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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날씨] 4월 17일(수)

    [날씨] 4월 17일(수) "맑음"

    2024-04-16 19:03:33

  • [오늘의 역사] 1937년 4월 17일 천재 작가 이상 요절

    [오늘의 역사] 1937년 4월 17일 천재 작가 이상 요절

    일본 도쿄 제국대 부속병원에서 폐결핵이 악화된 시인 이상이 27세의 나이로 요절했다. 일제강점기의 문인으로 폐병의 절망을 안고 기생과 동거하며 난해한 초현실주의 시 '오감도'와 소설 '날개'를 써내 천재적 면모를 보였다. 그러나 다방과 카페 경영에 실패하고 절망 끝에 건너간 도쿄에서 "멜론이 먹고 싶다"는 마지막 말을 남긴 채 생을 접고 말았다. 박상철 일러스트레이터 estlight@naver.com

    2024-04-16 15:21:34

  • [매일춘추] 음악과 체제

    [매일춘추] 음악과 체제

    최근에 당해 국가에서 볼 때는 진지한 결정이라고 할 수 있지만, 보통 사람들이 보기에는 어이없는 뉴스가 여러 나라의 미디어를 통해 전해졌다. 러시아의 타스통신을 참조한 뉴스로서, 러시아연방의 자치공화국인 체첸의 수장 카디로프가 너무 빠르거나 너무 느리다고 판단되는 음악을 금지하며, 자세하게는 모든 기악, 성악, 무용음악의 박자는 분당 80~116비트 사이여야 하고, 다른 민족의 음악을 빌려와서도 안 된다는 결정을 승인했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무슬림을 오염시키는 서양 음악의 침입을 막고, 체첸인의 도덕적, 윤리적 삶의 기준에 맞는 문화유산을 보존하여 국민과 미래 세대에 전하기 위함이라고 한다. 사실 카디로프는 이전부터 자신에 대해 반대하는 모든 인사를 탄압해 왔으며, 미국 국제종교자유위원회에 의해 자신의 권좌를 지키고자 종교와 문화를 이용한다는 평가를 받은지라 이 결정이 새삼스럽진 않다. 서양 음악에 대한 금지령은 이보다 이전에 이슬람 국가에서 있어왔다. 심지어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정부는 젊은이들을 잘못된 길로 이끈다고 모든 음악을 금지하고 악기를 압수해 불태우기도 했다. 이란은 이보다 앞선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서양 음악을 불법화했다. 만약 서양 음악을 듣다가 적발되면 투옥되거나 큰 액수의 벌금형을 받았으며, 또 악마 추종자들의 음악을 듣는 부도적한 자이거나 권위주의 체제에 저항하는 불온한 자들로 여겨졌다. 그러다가 혁명의 열정이 식으면서 이란 라디오와 TV에서 가벼운 클래식 음악이 허용됐고, 특히 1997년부터 개혁주의자인 하타미 대통령이 집권하는 동안에는 이러한 규제가 더 완화됐다. 하지만 2005년에 이런 분위기가 반전되는데, 강경한 보수주의자인 아마디네자드가 대통령이 되면서 국영 라디오와 TV 방송에서 모든 형태의 서양 음악을 다시 금지한 것이다. 그러자 테헤란 교향악단의 지휘자 알리 라바리는 항의의 표시로 사임을 발표하고, 고별연주회에서 1979년 혁명 이후 한 번도 연주되지 않았던 베토벤 9번 교향곡을 지휘했으며, 기타리스트였던 리아히푸르는 이 결정이 대통령의 지식과 경험 부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렇다고 이들이 모두 체제에 반대했다고는 볼 수 없다. 2012년에 언더그라운드 뮤지션인 아지디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체제에 반대하고자 지하에서 활동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어서 그렇다"라고 했다. 2013년에는 온건파인 로하니가 대통령이 된 이후부터 음악에 대한 제재가 완화되었다. 요즘 팝송을 비롯해 힙합이나 록밴드가 이란에서 인기를 누린다곤 하지만 여전히 언더그라운드에서 활동하고 있다. 그럼에도 최근에 이들 중 일부는 공개적으로 콘서트를 열 수 있었다고 한다. 올해 6월부터 시행되는 체첸의 새로운 기준을 다시 살펴보면, 대개 분당 116비트가 넘는 서양의 일렉트로닉 댄스 음악이나 최근에 가장 많이 팔린 팝송은 앞으로 체첸에서 금지된다. 영국 공영방송인 BBC에 의하면, 베스트셀러(2020년) 팝송 상위 20곡의 평균 템포는 분당 122비트라고 한다. 거꾸로 생각해보면, 힙합이라 하더라도 기준에 맞으면 허용되고, 러시아군 합창단이 녹음한 분당 69비트의 러시아 국가는 체첸에서 틀 수 없다는 말인데, 푸틴을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카디로프로서는 곤란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2024-04-16 09:58:22

