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 친이란 반군 후티의 미사일 공세가 이어지면서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의 킹칼리드 국제공항 운항이 사실상 중단됐다. 사우디 당국은 지속되는 후티의 공격을 이유로 공항 운항 제한을 무기한 연장했으며, 이착륙에는 반드시 사전 허가를 받아야 하고 비상 대체 공항으로도 사용할 수 없게 됐다.
후티의 공격은 6일부터 시작돼 이달 들어서만 킹칼리드 국제공항을 포함한 사우디 주요 공항이 반복 타격을 받았다. 사우디 주도 연합군은 후티가 이달에만 킹칼리드 국제공항을 20차례 공격했다고 밝혔다. 10일 공격은 10여 년 만에 사우디에서 가장 많은 인명 피해를 낸 공습으로 기록됐다.
카타르항공은 24일까지 리야드행 운항을 전면 중단했고, 에티하드항공과 에어 인디아 등도 사우디 노선 운항을 중단하거나 축소했다. 미국 연방항공청은 자국 항공사들에 사우디행 또는 사우디 상공 비행 시 주의를 당부했고, 유럽항공안전청도 미사일·무인기 공격 위험을 이유로 사우디 영공에 대한 경계 발령을 확대했다.
하늘길이 막히면서 각종 국제 행사도 줄줄이 취소됐다. 오는 12월 열릴 예정이던 음악 페스티벌 '사운드스톰'이 취소됐고, 15일 예정이던 리야드 패션위크와 테니스 대회도 취소 또는 연기됐다.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경제구조 전환을 위해 10년간 추진해온 투자 콘퍼런스 '미래투자이니셔티브'(FII)도 내년 개최를 기약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사우디는 원격 참여라는 대안까지 짜내며 행사를 강행하려 했지만 공항 폐쇄의 직격탄을 피하지 못했다.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관련 책을 집필한 카렌 엘리엇 하우스 전 월스트리트저널(WSJ) 발행인은 "지속적으로 치명적인 미사일 공격을 받는 나라를 방문하고 싶어 하는 사람은 거의 없고, 그런 곳에 투자하고 싶어 하는 사람은 더더욱 드물다"고 말했다.
리야드 공항이 폐쇄된 가운데 수도 금융지구 근무자들에게는 재택근무 지시가 내려졌다. 국제통화기금(IMF), 매켄지 등이 입주한 리야드 랜드마크 킹덤센터도 입주사들에 재택근무를 의무화했다. 리야드 및 인근 지역 학교들은 온라인 수업을 2주 더 연장하기로 했다.
불안이 커지면서 사우디를 떠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버스를 타고 바레인이나 카타르로 향하는 사람들이 생겨나고 있으며, 서방 대사관들도 사우디에 대한 여행 경보를 잇따라 강화했다. 사우디에서 근무하는 한 외국인 근로자는 "한 달 정도는 이런 상황을 견딜 수 있겠지만 더는 상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방어에도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 WSJ에 따르면 사우디는 미국이 제공한 패트리엇 미사일 요격 체계가 갖춰진 지역을 겨냥한 후티 미사일 중 90%를 요격하고 있다. 그러나 후티 공격의 절반 이상이 방어 체계가 미비한 사막지대에 집중되고 있으며, 사우디 아람코의 석유 시설과 민간 공항 등 핵심 인프라가 광활한 사막지대에 분산돼 있어 전면적인 방어가 사실상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우디는 방공망이 뚫린 경위를 파악하기 위한 조사에 착수했으며, 초기 조사 결과 후티가 드론을 먼저 발사해 방어망을 교란한 뒤 크루즈 미사일과 탄도 미사일을 혼합 발사하는 방식을 쓴 것으로 파악됐다.
마이클 래트니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고문은 "후티 반군은 비대칭적 방식으로 반격해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어느 시점에는 탈출구를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우디 당국자는 WSJ에 "거주민 안전 보장을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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