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군위농업, 순환에서 길을 찾다] (상)경축순환농업으로 미래 농업 돌파구 만들어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 가
  • 가

축산과 농업 연계한 선순환 구조로 지속가능한 농업환경 조성
분뇨를 비료로 활용, 재배한 조사료는 다시 사료로

[{IMG01}]

2023년 대구시로 편입된 군위군은 심각한 소멸위기에 처해있다. 인구는 2만2천명에 불과하고 주민 평균 연령은 60세에 이를 정도로 고령화된 상태다. 지역 경제를 선도하는 기업이 없고 영세농 위주에 대표 농산물도 찾기 어렵다.

이에 군위군은 '순환농업'을 통한 경쟁력 회복에 나섰다. 우선 가축 분뇨를 자원화하고 이를 다시 농가에 공급하는 '경축순환'을 통해 농업 경쟁력을 되찾고 있다.

더불어 대구시 편입을 계기로 가까운 거대 소비시장에 신선한 로컬푸드를 공급, 이를 농가의 판로 확대와 공급 증가로 이어가는 '유통순환'을 통해 생존의 길을 모색하고 있다. 순환에서 길을 찾은 군위군의 '순환 농업' 정책을 두 차례에 걸쳐 살펴본다.

군위군이 핵심 농정과제로 추진 중인 '경축순환농업'은 지속 가능한 미래 농업의 핵심 대안으로 꼽힌다.

축산농가에서 발생한 가축분뇨는 자원화해 농작물을 재배하는 경종농가의 비료로 쓰고, 재배한 조사료와 농업 부산물은 축산 농가에서 다시 활용하는 선순환 구조 덕분이다.

이러한 순환 구조는 축산분뇨 처리 등 환경 부담을 완화하고, 토양 생태계 개선과 농가 경영비도 절감하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

대구 군위군 유기질비료 공급량 추이(단위 포대)
대구 군위군 유기질비료 공급량 추이(단위 포대)

◆2년 만에 5배로 늘어난 조사료 경작

지난달 15일 대구 군위군 의흥면 연계리 한 옥수수밭. 3천300㎡ 규모의 옥수수 밭은 수확에 한창이었다. 밭을 빼곡하게 채운 옥수수는 여느 옥수수보다 키가 훨씬 컸다. 높이가 3m에 달하고 옥수수 알도 샛노란 빛깔을 띠고 있다. 모두 사료용 옥수수의 특징이다.

거대한 사료작물수확기가 굉음을 내며 옥수수 밭을 깎아나갔다. 밭을 크게 휘돌며 베어 넘긴 옥수수는 수확기로 빨려 들어간 뒤 둥글게 말린 '베일' 형태로 툭툭 배출됐다.

이어 결속기가 다가가 발효에 필요한 첨가제를 섞은 뒤 하얀 비닐로 단단하게 감쌌다. '마시멜로' 또는 '공룡알'로 불리는 곤포 사일리지다.

'곤포'는 수확한 옥수수나 사료 작물을 원형으로 망을 씌우고 비닐로 감싸 공기를 차단하는 것을 뜻한다.

1시간 남짓 지나자 넓은 옥수수밭은 곤포 사일리지 26개로 바뀌었다. 사일리지는 축산 농가로 옮겨져 3개월가량 숙성된 뒤 소들의 한 끼 식사가 된다.

이 옥수수밭은 청목영농조합법인에서 위탁 재배하고 있다. 청목영농조합에서 직접 재배하는 조사료 경작 면적만 56만2천㎡. 호밀이 33만㎡로 가장 넓고, 옥수수와 수단그라스가 각각 13만㎡, 10만㎡ 를 차지한다.

조사료 재배가 크게 확대된 건 3년 전부터다. 군위군은 사료용 옥수수 재배에 필수적인 고가의 사료자동수확기를 구입해 농업 법인에 임대하는 방식으로 조사료 재배를 장려했다.

이에 따라 옥수수 등 하계 조사료 재배면적은 2023년 12㏊에서 이듬해 42㏊로 크게 늘었고, 지난해에는 60㏊로 확대됐다. 2년 만에 재배 면적이 5배나 증가한 셈이다.

가축 분뇨로 생산한 유기질 비료도 재배 면적 증가에 한몫을 했다.

도형우 청목영농조합법인 대표는 "옥수수는 다비식물이어서 많은 비료 투여가 필요한데, 가축 분뇨로 만든 유기질 비료나 액비를 투여하면서 생산량이 크게 늘었다"고 했다.

한우 농가에서는 경축순환농업을 통해 생산된 조사료를 먹일 경우 사료비 부담을 크게 낮출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대구 군위군 의흥면 이태관시 농장에서 소에게 마른 수단그라스를 먹이고 있다. 장성현 기자
한우 농가에서는 경축순환농업을 통해 생산된 조사료를 먹일 경우 사료비 부담을 크게 낮출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대구 군위군 의흥면 이태관시 농장에서 소에게 마른 수단그라스를 먹이고 있다. 장성현 기자

◆비료로 거듭나는 가축 분뇨…농가 '반색'

경축순환농업이 확대되면서 지역 축산농가도 반색하고 있다. 조사료 증가로 사료비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는 데다, 축산 분뇨 처리 부담도 크게 줄일 수 있어서다.

