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보험 청구 전산화 서비스 '실손24' 활성화를 위해 보험개발원이 전자의무기록(EMR) 업체 61곳에 총 72억4천만원의 지원금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청구 실적과 무관하게 연결만 돼 있으면 유지보수비가 계속 나가는 구조여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용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험개발원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2024년 실손24 출범 이후 참여 EMR 업체에 지급된 지원금은 전산 개발비 12억1천만원, 의료기관 연계 성과에 따른 확산비 31억4천만원, 서버 사용료 성격의 연계비 18억9천만원, 유지보수비 10억원 등으로 구성된다.
EMR 업체는 병·의원의 진료기록과 처방·영수증을 전산으로 관리하는 프로그램을 공급한다. 실손24는 종이 서류 없이 실손의료보험금을 앱에서 곧바로 신청할 수 있는 서비스로, 의료기관과 연결하려면 EMR 업체의 연계 개발이 필요하다.
문제는 유지보수비 지급 구조다. 실제 보험금 청구 건수와 무관하게 실손24와 연결만 돼 있으면 유지보수비가 기한 없이 계속 지급된다. 내년도 유지보수비로는 21억3천374만원이 책정됐으며, 연계 기관이 늘수록 유지보수비도 함께 증가한다.
연계 실적이 저조한 업체에도 지원금이 지급된 사실도 확인됐다. 고객 의료기관이 가장 많은 A사는 총 8억4천246만원을 지급받았고, 내년 연간 유지보수비로 5억8천496만원을 받을 예정이다. 이 업체의 주력 고객인 의원 1만5천228곳 중 실손24와 연계된 곳은 7천344곳(48.2%)으로 절반에 못 미쳤다. A사의 자회사인 B사는 병원급 의료기관 등을 대상으로 연계비 4억260만원을 받았지만, 실제 연계율은 3.4%에 불과했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기준 실손24에 연계된 의료기관은 5만340곳으로 전체 10만5643곳의 47.7%다. 올해 4월 28.4%였던 연계율은 6개월 사이 19.3%포인트 높아졌지만 여전히 절반에 못 미친다. 특히 지난해 10월 대상이 확대된 동네 의원의 경우 전체의 97%가 참여했지만 연계율은 29.6%에 그쳤다.
운영 예산 증가도 쟁점이다. 실손24 운영 예산은 보험사가 매년 분담금을 내 마련하는 구조여서, 향후 운영비 증가분이 실손보험 가입자의 보험료에 반영될 수 있다. 내년도 실손24 운영 예산안은 343억원으로, 2025년(157억5천만원)의 2.2배 수준이다. 내년 EMR 업체·요양기관 유지보수비 예산만 56억4천만원에 달하며, 보험개발원은 2028년 이후에도 이용자 증가에 따라 운영 예산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용만 의원은 "EMR 업체 지원금이 연계 실적과 상관없이 매년 늘어나는 고정비로 굳어지고 있다"며 "그 재원이 결국 실손보험 가입자가 낸 보험료인 만큼, 유지보수비를 실제 청구 실적에 연동하고 지급 기간을 정하는 등 지원 기준을 손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금융위원회는 의료기관과 EMR 업체의 자발적인 협조만으로 연계율을 높이기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연계 의무를 명확히 하고 정당한 사유 없이 참여하지 않는 의료기관이나 업체에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보험업법 개정도 추진할 방침이다. 정부는 연말까지 실손24 의료기관 연계율을 80~90% 수준으로 높인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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