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은 이직이 몰리는 계절이다. 2026 실업급여(구직급여)는 하루 상한이 6만8100원으로 올랐다. 2019년 이후 첫 인상이다. 그러나 얼마를 받느냐보다 먼저 따질 것이 있다. 달력으로 여섯 달을 채웠다고 안심한 퇴사자가 요건 미달로 탈락하고, 제 발로 나왔다고 포기한 사람이 실은 받을 자격이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 상한 올랐지만 하한과 하루 2052원 차이
고용노동부는 지난해 12월 16일 국무회의에서 고용보험법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해 상한액을 6만6000원에서 6만8100원으로 올렸다. 급여 계산의 바탕이 되는 임금일액 상한도 함께 높였다.
하한액은 최저임금의 80%에 하루 8시간을 곱해 정한다. 올해 최저시급을 적용하면 6만6048원이다. 상한과 하한의 차이는 하루 2052원, 한 달로 치면 6만원 남짓이다.
한 달치로 환산하면 상한 204만3000원, 하한 198만1440원이다. 전 직장에서 얼마를 받았든 수령액은 이 좁은 띠 안에 들어온다. 상한을 올리지 않았다면 하한이 상한을 넘어서는 역전이 벌어질 뻔했다.
◆ 달력 6개월 채워도 토요일 빼면 180일 미달
수급 요건은 이직 전 18개월 동안 피보험 단위기간 180일 이상이다. 고용보험법은 이 기간을 보수를 받은 날, 즉 유급일로만 센다. 주 5일 근무자의 무급 토요일은 빠지고 주휴일인 일요일만 들어간다.
그래서 주 5일 근무자는 보통 7~8개월을 다녀야 180일을 넘긴다. 고용노동부 고객상담센터 사례를 보면 달력으로 꼭 여섯 달 만에 권고사직된 근로자가 토요일이 빠지면서 156일에 그쳐 탈락했다.
구제 길은 있다. 직전 18개월 안에 다른 직장에서 일한 날을 합산할 수 있다. 여섯 달 근무로 유급일이 155일에 머물렀던 한 퇴사자는 전 직장 40일을 더해 문턱을 넘었다. 퇴사일을 정하기 전에 급여명세서를 펴 놓고 유급일을 거꾸로 세면 탈락 여부가 미리 드러난다.
◆ 자진퇴사도 받는다…임금체불·통근 3시간·괴롭힘
자발적 퇴사는 원칙적으로 수급 대상이 아니다. 다만 고용보험법 시행규칙 별표 2는 '정당한 이직 사유'를 따로 정해 두고 있다. 여기에 해당하면 스스로 사직서를 썼어도 급여가 나온다.
첫째는 돈 문제다. 이직 전 1년 안에 두 달 이상 임금이 밀렸거나 최저임금에 못 미치는 돈을 받은 경우다. 연장근로 한도 위반이나 근로조건 저하도 같은 항목에 들어간다.
둘째는 거리다. 사업장 이전이나 전근, 동거 가족 봉양 등으로 대중교통 기준 왕복 통근이 3시간을 넘으면 인정된다. 고용보험심사위원회는 사옥 이전으로 왕복 통근이 3시간 20분이 된 근로자의 자진 사직을 정당한 이직으로 봤다.
셋째는 사람이다. 직장 내 괴롭힘이나 성희롱으로 그만둔 경우도 별표 2에 명시돼 있다. 다만 객관적 증빙이 있어야 한다.
◆ 질병·가족 간호는 '휴직 거부 확인서'가 열쇠
몸이 아파 일을 계속하기 어려운데 사업주가 휴직이나 직무 전환을 허용하지 않아 퇴사한 경우도 수급 대상이다. 의사 진단서로 석 달 이상 치료가 필요하다는 점을 보이고, 회사가 휴직을 승인하지 않았다는 확인서를 낸 근로자가 급여를 받은 사례가 있다.
부모나 동거 친족을 30일 이상 간호해야 하는데 휴가·휴직을 신청했다가 거절당해 그만둔 경우도 마찬가지다. 공통점은 회사의 거부를 문서로 남겨야 한다는 것이다. 구두로 거절당하고 나오면 입증할 길이 없다.
◆ '자진퇴사'로 둔갑한 권고사직은 확인청구로
회사가 퇴직 사유를 잘못 신고하는 일도 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파악한 사례 중에는 회사가 구조조정 지원금 감액을 피하려고 권고사직자를 자진퇴사로 신고한 경우가 있다. 근로자는 피보험자격 확인청구를 거쳐 상실 사유를 바로잡았다. 이직확인서의 코드가 실제와 다르면 고용센터에 정정을 청구할 수 있다.
경영계와 노동경제학계에서는 상·하한 격차가 이렇게 좁아지면서 보험료를 많이 낸 사람과 적게 낸 사람의 급여가 사실상 같아졌다는 형평성 지적이 나온다. 반복 수급 같은 도덕적 해이를 부추긴다는 비판도 같은 맥락이다.
고용노동부는 15일 9월 고용행정 통계로 본 노동시장 동향을 발표한다. 같은 날부터 4분기 퇴사자의 이직확인서 집중 신고와 수급 자격 심사가 시작된다. 급여 산정 일수를 무급 휴무일을 뺀 주 6일로 바꾸고 보험료율을 2.0%로 올리는 개편은 내년 1월 시행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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