  • [사설] 총선 참패 여당, 대통령 중심으로 단결해 국가 현안 풀어 나가야

    4·10 총선에서 패배한 국민의힘에서 다양한 비판이 나오고 있다. 낙선 후보들은 패배 원인을 대통령실에 묻기도 하고, 당선인들도 쓴소리를 내고 있다. 채 상병 특검, 김건희 특검 등을 수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국회의장은 중립이 아니다"(추미애 당선인)며 정부에 대한 국회의 거센 압박을 예고한다. 이른바 '검수완박' 법으로 검찰 손발을 묶었던 민주당은 "(사법부에 대한) 민주적 통제가 필요하다"(김동아 당선인)는 말까지 한다. 탄핵 운운하는 의원(조국혁신당 황운하 당선인)도 있다. 사실 선거와 관련한 모든 행보는 선거 결과에 따라 '승리의 동력'으로 평가받기도 하고, '패배의 원인'으로 지목받기도 한다. 국민의힘이 총선에서 패했으니 대통령과 국민의힘의 모든 행보는 '패배의 원인'으로 비판받는 것이 이상할 것은 없다. 그럼에도 그 패배의 쓰나미가 모든 것을 휩쓸도록 방치해서는 안 된다. 국민의힘은 쓴소리는 하되, 윤석열 정부가 경제, 외교, 안보 정책 등을 흔들림 없이 추진할 수 있도록 힘을 합쳐야 한다. 108대 192로 범야권에 참패했지만 국민의힘은 22대 총선에서 지역구 득표율 45.1%로 21대 총선 미래통합당(국힘 전신) 지역구 득표율 41.45%보다 3.65%포인트 더 획득했다. 30여 곳 접전지에서 근소한 차이로 패하는 바람에 당선 숫자에서 야권과 큰 격차가 났지만, 국민적 지지를 비관적으로만 볼 일은 아니란 말이다. 총선에서 패했지만 국민의힘은 108석 여당이고, 대통령은 윤석열이다. 정부·여당 단독으로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는 만큼 거대 야권과 협력은 당연하지만, 패배 의식에 젖어 총구를 내부로 돌려서는 안 된다. 정부가 흔들림 없이 국정을 운영하도록 돕는 것은 여당으로서 국민에 대한 도리이자, 여소야대 정국을 돌파하는 길이기도 하다. 그러자면 대통령실과 여당이 똘똘 뭉쳐야 한다. 대통령과 여당이 힘을 합치면 야당과 협력도 수월해진다.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은 운명 공동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2024-04-16 05:00:00

  • [사설] 정부, 도심 철도 지하화 약속 지켜야

    정부가 총선 때 공약한 도심 철도 지하화는 반드시 이행돼야 할 약속이다. 대구 도심 경부선 철도 지하화와 상부 공간 개발은 대구 판도를 완전히 바꿀 수 있는 매머드급 프로젝트이기 때문이다. 대구 도심 철도 구간은 경부선 서대구~사월동 20㎞로, KTX와 올 연말 개통 예정인 대구권광역전철이 통과하는 구간이다. 이 구간의 지하화는 지역민의 수십 년 된 숙원이었지만, 천문학적 건설비용과 불확실한 사업성 때문에 그동안 전혀 진척이 없었다. 전국적으로 철도 지하화 검토 구간은 총 552㎞로, 경기가 8개 노선(360㎞)으로 가장 길고, 서울(71.6㎞), 대전(36㎞), 대구·부산(19㎞), 광주(14㎞), 인천(13㎞), 경남(3㎞) 등 순이다. 마침 총선을 앞두고 윤석열 대통령이 정책을 공언하고, 국토교통부가 관련 협의체까지 출범시키면서 기대감이 한껏 높아졌다. 윤 대통령은 철도 지하화를 대선 공약으로 내놓은 데 이어 지난 1월 6번째 민생토론회에서 강력한 정책 추진을 약속했다. 더불어민주당도 같은 내용의 총선 공약을 제시했다. 국토교통부는 2026년 3월까지 기한으로 '철도 지하화사업 종합계획 수립 연구용역'에 지난달 22일 착수했다. 국토부는 이어 지난 4일 '철도 지하화 통합개발추진협의체'를 출범, 대구시 등의 사업 제안을 받아 12월에 1차 선도사업 대상지를 지정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 사업은 정부의 강력한 의지와 지원 없이는 불가능하다. 지상 철도를 지하에 새로 건설하는 데 드는 비용이 막대하고, 철도 부지와 인접 지역 등 상부 공간을 개발하는 비용도 엄청나기 때문이다. 현재 대구 도심 철도 지하화 사업비가 8조원으로 추정되는데, 상부 개발에서 그 이상의 수익성이 담보돼야 실제 사업이 이뤄질 수 있다. 하지만 철도 상부를 개발해 그 수익금만으로 지하 건설비용을 충당하는 것은 실현 불가능한 잘못된 발상이다. 불확실한 사업성을 믿고 뛰어들 민간사업자는 없다. 정부 차원의 예산 투입과 민간에 대한 수익성 보장이 필수적이다.

    2024-04-16 05:00:00

  • [사설] 민주당의 ‘이화영 진술 조작 모의’ 주장, 무슨 의도인가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와 더불어민주당이 쌍방울 그룹 대북 송금 의혹 수사가 회유와 조작으로 점철됐다는 주장을 늘어놓고 있다. 검찰이 증거 짜맞추기 등으로 혐의를 조작했다는 협공인데 황당무계하다. 형사 사법 시스템을 노골적으로 부정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이 전 부지사는 지난 4일 법정에서 "(수원지검) 1313호 검사실 앞 창고라고 쓰여 있는 방에서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등과 모였는데 쌍방울 직원들이 연어, 회덮밥 등 음식도 가져다주고 술도 한 번 먹은 기억이 있다"고 했다. 이 전 부지사의 진술은 검찰이 술자리를 가지면서 자신을 회유했다는 것인데 영화에서나 볼 법한 황당한 주장이다. 그럼에도 민주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는 이를 '진술 조작 모의 의혹'이라 이름 붙였다. 그러면서 "수원지검장과 수사 검사 등 관련된 모든 검사에 대한 대대적 감찰과 수사가 즉시 시작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사건을 담당한 수원지검은 즉시 "상상도 할 수 없는 황당한 주장"이라며 "수사팀을 계속 음해하는 것은 수사기관의 수사 과정을 왜곡하고 법원의 재판에도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매우 부적절한 재판 관여 행위"라고 반박했다. 이 전 부지사와 민주당의 검찰 협공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대북 송금 사건과 무관함을 기정사실화하기 위한 기획이란 의심을 지우기 어렵다. 이미 지난 8일 결심 공판에서 이 전 부지사의 변호인은 "이재명의 무죄를 주장한다. 이재명의 무죄가 이화영의 무죄를 의미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사건과 관련해 기소되지도 않았다. 민주당의 주장은 검사 탄핵 가능성도 열려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미 손준성 대구고검 차장검사와 이정섭 수원지검 2차장검사 탄핵소추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민주당은 이번 총선에서 175석을 얻어 대통령 탄핵을 벼르는 판국이다. 총선 승리는 사법적 면죄부가 아니다. 그러나 민주당의 행태는 총선 승리가 형사 재판도 무력화할 수 있는 마술 지팡이라도 된다는 식이다.

