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에서 전쟁 가능성을 걱정하며 생수와 라면을 사들이는 데 그치지 않고 정수 장비와 화생방 마스크, 재난용 배낭까지 갖추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일부 네티즌은 비상용품 마련에 수백만원을 썼다고 공개했고, SNS에는 각자 준비한 물품과 생존용품 목록을 공유하는 게시물이 잇따르고 있다.
3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지금 전쟁 준비하고 있다는 스레드 근황'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와 관심을 모았다. 게시물에는 전쟁이나 재난 등 비상 상황에 대비해 식량과 생활용품을 구매한 SNS 이용자들의 사진과 구매 목록이 담겼다.
공개된 사진 속 집 안에는 생수 묶음이 여러 개 높게 쌓여 있었다. 대형마트 쇼핑카트에 통조림과 에너지음료 등 식료품을 가득 담은 모습도 공유됐다. 온라인 쇼핑몰 주문 내역을 공개한 한 네티즌은 라면 40개와 휴대용 가스버너, 에너지바 등을 구매했다고 밝혔다.
비축 품목은 먹거리와 식수에만 머물지 않았다. 정수 필터와 정수 알약을 비롯해 락스, 안전모, 화생방 마스크, 비옷, 목장갑, 고무장갑 등 각종 생존·위생용품도 목록에 포함됐다. 단순히 식량을 쌓아두는 수준을 넘어 물과 위생, 안전 문제까지 고려해 물품을 마련하는 모습이다.
실제 스레드에서 '전쟁' '비상식량' 등의 키워드를 검색하면 비슷한 사연이 줄을 이었다. 게시물마다 준비 수준과 구매 품목은 달랐지만 생수와 비상식량, 휴대용 조리기구, 라디오, 재난용 배낭 등을 마련했다는 경험담이 공통적으로 등장했다.
일부는 가족 수에 맞춰 재난 가방을 구비했고, 다른 이용자들은 식량을 일주일치씩 확보하거나 정수 장비와 보호 장구까지 구매했다고 공개했다.
가족 단위로 식량을 확보하려는 사례도 공유됐다. 한 이용자는 남편이 전쟁 가능성을 우려해 일주일치 식량을 비축하고 있다며 다른 사람들의 준비 상황을 물었다.
또 다른 이용자는 전쟁에 대비해 물품을 구매했는지 솔직하게 이야기해 달라며 "솔직하게 말해봐 전쟁 대비해서 물건 샀어 안샀어? 나도 밖에서는 안 산 척 했지만 사실 샀어. 특히 라디오는 정말 필요할 거 같은데"라고 썼다.
한 네티즌은 가족 구성원에 맞춰 재난 가방을 준비했다며 지출 규모를 공개했다. 그는 "5인 식구 각 하나씩 재난 가방을 구매했고, 비용은 400만원 들었다"고 밝혔다.
생수와 식량을 넘어 재난 상황에서 사용할 장비를 챙기는 움직임도 나타났다. 한 이용자는 "뭐야 우리 진짜 전쟁나? 우리집 비상식량 30만원어치 주문했고 배낭도 싸고 있어"라며 구매 사실을 공유했다.
다른 이용자는 퇴근길에 생수와 라면을 주문해 최소 일주일 동안 버틸 수 있도록 준비했다고 전했다. 비상용 은박 담요도 추가로 구매했지만 재난용 라디오는 어떤 제품을 골라야 할지 모르겠다며 추천을 요청했다.
온라인에는 72시간 동안 버티기 위한 비상물품 목록도 퍼졌다. 목록에는 1인당 하루 3ℓ의 생수와 통조림·에너지바 등 비상식량, 건전지식 또는 손잡이 자가발전식 라디오, 플래시와 여분 건전지가 포함됐다.
구급상자와 개인 상비약, 멀티툴과 다용도 칼, 보온용 은박 담요도 준비 품목으로 제시됐다. 물티슈와 손소독제, 비상용 대변 봉투 등 위생용품과 정전 상황에 대비한 소액 현금도 목록에 담겼다. 다만 해당 목록은 SNS 이용자가 공유한 개인적인 준비 항목으로, 정부가 제시한 공식 비상물품 기준으로 확인된 내용은 아니다.
비상식량을 무엇으로 준비할지를 두고 의견을 나누는 게시물도 등장했다. 한 이용자는 라면과 통조림보다 시리얼을 비상식량으로 추천했다. 별도의 조리 과정 없이 먹을 수 있고 비타민과 미네랄도 섭취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 같은 비상용품 비축 권고는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만 등장한 현상은 아니다. 앞서 일본 정부 관계자는 전 국민에게 최소 3일분의 식량과 물 등을 비축하도록 긴급 요청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당시 호소노 고시 방재담당상은 "최소 3일분, 가능하면 일주일 분량의 식량, 물, 화장실 용품 등을 준비해달라"라고 말했다.
영국 정부는 가정 내 재난 대응을 위한 '비 레디(Be Ready)' 캠페인을 통해 최소 3일간 버틸 수 있는 비상물품을 준비하도록 권고했다. 댄 자비스 영국 안보부 장관은 지난달 22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관련 지침을 발표했다.
캠페인 사이트는 가정마다 물 9ℓ와 식량을 비롯해 담요, 라디오, 현금, 주요 서류, 응급처치 키트 등을 갖추도록 안내하고 있다. 재난이나 비상 상황으로 외부 지원과 일상적인 생활이 어려워지는 경우를 고려해 최소 사흘 동안 필요한 물품을 가정에 마련하라는 취지다.
다만 식량과 식수 등을 일정 기간 비축하도록 하는 권고는 각국이 이전부터 안내해온 재난 대비 수칙이다. 최근 발표 역시 새로운 위기 발생을 예고하기보다는 기존 지침을 알리고 가정에서 비상 상황에 대비하도록 실천을 독려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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