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야구대표팀이 일본 사회인(실업) 대표팀에 충격적인 완패를 당했다.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25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하시 시민구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야구 슈퍼라운드 1차전 한일전에서 일본에 0-5로 졌다.
◆프로 한국, 사회인(실업) 일본에 무득점 완패
한국은 KBO리그 프로 선수들로 대표팀을 꾸렸고, 일본은 전원 사회인야구 선수들로 이번 대회에 나섰다. 일본 사회인야구가 기업팀 중심의 엘리트 실업야구 무대라고는 하지만, 간판만 놓고 보면 프로 대표팀인 한국의 우세를 예상하는 시선이 많았다.
그런 만큼 이날 패배는 단순한 1패 이상의 충격으로 남았다.
선발 싸움에서도 희비가 뚜렷했다.
일본의 왼손 선발 히구치 신(오지)은 7이닝 동안 4안타만 허용하며 한국 타선을 무실점으로 봉쇄했다. 최고 구속은 시속 140㎞대 중반이었지만 정교한 제구와 스플리터·커브를 섞어 타이밍을 빼앗았다.
히구치는 대학 졸업 후 프로 지명을 받지 못해 지난해 사회인(실업)팀 오지에 입단한 선수다. 평소 회사 시설부 업무와 훈련을 병행하는 데다, 불과 3일 전 중국전에서 86구를 던지고도 다시 선발로 나와 7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반면 한국 선발 소형준(KT 위즈)은 3이닝 3실점(2자책)으로 일찍 마운드를 내려갔다. 3회에만 적시타와 내야 타구로 3점을 내주며 흐름을 빼앗겼다. 이후 조병현(SSG 랜더스)도 6회 2실점하며 일본의 추가점을 막지 못했다.
야구팬들 사이에서 한일전을 앞두고 자주 나오던 "한국은 프로, 일본은 사회인(실업)인데도 마음을 놓을 수 없다"는 자조가 현실이 된 셈이다. 동시에 일본 사회인야구의 두터운 선수층과 경쟁력을 다시 확인시킨 경기이기도 했다.
◆결승행 경우의 수 복잡해졌다…중국-대만전도 변수
이번 패배로 한국의 결승 진출과 금메달 도전에도 부담이 커졌다.
한국은 조별리그에서 대만을 5-0으로 꺾은 결과를 안고 슈퍼라운드에 올라왔기 때문에 일본에 패했어도 아직 결승 진출 가능성은 남아 있다. 우선 남은 중국전을 반드시 잡는 것이 중요하다.
다만 이날 뒤이어 열리는 중국-대만전 결과에 따라 경우의 수가 크게 달라진다. 대만이 중국을 꺾을 경우 한국·일본·대만 사이에 2승1패의 3자 동률 가능성이 생길 수 있고, 이 경우 상대 전적만으로 순위를 가리지 못해 TQB(Team's Quality Balance·동률 팀끼리 경기에서 이닝당 득점과 실점을 따지는 지표)까지 계산해야 할 수 있다.
반대로 중국이 대만을 꺾는다면 26일 한국-중국전의 중요성이 더욱 커진다. 결국 한국은 일단 중국전을 이긴 뒤 다른 경기 결과까지 지켜봐야 하는 처지가 됐다.
◆금메달엔 병역특례도…'면제로이드'도 시험대
병역 의무가 남아 있는 일부 선수들에게는 금메달이 체육요원 편입과 직결되는 만큼 이번 패배의 무게는 개인적으로도 작지 않다.
야구팬들은 병역특례가 걸린 국제대회에서 선수들의 집중력이 올라가는 모습을 두고 우스갯소리로 '면제로이드'라고 부르기도 한다. 의학적 도핑이 아니라 병역특례라는 강한 동기부여를 경기력에 빗댄 표현이다. 아시안게임 5연패와 병역특례가 동시에 걸린 만큼 이른바 '면제로이드' 효과가 남은 경기에서 나타날지도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다.
◆아시안게임 일본전 패배 20년 만…2006 도하 이후 처음
이번 패배는 기록으로도 뼈아프다.
한국이 아시안게임 야구에서 일본에 패한 것은 2006 도하 대회 이후 20년 만이다. 당시 한국은 일본에 7-10으로 졌다.
더구나 이번 일본 대표팀 역시 전원 사회인(실업) 선수들로 구성됐다. 한국이 아시안게임에서 사회인 중심 일본 대표팀에 패한 것도 2006년 이후 처음이다.
한국은 이후 2010 광저우, 2014 인천, 2018 자카르타·팔렘방, 2022 항저우 대회를 연속 제패하며 아시안게임 4연패를 달성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사상 첫 5연패를 노렸지만 최대 고비로 꼽힌 일본전에서 0-5 영봉패를 당하며 금메달 가도에 큰 변수를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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