    2024-04-16 05:00:00

  • [관풍루] 이준석 “윤석열 정부, 정직하지 못한 방법으로 만회 강하게 비판” 으름장

    [관풍루] 이준석 “윤석열 정부, 정직하지 못한 방법으로 만회 강하게 비판” 으름장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개혁신당은 선명한 야당으로서 윤석열 정부가 정치적 위기를 정직하지 못한 방법으로 만회하려는 것에 대해 강하게 비판하겠다"고 으름장. '이재명의 민주당'에도 그렇게 해보지. ○…김경율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 한동훈 비대위원장에 대한 홍준표 대구시장의 비판 발언을 개의 행동에 비유하며 개 행동 교정 전문가 강형욱 씨를 소환. 정치인 말싸움에 정치와 무관한 사람 왜 끌어들이나.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수수 혐의로 기소된 무소속 윤관석·이성만 의원 등에 대한 첫 공판에서 혐의자 모두 기소 사실 전면 부인. 총선에서 민주당이 이겼으니 '오리발'도 힘 받을 듯.

    2024-04-16 05:00:00

  • [날씨] 4월 16일(화)

    [날씨] 4월 16일(화) "구름 많고 한때 비"

    2024-04-15 19:02:09

  • [오늘의 역사] 1972년 4월 16일 작가 가와바타 야스나리 자살

    [오늘의 역사] 1972년 4월 16일 작가 가와바타 야스나리 자살

    일본의 소설가 가와바타 야스나리가 유서도 남기지 않은 채 가스관을 입에 물고 자살했다. 가와바타는 유년기에 부모와 누이, 할머니를 잃었고, 할아버지 슬하에서 자랐지만 할아버지마저 열다섯 살 때 잃었다. 그 탓에 그의 소설에선 자주 우수에 젖은 서정성과 미화된 죽음이 묻어난다. 1926년 반자전적인 소설 '이즈의 무희'로 문단에 나온 가와바타는 소설 '설국'으로 1968년 일본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박상철 일러스트레이터 estlight@naver.com

