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차에 11개 다 쓰면 내년엔 0개부터 시작인가요." 하반기에 입사한 신입사원과 이직자들이 연말을 앞두고 '신입사원 연차 계산'을 두고 가장 많이 묻는 질문이다. 답은 '아니다'다. 1년 차에 매달 생기는 연차와 2년 차에 한꺼번에 생기는 연차는 서로 다른 주머니다. 다만 퇴사할 때는 하루 차이로 수당이 크게 갈리고, 회사가 연차를 세는 방식에 따라 정산액이 달라진다.
◆ 매달 하루씩 11개…입사 1년 되는 날 사라진다
근로기준법은 입사 1년이 안 된 근로자에게 한 달을 개근할 때마다 하루의 유급휴가를 준다. 열두 달 중 마지막 달은 1년 차 연차로 치지 않으니 최대 11개다.
이 11개에는 유효기간이 있다. 입사일로부터 1년이 되는 날까지만 쓸 수 있고, 그날이 지나면 남은 것은 모두 사라진다. 법이 2020년 바뀌면서 생긴 규정이다. 7월에 입사했다면 이듬해 6월까지가 사용 기한이다.
회사가 미리 "쓰라"고 알렸다면 남은 휴가는 돈으로도 못 받는다. 1년 차 연차는 입사 1년이 되기 3개월 전부터 열흘 안에 서면으로 사용을 촉구해야 효력이 있다. 하반기 입사자라면 내년 봄이 그 시점이다.
◆ 11개 다 써도 2년 차 15개는 온전히
예전에는 1년 차에 쓴 연차를 2년 차 15일에서 빼는 조항이 있었다. 11개를 다 쓰면 다음 해에는 4개만 남는 구조였다. 이 조항은 2017년 말 국회가 법을 고치면서 삭제됐다.
이제는 1년간 열에 여덟 이상 출근하면 1년이 지난 다음 날 15일이 새로 생긴다. 1년 차에 11개를 썼든 하나도 안 썼든 상관없다. 고용노동부도 2018년 5월 개정법 설명자료에서 두 연차가 별개라고 못 박았다. 입사 첫해 연차를 아껴 둘 이유가 없는 셈이다.
◆ 365일과 366일…퇴사일 하루에 15일이 갈린다
문제는 퇴사 시점이다. 2년 차 15일은 '1년을 마친 다음 날' 재직 중이어야 생긴다. 딱 365일을 채우고 그날 퇴직하면 15일은 아예 발생하지 않고, 수당으로 받을 수 있는 것도 최대 11일분뿐이다.
대법원은 2021년 10월 이 기준을 분명히 했다. 노인요양시설에서 1년 계약이 끝나 퇴직한 요양보호사가 15일분 수당을 청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고용노동부는 같은 해 12월 행정해석을 바꿔 366일째 근로관계가 있어야 15일과 미사용수당이 생긴다고 정리했다.
반대로 1년을 넘겨 일했다면 11일과 15일을 합쳐 최대 26일이 확정된다. 대법원은 2022년 9월 1년 3개월을 일한 근로자의 26일 권리를 인정했다. 계약 만료일 하루 뒤에 퇴직하느냐가 수당 액수를 가른다.
◆ 회계연도 회사라면 퇴사 때 입사일과 비교
많은 회사가 관리 편의를 위해 매년 1월 1일에 전 직원 연차를 한꺼번에 준다. 중도 입사자는 근무 일수에 비례해 받는다. 고용노동부는 이 방식을 허용하되 법의 원칙은 개별 입사일 기준이라고 본다.
그래서 퇴사할 때는 두 기준을 비교해야 한다. 회계연도로 받은 연차가 입사일로 계산한 것보다 적으면 회사가 모자란 만큼 수당으로 줘야 한다. 7월 입사자가 회계연도 비례연차를 받아 쓰다 이듬해 퇴사하면서 입사일 기준과의 차이를 추가로 정산받은 사례가 있다.
거꾸로 회계연도 기준이 더 많았다면 어떨까. 취업규칙에 '퇴직 시 입사일 기준으로 다시 계산한다'는 규정이 있어야만 회사가 초과분을 뺄 수 있다. 규정이 없으면 근로자에게 유리한 조건이 우선이고, 회사가 일방적으로 환수하지 못한다.
한 노동법 전문가는 "법원은 연차휴가를 사용할 권리는 다른 특별한 정함이 없는 한 그 전년도 1년간의 근로를 마친 다음 날 발생한다고 보기에 그다음 날 근로자의 지위에 있었느냐 여부에 따라 연차휴가 수당 청구권이 발생하게 된다"며 "최종 퇴직 시 입사일을 기준으로 한 연차휴가 일수보다 근무 기간 중 회계 연도를 기준으로 한 연차휴가 일수가 적으면 부족한 일수만큼 수당으로 보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 수당은 통상임금으로, 시효는 3년
퇴직으로 못 쓴 연차는 하루 통상임금에 남은 일수를 곱해 퇴직 후 2주 안에 받는다. 취업규칙에 다른 기준이 없으면 통상임금이 산정 기초라는 것이 대법원 판단이다. 받지 못한 수당은 청구권이 생긴 날부터 3년 안에 청구할 수 있다.
고용노동부는 연차휴가 제도가 본래 과거 근로에 대한 보상으로서 휴식 기회를 주려는 것인데도 최근 금전 보상 측면이 강조되는 경향이 있다며, 근로관계가 계속되는 경우에는 쉴 기회를 갖도록 안내하겠다고 밝혔다.
남은 쟁점은 하루 차이로 15일 치 수당이 갈리는 문턱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1년 1일 근무자가 1년 근무자보다 연차가 최대 15일 많아져 사업주 부담이 는다고 지적한다. 노동계는 같은 문턱을 두고 기간제 근로자가 하루 차이로 수당을 잃는 불합리를 문제 삼고, 국민제안 창구에도 관련 제안이 올라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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