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듣던 속담 "언 발에 오줌 누기"라는 말이 나돈다. 이 말을 한자로 바꾼 것이 동족방뇨(凍足放溺)라는 사자성어이다.
"얼 동, 발 족, 눌 방, 오줌 뇨"로, "언 발에 오줌을 누다"라는 뜻이다. 뇨(溺)는 보통 "빠질 닉(익)"으로 읽지만 "오줌/오줌을 누다"라는 뜻으로도 새긴다. 그래서 '오줌 뇨(尿)' 자로 대체하여 '동족방뇨(凍足放尿)'로도 쓴다. 중국과 일본에서는 쓰지 않는 우리 고유의 속담이다.
동족방뇨는 당면한 문제를 잠시 모면하기 위한 일시적인 계책이기에 "부녀자[姑]나 어린아이[息]가 꾸미는 계책[計]" 즉 '고식지계(姑息之計)'와도 같다. 임시적 안정을 위해, 우선 당장 편리한 것으로 둘러대는 잔꾀를 이른다.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의 임시방편적 변통이지 정상적인 방법이 아니라는 말이다.
이 말이 처음 등장하는 것은 홍만종(洪萬宗, 1643~1725)의 『순오지(旬五志)』에서다. 이 책은 1678년, 저자가 15일[='열흘 순(旬) 다섯 오(五)'] 동안 병석에서 누워, 시화・고사・일화・속담 등 잡다한 기록을 모은 책이다. 15일 만에 완성했다 하여 '십오지(十五志)'라고도 한다. 이 책에는 "동족방뇨(언인고식지계)"[凍足放尿(言人姑息之計)]로 되어 있다. "사람들의 '고식지계'를 말한다"는 뜻이다.
이후 동족방뇨는 김유(金楺, 1653~1719)의 『검재집(儉齋集)』(?), 이간(李柬, 1677~1727)의 『외암유고(巍巖遺稿)』(1760), 송남(松南) 조재삼(趙在三, 1808~1866)이 지은 백과사전적 성격의 책[類書]인 『송남잡지(松南雜識)』(1855), 조선 시대 우리말 속담집인 『동언해(東言解)』(편저자 미상, ?) 등에 수록돼 전한다.
과거에는 가난해서 양말이 부실했다. 추운 겨울 길을 나서면 발이 꽁꽁 얼어붙어 동상에 걸리기도 한다. 하도 발이 시려 언 발을 데우려고 오줌이라도 눠 보는 것이다. 우선은 따뜻했을지 모르나 상태는 점점 더 악화될 뿐이다.
우리 근대기에도 '동족방뇨'라는 말이 자주 등장했다. 1906년 5월 29일 자 『황성신문』, 1908년 9월 25일 자 『기호흥학회월보』 제2호, 1923년 12월 1일 자 『개벽』 제42호, 1924년 8월 1일 자 『개벽』 제50호에서는 동족방뇨(凍足放溺)로, 1923년 3월 1일 자 『개벽』 제33호에서는 동족방뇨(凍足放尿)로, 각기 근시안적인 당시의 시책들을 질타했다.
지난 8월 5일 경기도청에서 추미애 지사가 기자회견을 열고 '재정 비상 상황'을 공식 선언했다. 추 지사는 도 재정이 "사실상 부도"임을 솔직히 밝혔다. "마른 땅에 풀 한 포기조차 남지 않았다"며 지난해 발행 한도의 99.6%에 이르는 지방채 발행을 강하게 비난했다. 앞선 도지사들이 발이 얼어 터지는 줄도 모르고 '언 발에 오줌 누기'를 계속해왔다는 말이다.
"언 발에 오줌 누기"는 낮은 단계에서는 개인적 안목 부족이라 눈감을 수도 있겠으나 높은 단계가 되면 심각한 사회적, 집단적 문제를 일으킨다. 이것은 대개 정치적 이념 노선이나 권력의 편향성에서 비롯되나 폐해는 가볍지 않다. 동상에 걸려 발 전체를 잃을 수 있듯이 오줌 누기 전에 먼저 언 발의 상태와 그 제대로 된 처리를 '숙의'해 봐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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