    2024-04-15 15:44:28

  • [이덕일의 우리역사 되찾기] <4>영조 31년 나주괘서 사건을 보는 시각

    [이덕일의 우리역사 되찾기] <4>영조 31년 나주괘서 사건을 보는 시각

    영조 31년(1755) 2월 4일, 전라감사 조운규가 나주객사에 흉서가 걸렸다고 급보했다. 다른 곳에서 온 벼슬아치들이 묶는 곳이 객사(客舍)다. 나주객사인 망화루(望華樓) 정문에 흉서 한 장이 붙은 것이 '나주괘서사건'이다. ◆나주괘서사건과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이란 사전이 있다. 1991년 한국정신문화연구원(현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편찬했는데, "한민족의 문화유산을 집대성하여 편찬한 사전"이라고 스스로 설명하고 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은 "근세에 들어와서 국가사업으로 처음 기획되어 출간된 백과사전으로서 한국학 발전의 가장 초석이 될 만한 기초자료로 평가되어진다"라고 자화자찬하고 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은 '나주괘서사건'을 어떻게 설명하는지 살펴보자. 이 사전은 '나주괘서사건'의 '정의'에서 "1755년(영조 31) 소론(少論) 일파가 노론을 제거할 목적으로 일으킨 역모 사건"이라고 요약하고 있다. 소론 일파가 노론을 제거하려면 어떤 수단이 필요할까? 군사력이 되었든, 자체 무장한 사병들이 되었든, '무력동원'이 필수다. 그리고 비밀리에 준비하다가 상대가 방심하고 있을 때 허를 찔러 거사해야 한다. 그런데 '나주괘서사건'은 나주객사에 대자보 한 장을 붙인 사건이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의 '나주괘서사건'을 6하원칙으로 설명하면 도표처럼 된다.〈그래픽〉 ◆나주괘서사건은 무엇인가? 영조 31년 나주에 붙은 괘서, 즉 대자보의 내용은 무엇일까? 《영조실록》은 "글의 내용 가운데 조정에 간신이 가득해서 백성들의 삶이 도탄에 빠졌다"는 등의 말이 있었다고 전하고 있다. 영조는 좌의정 김상로, 우참찬 홍봉한 등을 불러 전라감사의 장계를 보이면서, "이는 황건적과 같은 종류인데, 틀림없이 무신년(이인좌의 난) 때의 여얼(餘孼:남은 잔당들)이다. 그러나 무신년에 최규서가 고변하였을 때도 나는 오히려 동요하지 않았다"면서 웃었다. 영조처럼 감정기복이 심한 인물이 자신의 치세를 비판하는 흉서를 내보이며 웃었다는 것은 그만큼 충격이 컸다는 반증이다. 영조는 승지 김치인에게 "흉서의 글씨가 인쇄한 것 같은데 왜 그런가?"라고 물었고, 김치인은 "그 본래 필적을 감추려고 한 것입니다"라고 답했다. 영조는 좌포도대장과 우포도대장을 불러서 기한을 정해 범인을 체포하라고 명했는데, 아무리 인쇄한 것처럼 글씨를 썼어도 그 범인을 잡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나주 정도의 고을에서 조정을 비판하는 대자보를 써서 붙일 인물을 추려내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범인 윤지와 동조자들 영조 때 발생하는 정치적 사건들은 대부분 경종독살설과 연관이 있었다. 숙종의 뒤를 이어 장희빈의 아들 경종이 즉위하자 노론은 경종을 제거하고 자신들이 왕으로 선택한 왕세제(王世弟) 연잉군(영조)을 왕으로 만들려고 하였다. 왕조국가에서 신하들이 왕을 선택하는 '택군(擇君)'은 역모행위였지만 노론은 끝내 경종을 독살하고 연잉군(영조)을 왕으로 만드는데 성공했다. 왕조국가에서 왕을 독살하고 즉위했으니 파장이 없을 수가 없었다. 나주벽서사건도 그중 하나였다. 며칠 지나지 않아서 벽서를 붙인 윤지(尹志:1688~1755)가 체포되었다. 윤지의 아버지 윤취상은 숙종 2년(1676) 무과에 장원급제한 후 병조참판과 훈련대장 등을 역임했는데, 경종을 내쫓으려는 노론에 맞서 경종을 보호하려 했던 무관이었다. 영조는 즉위 직후 윤취상을 사형시켰다. 아들 윤지는 제주도로 유배되었다가 영조 19년(1743) 귀양지가 나주로 옮겨져 30년째 유배생활하고 있었다. 범인이 밝혀지자 그와 만났던 사람들에 대한 대대적인 수사가 벌어졌다. 윤지와 편지를 주고받았던 전 나주목사 이하징은 영조의 친국에서 "김일경의 상소가 있은 뒤에야 비로소 신하로서의 절개가 있다고 여겼다"고 말해 영조를 충격에 빠뜨렸다. 김일경은 경종을 내쫓으려던 노론 4대신(김창집·이이명·이건명·조태채)을 사흉(四凶)으로 공격하는 상소문을 올려 노론정권을 무너뜨린 소론강경파였다. 소론의 자리에서 노론과 연잉군(영조)는 선왕(경종)을 독살한 역적들이었다. 체포 순간 죽음을 각오한 이하징은 "꿈에 윤취상을 배알했다"고까지 말했다. 임천대라는 인물은 윤지가 나주에서 30여 명을 모아 계를 만들었는데 먼저 벽서를 걸어 인심을 소란시킨 후 거사하자고 말했다고 자백했다. 거사 성공의 기본조건은 비밀성과 전격성이다. 비밀리에 사람들을 모았다가 전격적으로 기습하는 것이 거사 성공의 기초였다. 그런데 불과 30명의 계를 믿고 벽서를 붙여서 공개한 후 거사하겠다는 계획은 무모하기 짝이 없었다. 고문에 의해 만들어진 자백들일 뿐이다. 영조는 윤지와 아들 윤광철 부자를 사형시킨 후 그의 집을 연못으로 만들과 이하징·박찬신 등 수많은 사람들을 윤지와 연루자로 몰아 처형했다. 또한 이미 사망한 소론대신 조태구·유봉휘 등에게도 역률을 추가했다. ◆영조를 비판하는 과거 답안지 영조는 같은 해 4월 태묘(太廟:종묘)에 나가 역적들을 모두 토벌했다고 고하고 5월 2일에는 역적토벌을 축하하는 토역(討逆) 경과(慶科)를 베풀었다. 그런데 과거시험장에서 영조의 치세를 비난하는 시권(試券:과거답안지)이 제출되었다. 또한 답안 대신 역적을 고변한다는 〈상변서(上變書)〉를 제출한 과거응시생도 있었는데, 《영조실록》은 "임금이 다 보지 못하고 상을 치면서 눈물을 흘렸다"고 말할 정도로 큰 충격을 받았다. 영조는 보여(步輿)를 타고 종묘에 가서 엎드려, "나의 부덕으로 욕이 종묘까지 미쳤으니 내가 어떻게 살겠는가?"라고 울었다. 과거답안지들은 모두 경종독살설에 대한 내용들이었을 것이다. 영조는 역적으로 토벌하는 군사를 일으킨다는 뜻에서 갑주(甲冑)를 입고 친국에 임했는데, 《영조실록》은 이때 영조의 상태가 정상이 아님을 전하고 있다. 「이때 임금이 크게 노하고 또 매우 취해서 윤혜의 수급(首級:머리)을 깃대 끝에다 매달고 백관에게 돌아가며 조리돌리도록 명하면서, "김일경과 목호룡의 마음을 품은 자는 나와서 엎드려라"라고 말했다.……임금이 일어나 소차(小次)로 들어가 취해 드러누웠다.(『영조실록』 31년 5월 6일)」 분노 속에서 술까지 마신 영조는 이성을 상실했고, 두 사건과 조금이라도 연루된 인물은 모두 죽였다. 사도세자가 이 사건 7년 후인 영조 38년(1762) 뒤주 속에 갇혀 죽게 된 것도 영조와 노론의 광기에 맞서 무고한 인사들을 조금이라도 구하려고 노력했기 때문이다. ◆남은 것은 경종에 대한 충심 아무런 방어수단도 없이 죽어가는 소론인사들에게 남은 것은 사육신처럼 경종의 충신이라는 심적 확신뿐이었다. 영조는 그해 5월 16일 좌의정 김상로에게, "연달아 없애 다스려도 조금도 징계되어 그치지 않으니 장차 어찌해야 하겠는가"라고 물었다. 김상로는 "이는 반드시 큰 소굴이 있어서 적(賊)들이 이를 믿기 때문입니다"라고 답했고, 영조는 "내가 반드시 그 소굴을 찾아낸 후에야 편하게 잠을 잘 수 있겠다"고 다짐했다. 이 모든 사건의 뿌리가 자신과 노론이 경종을 독살한 데서 비롯되었다는 사실을 인정하려 하지 않았다. 이 사건의 '경과 및 결과'에 대해서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은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윤지는 거사 전에 우선 인심을 동요시키고자 1755년 1월에 나주객사에 나라를 비방하는 괘서를 붙였고, 푸닥거리로 민심을 현혹시키며 동지 규합에 힘을 썼다. 그러나 거사 전에 괘서가 발각되었다. 이로써 윤지는 전라감사 조운규에게 체포되고, 서울로 압송되어 영조의 친국(親鞫)을 받았으며, 그해 2월에 처형당하였다.(《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비밀수사를 통해 윤지가 붙인 괘서를 발견했다는 식의 설명이다. 《두산백과》는 이 사건을 '나주벽서사건'이라고 부르는데 그 설명은 마찬가지다. 이 사전은 '요약'에서 "1755년(영조 31) 소론의 윤지 등이 일으킨 모역(謀逆) 사건"이라고 정의하고, "우선 민심 동요를 위하여 1755년 나라를 비방하는 글을 나주객사에 붙였는데, 이것이 윤지의 소행임이 발각되어 거사하기 전에 붙잡혀 서울로 압송되었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마치 윤지가 세력을 모아 거사하려고 했는데 비밀수사를 통해 거사를 미리 막았다는 식의 설명이다. 나주객사에 벽서 한 장 붙인 사건과 영조의 치세를 비판하는 과거답안지가 제출된 사건으로 사형 당한 인사는 200여명, 귀양 가거나 가족으로 연루되어 노론가의 노비로 전락한 인사들은 300여명에 달한다. 영조는 같은 해 "의리와 사정을 밝게 비추어 보살핀다"는 뜻의 《천의소감(闡義昭鑑)》을 발간했다. 경종을 내쫓으려 한 노론 4대신은 모두 충신이고 경종을 독살하려했던 김용택 등도 모두 충신이라는 내용이었다. 영조가 임금이고 노론이 집권당이던 270여년 전에 편찬한 《천의소감》은 그렇다고 치고 대한민국 국고로 편찬한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은 왜 노론의 일방적 입장만 수록하고 있는가.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과 《두산백과》의 '나주괘서(벽서)사건' 설명은 노론 당원 교육용 교재지 객관적 내용을 담은 사전이 아니다. 노론의 마지막 당수가 나라 팔아먹은 이완용인데, 이들의 역사관이 아직까지도 한국 사회의 주류로 행세한다는 사실만큼 비극적인 사실도 찾기 쉽지 않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의 6하원칙으로 보는 나주괘서사건 누가 / 소론일파가언제 / 영조 31년 2월 4일에왜 / 노론을 제거하려어디서 / 나주객사에서어떻게 / 대자보 한 장을 붙여서무엇을 / 노론을 제거하려

