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전날 밤 야마구치현 히라오에서는 산사태로 주택이 매몰되면서 주민 1명이 실종됐고, 3명이 병원으로 이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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