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의 퇴직금으로 불리는 노란우산공제 납입한도가 7월부터 분기 300만원에 묶여 있던 칸막이를 벗어났다. 이제 한 해 1800만원까지 형편 되는 달에 몰아 넣을 수 있다. 다만 세금을 깎아 주는 소득공제는 소득이 가장 낮은 구간도 600만원에서 멈춘다. 나머지는 폐업 전까지 손댈 수 없는 대신 채권자도 손대지 못하는 복리 저축으로 쌓인다.
◆ 분기 300만원 칸막이 걷혔다
기획재정부와 중소기업중앙회는 하반기 제도 개편으로 분기 한도를 없애고 연간 한도를 1800만원으로 정했다. 월 납입 상한도 100만원에서 150만원으로 올렸다. 장사가 잘된 달에 추가로 넣고 안 되는 달에는 약정액만 내는 식이 가능해졌다.
그동안은 자금이 남아도 분기 상한에 막혀 납입을 미루는 가입자가 있었다. 기획재정부가 소개한 온라인 편집숍 운영자 사례가 그렇다. 중소기업중앙회 안내대로라면 12월에 새로 가입해도 당월 약정액을 낸 뒤 추가 납입으로 그해 소득공제 한도를 채울 수 있다.
가입자는 꾸준히 늘어 7월 말 재적 가입자가 191만명을 넘었다. 쌓인 공제부금은 3월 기준 32조9천억원이다.
◆ 1800만원 넣어도 공제는 600만원
납입 한도와 소득공제 한도는 다른 숫자다. 조세특례제한법상 사업소득 4천만원 이하 개인사업자는 한 해 600만원까지 소득에서 뺀다. 지난해 500만원에서 올라간 수치다.
소득이 높아질수록 한도는 단계적으로 줄어든다. 1억원을 넘는 사업자는 200만원에 그친다. 법인 대표는 총급여가 8천만원을 넘지 않아야 근로소득에서 공제받을 수 있다.
따라서 1800만원을 꽉 채워 넣어도 세금이 줄어드는 몫은 구간별 200만~600만원이 전부다. 세무 전문가들은 초과 납입분에 절세 효과가 없고 단순히 예치될 뿐이라고 지적한다. 이 돈이 가치를 갖는 순간은 가게 문을 닫을 때다.
600만원과 200만원 사이에는 구간이 하나 더 있다. 국세청 종합소득세 안내를 보면 사업소득 4천만원 초과 1억원 이하 개인사업자의 공제 한도는 연 400만원이다. 같은 돈을 넣어도 소득 구간에 따라 돌려받는 세금은 세 갈래로 갈린다.
◆ 폐업하면 3.7% 복리, 압류는 0원
중소기업중앙회가 공시한 3분기 이율은 폐업이나 사망으로 공제금을 받을 때 연 3.7% 복리다. 노령 사유는 3.4%로, 폐업 쪽에 0.3%포인트를 더 얹었다.
공제금 수급권은 중소기업협동조합법이 압류와 양도, 담보 제공을 모두 금지한다. 폐업 때 빚이 남아 있어도 채권자가 공제금을 가져갈 수 없고, 압류방지 전용통장으로 받으면 입금 뒤에도 보호된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소개한 숙박업자는 임대차 분쟁 속에서도 이 보호 장치 때문에 공제를 유지했다.
◆ 영업 중 깨면 16.5% 세금
함정은 중도 해약이다. 폐업 같은 정당한 사유 없이 임의로 해지하면 원금과 이자 전체에 기타소득세 16.5%가 붙는다. 국세청 해석대로라면 그동안 아낀 세금보다 더 내거나 원금을 까먹을 수 있다.
중소기업중앙회 현장 상담에서는 자금난에 몰린 카페 운영자가 해지 대신 납입금의 90% 범위 안에서 대출을 받고 납입을 유예한 사례가 있다. 이 대출은 급증세다. 권향엽 의원실이 받은 국정감사 자료를 보면 7월 기준 공제계약 대출액은 6조4천억원으로 지난해 연간치를 넘어섰다.
대출 금액만 커진 것이 아니다. 이 자료에서 7월 기준 공제계약 대출 건수는 41만9610건이다. 해지로 세금을 무는 대신 쌓아 둔 부금을 담보로 급한 돈을 돌린 가입자가 그만큼 많다.
◆ 7개월 만에 폐업공제금 1조1366억원
같은 자료에서 올해 1~7월 폐업공제금 지급액은 1조1366억원으로 1년 전보다 17.5% 늘었다. 부금을 못 내 밀린 미납액도 3521억원으로 역대 최대다. 지급된 공제금 열에 아홉이 폐업 사유였다.
돈을 찾아간 뒤 다시 장사를 시작해 재가입한 사람은 6월 말 기준 18만8천명이다. 이들이 폐업 때 받은 공제금은 1인당 평균 1200만원 안팎이다. 반면 받을 자격이 생겼는데 찾아가지 않은 돈이 1724억원이고, 중소벤처기업부가 지난 7일 박희승 의원실에 낸 국정감사 자료로는 미청구자 절반 이상이 연락이 닿지 않는다. 정부는 청구권 소멸시효를 3년에서 5년으로 늘렸다.
한국세무사회는 이 제도를 소상공인의 사업 재기와 사회안전망을 위한 핵심 제도라고 평가했다. 한 회계법인 소속 공인회계사는 "일시적인 자금난이라면 해지보다는 납입한 부금 내에서 가능한 공제계약 대출을 활용하는 것이 세제 혜택을 유지하면서 자금을 확보하는 방법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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