    2024-04-15 13:39:05

  • [사설] 총선 승리가 법적 사면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대장동 사건' 변호사의 일원으로 이 대표의 최측근 정진상의 변호를 맡은 김동아 4·10 총선 당선인(서울 서대문갑)이 "사법부 개혁을 넘어 (사법부)에 대한 민주적 통제가 필요하다"고 말해 논란이다. 그는 투표일 전날 이 대표가 재판에 출석한 것에 대해 "헌정 질서에 대한 사법부의 도전" 운운하며 "선거 질서를 훼손하는 정도의 재판 진행이었다고 생각되고 이 부분은 민주적 통제가 돼야 한다"고 했다. 그는 그러나 이 대표의 재판 3건 중 ▷위증교사 의혹과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재판부가 선거 이후로 재판 일정을 연기해 준 데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민주적 통제'는 사법부에 대해 탄핵이나 인사권 등을 통해 통제하고 압박하겠다는 뜻으로 읽기에 충분하다. 총선에서 이겼으니 사법부도 마음대로 통제·조종하겠다는 오만이다. 사법부를 압박해 이 대표에 대한 사법적 심판을 무력화하려는 의도가 아닌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그가 입에 올린 '사법부 통제'는 중국과 북한 등 공산주의 국가의 사법부 통제를 연상시킨다. 중국 법원은 중국 공산당의 엄격한 통제를 받고 있다. 법원 인사가 독립돼 있지 않으며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회는 법률 해석까지 한다. 최고 권력 기구가 최상급 법원의 판결을 좌우하는 셈이다. 또한 각급 법원에 조직돼 있는 당 위원회 서기가 법원장을 지도한다. '민주적 통제'가 중국식 사법 통제와 유사한 것이라면 위험하기 짝이 없다. 대법원은 1, 2심에서 징역 2년의 유죄를 선고받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의 상고심 사건을 대법원 3부로 배당했다.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의 항소심 재판에서 징역 4년을 선고한 엄상필 대법관이 주심이다. 조 대표가 엄 대법관 기피나 회피 신청을 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으나 피고인이 본인 재판을 맡은 법관이 과거 자신의 가족에게 유죄 판결을 내렸다는 이유로 내는 기피 신청은 형사소송법상 허용되지 않는다. 그런 만큼 대법원은 흔들리지 말아야 한다.

