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교에서 재조명된 조선 유학의 맥…'한강 정구'와 '옥촌 노극홍'의 삶

한강학연구원, 대구향교서 2025년도 정기 학술대회 진행
"대구는 퇴계에서 한강으로 이어진 학맥의 중심지로 문화 주도 해"
옥촌 노극홍·척약재 정동섬 조선 유교 핵심 가치 이어 성리학 발전에 기여

1일 대구 향교에서 한강학 연구원 '한강학의 대구지역 전개와 옥촌 노극홍' 정기 학술대회에서 홍원식 계명대 철학과 명예교수가 주제발표를 하고있다 . 김세연 기자

1일 오후 한강학연구원이 '한강학의 대구지역 전개와 옥촌 노극홍'을 주제로 2025년도 정기 학술대회를 대구향교에서 개최했다.

이번 학술대회는 조선 중기 유학자 '한강 정구(寒岡 鄭逑, 1543~1620)'의 학문과 그 영향이 대구 지역에서 어떻게 전개됐는지, 그 학풍을 계승한 옥촌 노극홍의 생애와 활동을 조명하는 자리다. 학자들의 연구 발표를 통해 대구 지역의 유교 학맥과 학술 전통을 재조명했다.

이날 개회식에서는 정재담 한강학연구원 이사장의 대회사를 비롯해 도인석 대구향교 전교, 김정기 대구시장 권한대행, 이상길 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 등 주요 인사들의 축사가 이어졌다.

한강학 연구원 '한강학의 대구지역 전개와 옥촌 노극홍' 정기 학술대회에서 정재담 한강학연구원 이사장이 대회사를 하고 있다. 김세연 기자

정재담 이사장은 "한강 선생이 중년에 강학을 시작하면서 대구지역 출신 제자들이 대거 입문했으며, 만년에는 금호강변으로 이거해 고종을 맞다. 이후 대구지역은 퇴계에서 한강으로 이어지는 학맥이 조선말까지 이어지며 지역의 학술과 문화를 주도했다"며 "300년 경상도 중심지로서 대구의 정체성은 바로 한강하게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또 정채용 청주정씨 대종회장, 노승석 광주노씨 시중공종회 옥촌공파 후손, 노태민 국사편찬위원회 사료조사위원 등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한강의 생질 후손인 노승석 씨는 "한강 선생님은 학문은 단지 글 속에 머물지 않고 시대의 도리를 바로 세우며 삶의 길을 제시한 실천적 학문이었다"라며 "학문을 통한 성찰과 토론이 이어져 우리 사회의 도덕적 가치와 인문 정신을 다시 일깨우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후손으로서 선생님의 학문이 세대를 넘어 이어지고 탐구되는 모습을 보며 감동과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덧붙였다.

한강의 생질 후손 노승석 광주노씨 시중공종회 옥촌공파 후손이 축사를 진행하고 있다. 김세연 기자

이어 첫 번째 주제발표에서 홍원식 계명대 철학과 명예교수(양산서원 원장)가 '정구의 한강학과 대구지역 전개'를 주제로 발표했다.

홍 교수는 한강 정구가 자연을 단순한 관찰의 대상이 아니라 인간의 도덕적 수양과 내면 성찰을 가능하게 하는 도학적 장으로 이해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퇴계의 사상을 계승하면서도, 보다 체험적·실천적 차원으로 확장해 인간과 자연의 합일을 일상적 삶 속에서 구현하고자 했다는 점을 주목했다.

이어 추제협 계명대 철학과 교수는 지역 유림 교육과 학문 전파에 힘쓴 학자 '옥촌 노극홍(沃村 盧克弘,1553~1625)'의 생애와 학문적 의미를 조명했다.

마음 수양과 도덕 실천을 강조한 옥촌은 임진·정유재란의 혼란 속에서도 학문을 멈추지 않고, 사서와 경전을 토대로 인간의 도리와 치국의 원리를 탐구했다. 그는 한려학파 전파와 더불어 지역 유림 교육과 조선 성리학 발전에 큰 영향을 미다.

마지막으로 남재주 한국국학진흥원 문학박사가 '척약재 정동섬(惕若齋 鄭東贍, 1734~1801)의 삶과 학문'을 주제로 발표했다. 남 박사는 척약재의 생애와 저작을 중심으로 조선 유교 사회에서 학문과 의례, 효의 실천이 어떻게 유기적으로 연결됐는지를 설명했다. 특히 '척약재집'에 수록된 자료는 유교 사회의 핵심 가치를 보여주는 사례임을 강조했다.

이번 학술대회는 대구광역시·대구시의회·대구시교육청·매일신문사·영남유교문화진흥원이 후원했다.

1일 대구 향교에서 한강학 연구원 '한강학의 대구지역 전개와 옥촌 노극홍' 정기 학술대회가 개최됐다. 김세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