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는 원래 물을 잘 마시지 않는다. 먹잇감에 든 수분으로 버티던 사막 동물의 습성이 남아서다. 날이 서늘해지면 물그릇 비는 속도는 더 느려진다. 건사료만 먹던 네 살 코리안숏헤어가 가을철 물 부족으로 방광염을 앓다 요도가 막혀 응급으로 관을 꽂은 기록이 한 동물병원 진료 사례에 남아 있다. 메리츠화재가 지난해 7월 발표한 펫보험 7년치 분석에서도 반려묘 보험금 지급 건수 4위가 방광염(599건)이었다.
◆ 원인 모를 방광염이 열에 여섯
고양이 하부요로계질환(FLUTD)은 방광과 요도에 생기는 병을 묶어 부르는 말이다. 전체 반려묘의 2~4.6%가 앓는다. 세균도 결석도 아닌 '특발성' 방광염이 가장 흔하다.
미국수의내과학회(ACVIM)의 2024년 역학 보고에서 특발성 방광염은 전체의 64%를 차지했다. 결석이 원인인 경우는 열에 하나 남짓이다. 한 동물의료센터 관계자는 "고양이 특발성 방광염을 완치할 수 있는 치료법은 아직은 없다. 하지만 환경 관리와 진통제, 전해질 교정 등 내과적 관리가 포함된 개체에 맞는 치료 방법들이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재발이다. 한 동물병원이 2024년 임상 사례를 분석한 자료에서 치료 뒤 1~2년 안에 다시 병원을 찾은 비율은 40~65%였다. 이 병원 원장은 "수컷은 암컷에 비해 요도의 직경이 작아서 작은 결석이나 찌꺼기로 인해 쉽게 폐색이 생기고 치료 후에도 재발 위험이 높다"고 말했다.
경기 부천의 한 동물병원에는 소변을 못 보고 구토하는 일곱 살 수컷 고양이(5kg)가 실려 왔다. 방광이 부풀고 요도가 막힌 상태였다. 요도에 관을 넣고 수액과 방광 세척을 한 뒤에야 회복했다. 경기 동두천의 한 병원에서는 같은 증상의 고양이가 응급 배뇨 뒤 방광을 열어 결석 여러 개를 꺼내는 수술까지 받았다.
◆ 하루 kg당 50ml, 5kg이면 250ml
미국고양이수의사회(AAFP)의 2024년 가이드라인은 고양이 음수량을 체중 1kg당 최소 50ml로 잡는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해 4월 국가동물보호정보시스템에 올린 반려묘 건강관리 가이드도 kg당 40~50ml를 권한다.
미국동물병원협회(AAHA) 기준으로 5kg 성묘는 하루 250ml다. 물그릇에서 마신 양만이 아니라 사료에 든 수분까지 합친 총량이다. 체내 수분이 15~20%만 모자라도 생명이 위태롭다. 열다섯 살을 넘긴 고양이 열에 여덟이 만성신장질환을 앓는다는 보고도 있어, 나이 든 고양이일수록 물 관리가 곧 신장 관리다.
◆ 건사료는 수분 10%, 캔은 80%
농식품부 '사료 등의 기준 및 규격'(2024년)에 따른 건식 사료의 수분은 10% 안팎이다. 한국소비자원이 2023년 시판 습식사료를 시험했을 때 수분은 75~80%였다. 건사료만 먹는 고양이는 필요한 물을 거의 전부 물그릇에서 채워야 한다는 뜻이다.
85g짜리 일반 습식 캔 하나에는 수분이 85% 안팎, 물로 치면 72g이 들어 있다. 5kg 고양이 하루 필요량의 3할 가까이를 캔 하나로 채우는 셈이다. 캔 두 개면 절반을 넘기고, 나머지는 물그릇과 급수기 몫이다.
◆ 물 탄 사료는 30분, 주사기는 금물
건사료에 물을 부어 주는 방법도 있다. 다만 대한수의사회가 지난해 10월 낸 반려묘 식이 및 음수 관리 임상 가이드는 30분 안에 먹이라고 못 박는다. 물에 불은 사료는 세균이 빨리 번식해 소화기 탈을 낸다. 남긴 사료는 버린다.
주사기로 억지로 물을 먹이는 건 위험하다. 물이 기도로 넘어가 오연성 폐렴을 일으킬 수 있다. 건사료를 하루아침에 습식으로 바꾸는 것도 췌장염 같은 소화기 질환을 부를 수 있어 서서히 섞어 간다. 물그릇만 바꾼다고 음수량이 저절로 느는 것도 아니다.
한 동물의료센터 원장은 "고양이는 선천적으로 물을 잘 마시지 않기 때문에 습식사료나 자동급수기를 통해 음수량을 늘려야 한다. 결석의 성분에 맞는 전용사료를 급여하면 재발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거꾸로 결석 성분을 모른 채 요로계 사료를 임의로 먹이면 소변 산도가 틀어져 반대 성분의 결석을 키울 수 있다. 특발성 방광염은 세균이 없는 경우가 많아 항생제를 먼저 쓰면 내성만 남긴다는 지적도 고양이 비뇨기 의료진 사이에서 나온다.
◆ 입원 하루 5만6천원, 지역 따라 20배
농식품부가 지난 1월 공개한 2025년 전국 동물병원 진료비 현황조사에서 고양이 하루 입원비 평균은 5만6417원이다. 방광염 진단에 쓰는 복부 초음파는 평균 6만5천원대, 신장 기능을 보는 혈액화학검사는 8만6천원대다.
같은 조사에서 고양이 입원비는 최저 1만원에서 최고 20만원까지 벌어졌다.
요도가 막힌 고양이에게 남은 시간은 24시간이다. 그 뒤부터 치사율이 급격히 오른다.




































댓글 많은 뉴스
가수 공연 도중 껴든 김민석... "정동영 고향이라 좋다"
브라질 계란 800억 안썼다…李 "16억에 불과" 그런데 14억이 부대비용
추미애 "사과 바라시니까 마음 다해 사과"…국힘 "귀 의심, 끝까지 오만"
홍준표 재등판론? "대통령 빼고 내가 갈 자리가 어디 있나…삼권통합, 그건 막아야 하지 않겠나"
홍준표 "尹, 한동훈 패 죽이고 싶었다고 해…하도 깐죽대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