    2024-04-15 05:00:00

  • [사설] 이례적 원·달러 환율, 물가에도 비상 걸렸다

    원·달러 환율이 1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1천375.4원까지 올랐다. 13일 역외 시장에선 1천385원을 돌파했다. 달러 환율 1천375원 선 돌파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1997∼1998년), 글로벌 금융위기(2008∼2009년)와 미국 기준금리 인상으로 달러 초강세를 보인 2022년 정도다. 환율 1천400원대 우려마저 나온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3.50%로 10회 연속 동결하면서 환율은 치솟았다. 블룸버그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높이지 않은 것을 환율 상승 이유로 들면서 위험자산 기피 등에 따른 한국 증시 약세도 함께 원인으로 꼽았다. 실제로 같은 날 외국인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200 선물을 1조2천억원어치 이상 순매도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기준금리 인하 시기가 늦춰지고, 횟수는 줄어들면 고환율은 예상보다 오래 지속될 수 있다. 수입 물가는 초비상이다. 14일 식료품 원료 중 하나인 코코아는 연초 대비 1.4배 이상 올랐다. 사상 최고치다. 설탕 가격은 2022년 대비 20%가량 치솟았고, 오렌지주스 원액 가격도 2022년에 비해 2배 수준이다. 중동발 전쟁 확산 우려에 연일 오르는 국제 유가는 더 부담이다. 이란은 13일(현지시간) 밤부터 14일 오전까지 이스라엘을 겨냥해 미사일과 드론을 200발 넘게 발사하면서 심야 대공습을 단행했다. 국제 원유 주요 운송로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 시 배럴당 100달러는 쉽사리 넘어설 전망이다. 지정학적 위기감에 공급망 붕괴 위험까지 겹쳐 대표적 안전 자산인 달러 수요는 더 오를 전망이다. 단기간 환율이 급등했지만 외환 당국은 별 움직임이 없다. 달러 강세가 세계적 현상인 데다 해외 투자자산 확대로 과거처럼 경제 위기 우려도 없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그럼에도 고물가와 저성장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뒤늦은 대책은 상응하는 피해를 수반한다. 총선 이후 코리아 밸류업 프로그램 무산 우려마저 나온다. 당장 환율 대비책을 내놓지는 않더라도 고물가 불안 해소책 마련은 시급해 보인다.

    2024-04-15 05:00:00

  • [사설] 여·야는 ‘의정 갈등’ 해소를 ‘협치 1호’ 과제로 다뤄라

    의대 정원 2천 명 증원을 놓고 벌어진 의정(醫政) 갈등이 여당의 총선 참패로 복잡한 양상을 보인다. 강경했던 정부는 총선을 앞두고 사태 장기화에 따른 비판 여론을 의식해 원칙 고수와 유연한 대응 사이에 우왕좌왕했다. 특히 총선에서 여당이 참패하면서 더 주춤하는 모습이다. 의사 단체들은 내홍으로 총선 직후 열기로 했던 의료계 합동 기자회견을 연기했다. 의정 대화는 오리무중이다. 정부는 총선 이후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앙사고수습본부 회의만 열고, 이전처럼 언론 브리핑을 통한 '의료 개혁 메시지'를 내놓지 않고 있다. 정부는 곧 브리핑을 재개하겠지만, 총리와 대통령실 참모진의 사의 표명과 개각 분위기로 어수선해 당장 특별한 입장을 내놓을 가능성은 낮다. 2천 명 증원 유지냐, 아니면 유화책을 걸고 협상하느냐는 기로에서 고심만 깊어지고 있다. 의사 단체들도 갈팡질팡한다.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와 차기 의협 회장, 전공의 등이 이견을 노출하면서 사태를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 특히 의사 단체는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의 총선 압승으로 바짝 긴장하고 있다. 야권이 의사들이 반대하는 '지역의사제' '공공의대' 등의 정책에 드라이브를 걸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주도한 '지역의사 법안'과 '공공의대 법안'은 지난해 12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통과됐고, 현재 법사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의정 갈등은 시간을 끌수록 더 꼬인다. 진료 공백으로 국민들의 피해는 커지고 있다. 지난달 26일 부산에서는 50대 대동맥 박리 환자가 수술할 병원을 찾지 못하고, 4시간여 만에 울산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의료 공백 사태와 연관성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이런 일들이 이어지면 정부와 의료계는 국민들의 준엄한 심판을 받을 것이다. 정부와 의사 단체는 정치적 계산과 이해득실을 떠나 국민을 최우선하는 해법을 찾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정치권의 적극적인 중재가 필요하다. 여야는 총선에서 드러난 민의를 받들어 의정 갈등 해결을 '협치 1호' 과제로 다루길 제안한다.