지난달 17일 오후 군위군 의흥면 금양리 한 한우 농가. 저녁 식사 시간인 오후 5시에 다다르자 소들이 앞다퉈 울어대기 시작했다.

축사 입구에 있는 금속대를 내리자 구유에 사료가 우르르 쏟아졌다. 농장주인 이태관(72) 씨가 사료를 비운 구유에 조사료를 듬뿍 얹었다. '음메' 소리로 시끄럽던 축사에는 소들이 우적우적 먹이를 씹는 소리만 가득했다.

이 씨는 이곳에서 한우 80마리를 키우고 있다. 절반이 넘는 50마리는 체중 500㎏ 정도인 번식우이고, 나머지는 체중 800㎏을 훌쩍 넘는 거세 비육우다.

그는 "경축순환농업으로 사료비 부담이 크게 줄었다"고 했다. 이 씨는 3만2천㎡ 가량의 농지에서 옥수수와 호밀 등 조사료를 이모작으로 재배하고 있다.

이 씨는 "소 한 마리가 한 달에 볏짚 사일리지를 3롤 정도, 사료는 하루 2~3㎏을 먹는데 옥수수로 대체할 경우 비용 부담이 3분의 1 이하로 줄어든다"고 했다.

특히 사료를 대체하는 옥수수의 경우 우유 생산량이 늘고 번식률도 높아지지만 아직 공급량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는 상황이다.

군위축협 자연순환센터는 각 축사에 수거한 분뇨를 유기질비료로 생산해 다시 농가에 보급한다. 군위군에 따르면 지난해 지역 농가에 보급된 유기질비료는 115만4천포대에 달했다.

대구 군위군은 지역 영농조합법인에 사료용 옥수수 수확기기를 임대해 재배 면적 확대를 유도하고 있다. 지난달 15일 대구 군위군 의흥면 연계리 한 옥수수밭에서 사료용 옥수수를 수확하는 현장. 장성현 기자.
대구 군위군은 지역 영농조합법인에 사료용 옥수수 수확기기를 임대해 재배 면적 확대를 유도하고 있다. 지난달 15일 대구 군위군 의흥면 연계리 한 옥수수밭에서 사료용 옥수수를 수확하는 현장. 장성현 기자.

◆자원 순환 구조 구축…'일거양득'

군위군은 2022년 자연순환농업 육성과 관련한 조례를 제정하는 한편, 경종농가의 유기질비료 사용을 확대하고자 지원 사업을 대폭 강화했다.

'축산농가의 분뇨 → 경종농가의 유기질비료 → 경종농가의 조사료 생산 → 축산농가의 사료 이용'으로 이어지는 자원순환 구조를 구축하겠다는 취지다.

군위군에 따르면 유기질비료 공급량은 2022년 65만6천포에서 지난해 115만4천포로 48.7% 증가했다. 올해도 유기질비료 119만3천포를 공급할 예정이다.

군위군은 정부지원금에 지방비를 더해 농민들의 부담을 53% 가량 낮췄다.

지역 농·축협도 지역 협력사업을 통해 유기질비료 1포대 당 1천400원을 추가 지원하는 등 비료 1포당 2천900원을 지원하고 있다.

군위군은 올해 농림축산식품부 공모에서 조사료 전문단지 조성 사업 대상으로 최종 선정됐다. 이에 따라 오는 2029년까지 의흥면 일대에 30㏊ 규모의 조사료 전문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또 향후 5년간 30㏊ 이상을 추가 육성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더불어 조사료 품질 향상을 위한 실증시험을 추진하는 등 생산량 확대와 품질 경쟁력 확보에도 나서고 있다.

군위군 관계자는 "앞으로도 유기질비료 공급 확대와 조사료 생산기반 확충, 품질향상 기술개발 등을 연계해 군위만의 지속가능한 경축순환농업 모델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07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국제
조희대 대법원장이 부친 장례 후 받은 조의금을 그대로 돌려준 사실이 전해졌으며, 이는 그의 동기인 안홍렬 변호사가 언급했다. 한편 국민의힘 ...
경북 김천혁신도시에 본사를 둔 한국도로공사는 고속도로 휴게소의 고비용 및 저품질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공공 직계약'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
노벨리스 코리아 영주공장은 노동조합의 파업으로 인한 직장폐쇄를 오는 10월 1일 철회하기로 결정하며 공장 운영 정상화를 계획하고 있다. 대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0일 한국의 대미 투자 계획으로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개발 프로젝트와 미국 내 대형 원자력발전소 8기..
→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