    2024-04-15 05:00:00

  • [관풍루]곽상언 “노무현 정치 계승하라는 국민의 준엄한 명령을 받들겠다”고 밝혀

    [관풍루]곽상언 “노무현 정치 계승하라는 국민의 준엄한 명령을 받들겠다”고 밝혀

    ○…'울산시장 선거 개입'으로 징역 3년 선고받은 조국혁신당 황운하 비례대표 당선인, SNS에 윤석열 대통령을 겨냥한 "사퇴하지 않으면 탄핵당할 것"이라는 취지의 글 공유. 돌부처도 얼굴을 돌릴 꼴불견. ○…곽상언 더불어민주당 서울 종로 당선인, 장인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 찾은 뒤 "노무현 정치 계승하라는 국민의 준엄한 명령을 받들겠다"고 밝혀. 장모의 검은돈 수수(혐의)와 장인의 정치 상관 관계는?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 45%와 46%로 바이든이 트럼프를 1%포인트 차이로 좁힌 여론조사 결과 나와. 4·10 총선 결과에 멘붕 된 한국 유권자 여기서라도 위안 얻으려나.

    2024-04-15 05:00:00

  • [날씨] 4월 15일(월)

    [날씨] 4월 15일(월) "흐리고 비"

    2024-04-14 18:59:44

  • [매일춘추] 다시 한번 불러보는, 클라라 클라라

    [매일춘추] 다시 한번 불러보는, 클라라 클라라

    2024년 3월 26일, 미국의 세계적인 조각가 리처드 세라(Richard Serra)가 85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그는 동시대 미술의 유명 작가 중 하나로, 압도적인 규모와 독특한 조각품들로 언제나 한 번에 시선을 사로잡았다. 주로 철을 소재로 삼아 철판을 비틀거나 산화시켜 독특한 색감을 만들어내는 그의 작품들은 관객에게 단순한 관찰 이상의 경험을 선사한다. 세라는 1970년대에 들어서 그의 대표 시리즈인 거대한 철판을 활용한 작품을 선보였다. 그는 뉴욕현대미술관에서 두 번의 회고전을 열었으며, 스페인의 구겐하임 미술관과 카타르 브루크 자연보호구역에는 영구적으로 그의 작품이 전시되기도 했다. 하지만 그의 공공미술품이 항상 사랑받았던 것은 아니다. 녹슨 철을 사용해 시간의 흐름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것에 위대함을 느끼는 이들도 있지만, 녹이라는 성질에서 오는 부정적인 느낌이 거대하게 펼쳐지는 것이 위협적으로 느껴진다는 이들도 있기 때문이다.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인 '기울어진 호(Tilted Arc)'는 1981년 뉴욕 페더럴 광장에 설치됐으나 사람들의 반대로 8년 후 철거됐다. 그리고 프랑스에도 이러한 작품이 하나 있다. '클라라-클라라(Clara-Clara, 1983)'는 1983년 파리의 한 공원에 설치됐다. 약 3미터가 넘는 높이의 두 개의 곡선 모양의 코르텐강 패널이 대칭의 모습을 이루고 있는 작품이었다. 하지만 시민들은 작품이 아니라 건설 현장 같다며 반발했고, 결국 이 작품은 1985년에 13구역의 작은 공원으로 옮겨졌다. 그러나 이를 미술로 받아들지 못한 이들이 그 위에 그라피티를 그리거나, 노숙자들의 피난처가 되는 등 아름다움보다는 흉물로 시민들에게 각인되면서 1990년에 이 공원에서 마저 퇴출당했다. 2008년, 이 작품은 미술계의 지원으로 원래의 위치에 복원됐다. 하지만 여전히 그의 작품은 사람들의 발자국과 손자국으로 뒤덮였고, 2009년 다시 분해돼 창고로 옮겨졌다. 그리고 2010년 이브리쉬르센 지역의 정수처리 시설 공터에서 발견돼 지금까지도 여전히 그곳에 고철처럼 쌓여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2년, 세라 역시 프랑스에서 버려진 '클라라-클라라'가 자리를 찾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이야기한 적 있다. 예술성과 공공성을 동시에 갖추어야 인정받는 공공미술의 특징상, 당시 그의 작품은 대중에게 환대받지 못했다. 하지만, 현재 현대미술 거장의 별세로 그의 예술성이 다시금 주목받는 이때가 다시 한번 그의 아픈 손가락 중 하나가 제자리를 찾을 수 있는 기회가 온 것 아닐까? 파리의 랜드마크인 에펠탑도 처음에는 천덕꾸러기였지만, 지금은 프랑스를 대표하는 랜드마크가 된 것처럼, 시간이 흘렀으니 대중들의 평가도 달라질 수 있다. 전 세계가 주목하는 올림픽과 더불어, 프랑스의 예술가에 대한 존경과 추모의 의미로 다시금 그의 '클라라-클라라'를 다시 볼 수 있게 되기를 기원해 본다.

    2024-04-14 13:56:17

  • [오늘의 역사] 1980년 4월 15일 실존주의자 사르트르 타계

    [오늘의 역사] 1980년 4월 15일 실존주의자 사르트르 타계

    프랑스 실존주의 철학자 장 폴 사르트르가 세상을 떠났다. 그는 철학자이자 문학가요, 정치사상가였지만 그보다 먼저 실천적 지식인이었다. 1964년에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결정되었으나 '부르주아들의 상'이라며 수상을 거부했고, 학창시절부터 연인이었던 시몬 드 보부아르와의 동반자적 계약 결혼 역시 '부르주아 결혼'에 대한 저항의 결과였다. 두 사람은 현재 파리 몽파르나스 묘지에 나란히 묻혀있다. 박상철 일러스트레이터 estlight@naver.com

    2024-04-13 07:30:22

  • [오늘의 역사] 1743년 4월 13일 미국 제3대 대통령 제퍼슨 출생

    [오늘의 역사] 1743년 4월 13일 미국 제3대 대통령 제퍼슨 출생

    미국 독립 선언서의 기초자인 대통령 토머스 제퍼슨이 태어났다. 유럽의 계몽사상을 자신의 평생 정치 철학으로 삼은 그는 폭넓은 지식과 교양, 재능으로 벤저민 프랭클린과 더불어 18세기 미국 최대의 르네상스 맨으로 평가된다. 그는 현재까지도 역대 미국 대통령 중 가장 훌륭한 대통령 중 하나로 인정받지만, '사람 밑에 사람 없고 사람 위에 사람 없다'는 평소의 신념에도 불구하고 200여 명의 노예를 소유했고 흑인과 아메리카 원주민을 부정했다. 박상철 일러스트레이터 estlight@naver.com

    2024-04-13 06:30:00

  • [사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이번이 마지막이어야 한다

    51.7㎝ 길이의 괴이한 투표용지로 유권자를 혼란스럽게 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는 22대 총선이 마지막이어야 한다. 직능대표 추천으로 전문성을 강화하고, 소수의 목소리를 반영한다는 제도의 취지를 퇴색시켰음이 확인됐다. 재판 중인 정치인의 방탄 용도나 명예 회복 용도로 급조된 정당의 의석 확보 도구로 전락했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의 명분은 소수 정당의 원내 진출 활성화였다. 그러나 이번 총선 비례대표 투표에서 소수 정당의 진입 통로는 확장되지 않았다. 조국혁신당과 개혁신당 두 곳만 선택받았다. 이 중 조국혁신당은 소수 정당이라 말하기 민망하다.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 등의 몫을 배정한 더불어민주당 주축의 더불어민주연합도 마찬가지였다. 자기 정파의 입맛에 맞는 비례정당의 원내 입성에 안전판을 마련해 줬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특히 조국혁신당의 등장은 기가 막히는 광경이었다. 조국, 황운하 등 재판이 진행 중인 인사들이 이름을 올렸다. 비례대표만 노렸다. 24%의 득표율로 12명의 국회의원을 배출했다. 창당 한 달 만에 제3당이 됐다. 준연동형에 사활을 걸었던 녹색정의당은 원외 정당이 됐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헷갈리고 복잡하다는 비판은 진작에 나왔다. 그럼에도 국민들은 의석 계산법을 알 필요가 없다며 무시했다. 취지만 찬란했지 꼼수가 판을 쳤다. 위성정당 급조는 기본값이다. 정당 난립으로 구분이 어렵다며 선순위 기호를 받으려 현역 의원도 빌려준다.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힘들다. 공약마저 없는 일회성 정당의 난립도 막지 못한다. 전국 득표수 1만 표 이하 정당도 여럿이다. 준연동형이 시행된 21대 총선의 정당 수는 35개, 이번에도 38개였다. 51.7㎝ 투표용지는 유권자에게 폭력이다. 준연동형의 의의를 살린다며 거대 양당의 위성정당을 금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순진한 발상이다. 정당의 태생은 수권이 목적이다. 한두 석에도 권력 지형이 바뀐다. 선의에 기대기 어렵다. 비례대표제의 애초 취지를 돌아봐야 한다.

    2024-04-12 05:00:00

  • [사설] 범야권 대승, 민주당 책임 정치로 수권 정당 모습 보여야 한다

    더불어민주당이 22대 총선에서 위성정당 비례 의석을 포함해 175석을 차지했다. 야권 전체 의석을 포함하면 192석 거야(巨野) 정치 세력이 탄생한 것이다. 1987년 대통령 직선제 도입 이후 치러진 총선에서 야권이 이번처럼 여당을 압도한 적은 없었다. 이로써 민주당은 국회의장도, 상임위원회 위원장도 거의 대부분 손에 넣게 됐다. 대통령 탄핵과 단독 개헌 정도를 빼면 거의 모든 사안에서 무소불위의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 그만큼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가 무거운 책임을 지게 됐다는 말이기도 하다. 이번 총선 승리를 민주당이 잘해서 받은 평가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민주당은 21대 국회에서 과반을 훨씬 넘는 거대 의석으로 '방탄 국회' '정파적 입법' '국정 발목 잡기' '이재명 대표 사당화' 등 각종 논란을 일으켰다. 국민 심판을 받아 총선에서 대패했더라도 하나도 이상할 게 없었다. 그럼에도 윤석열 정부 심판 열기와 '조국혁신당 바람'을 타고 거대 의석을 차지하는 행운을 얻었다. 22대 국회에서 민주당은 완전히 거듭나야 한다. 또다시 21대 국회와 같은 모습을 보인다면 준엄한 국민 심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극렬 지지층의 요구에 부응하느라 무리한 입법을 몰아붙이거나 조국혁신당과 선명성 경쟁을 하느라 극단 정쟁으로 흐르거나, 이재명 대표의 방탄을 위한 사법 무력화에 나선다면 정국은 대혼란에 빠지고 그 책임은 민주당이 지게 될 것이다. '민주당의 이재명이 아니라 이재명의 민주당' 같은 오만한 생각도 걷어 내야 한다. 민주당은 21대 국회와 다른 책임 정치, 국민과 국가를 위한 정치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 주기 바란다. 참패한 국민의힘도 거듭나야 한다. 국민의힘의 총선 패배가 대한민국의 패배, 윤석열 정부의 실패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정리할 것은 정리하고, 구축할 것은 새롭게 구축해야 한다. 아울러 야권과 협력, 정부와 소통으로 여당으로서 해야 할 바를 실천해 나가야 한다. 야권의 총선 승리와 여권의 패배는 또 다른 시작이지 끝이 아니다.

    2024-04-12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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