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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법조사 논란부터 과징금 폭탄까지…국감서 공정위 '과도한 권한남용' 쟁점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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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 매일신문 DB
공정거래위원회. 매일신문 DB

오는 12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가 다가온 가운데, 최근 기업들이 공정위의 현장조사와 자료제출 요구에 잇따라 제동을 거는 등 공정위의 '권한 남용' 논란이 뜨거운 감자로 다뤄질 전망이다.

공정위의 급증하는 현장조사에 대한 적정성과 실효성에 대해 과도한 권한행사가 아닌지 대한 공방이 예상된다. 아울러 올해 들어 폭증한 기업 과징금과 함께 최근 5년간 공정위가 소송 패소로 환급한 과징금이 1900억원에 달하는 등 제재 적정성 여부도 도마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 스마트폰 무단 열람부터 구체적 혐의 없는 '10년 치 자료 요구' 논란
8일 산업계와 정치권 등에 따르면, 오는 12일 열릴 공정위 국정감사의 핵심 이슈는 공정위 현장조사의 실효성과 제재의 적정성이다. 법원의 영장 없이 진행되는 공정위의 현장조사는 피조사 기업의 동의를 전제로 이루어지며 구체적인 혐의와 목적 제시가 필수적이지만, 올해 들어 이에 반발하는 기업들의 법적 대응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무위 소속 서일준 국민의힘 의원이 공정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 들어 최근까 기업들이 제기한 공정위 처분 집행정지 신청 39건 중 무려 79.5%인 31건이 법원에서 인용(일부인용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2024년 64.5%였던 공정위 처분에 대한 집행정지 인용률은 올해 79.5%까지 올라갔다.

집행정지는 공정위 본안 소송에서 조사의 적법성에 대한 최종 판단을 받기 전까지 처분의 효력을 잠정 멈추는 조치다. 법원의 인용률이 늘어났다는 것은 사법부가 행정당국의 과도한 공권력 행사에 제동을 걸고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대표적인 사례로 서울고등법원은 지난달 초 한화가 공정위를 상대로 낸 자료제출명령 효력정지 신청을 인용했다. 공정위가 브랜드 사용료를 둘러싼 내부거래 의혹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한화 직원의 휴대전화 화면을 직접 조작해 문자메시지 내역을 열람했고, 보관조서 교부도 없이 기기를 30시간 동안 조사실에 보관했다는 내용이다.

한화는 영장 없이 이루어진 강압적인 조사라며 자료 제출을 거부하고 집행정지를 신청했다. 법원의 인용 결정 후 한화 측은 "그동안 공정위 조사는 임의조사임에도 기업의 지위상 특수성 때문에 사법적 한계를 벗어나 이루어진다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공정위의 행정조사에도 사법적 통제가 필요하다는 점을 확인해 준 매우 의미 있는 결정"이라고 밝혔다.

쿠팡 역시 지난달 말 공정위의 현장조사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본안 소송과 함께 자료제출 명령에 대한 집행정지 신청을 냈다. 이는 지난 8월 대규모유통업법 위반 혐의 현장조사에 대해 '행정조사기본법상 7일 전 사전통지 의무 위반' 등을 이유로 제기한 소송과는 별개로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나온 다른 현장조사에 법원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공정위는 이번 조사에서 처분 시효(위반 행위 종료일로부터 7년)를 넘어선 2016년부터 총 10년 치의 자료 제출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거래법 제84조에는 '공정위 조사공무원은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 안에서 조사를 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으나, 쿠팡은 공정위가 구체적인 혐의 특정 없이 무차별적인 자료 제출을 요구하고 있다는 입장을 피력할 것으로 점쳐진다.

쿠팡은 지난 8월 현장조사 집행정지 기각 결정에 대해선 대법원에 재항고한 상태다.

◇ 2.5배 늘어난 현장조사, 2조 넘는 과징금 부과…'제재 실효성' 도마 위
공정위 조사의 적법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법부의 판단이 잇따르면서, 이번 국감에서는 공정위의 과도한 공권력 남용에 대한 질타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공정위의 '외부인 접촉 보고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공정위의 기업 현장조사 건수는 91건으로 전년 동기(36건) 대비 2.5배 이상 폭증했다.

이는 종전 최다 기록이었던 2019년 4분기(79건) 수치를 훌쩍 뛰어넘은 수치다. 법조계와 산업계 일각에서는 "기업의 위법 행위는 엄단해야 마땅하지만, 영장주의를 훼손하거나 구체적 혐의가 없는 '먼지떨이식 별건 조사' 관행은 반드시 개선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과도한 조사권 집행의 결과로 기업 과징금이 폭증하면서 경영 활동을 위축시키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동욱 국민의힘 의원 자료에 따르면, 공정위가 올해 1~8월 대기업(공시대상기업집단)에 부과한 과징금은 총 1조 3615억 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 4년간(2022~2025년) 매긴 대기업 과징금 총합산액(1조 277억 원)보다도 많은 액수다. 대기업을 포함한 전체 기업으로 넓혀보면 8개월간 무려 2조 5000억 원의 과징금을 처분해, 역대 최대치였던 2017년 연간 기록(1조 3308억 원)의 2배에 육박했다.

무리한 과징금 부과가 늘어나자 법원 단계에서 제동이 걸리는 사례도 급증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 자료에 따르면, 본안 판결 전까지 과징금 징수를 유예해달라는 기업들의 신청을 법원이 받아들여 묶여 있는 징수유예 금액은 지난 7월 기준 4530억 7800만 원으로, 2021년(83억 7000만 원) 대비 약 54배 폭증했다.

또한 박준태 국민의힘 의원실이 공정위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지난 2021년부터 2026년 8월까지 공정위의 제재 처분에 대한 행정소송 결과 등에 따라 확정 환급된 금액은 총 1916억790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공정위는 위법으로 판단했지만 법원에서 무혐의 등으로 뒤집힌 판결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이에 정무위 야당 의원들 역시 "보여주기식 과징금 폭탄은 제재의 실효성을 의미하지 않는다"며 "공정위의 과도한 권한 남용을 견제하고 제재의 객관성과 예측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이 밖에도 배달앱 수수료 상한제 추진, 온라인플랫폼법 도입 여부, 식품사들의 대규모 담합 사건에 대한 제재 적정성도 주요 쟁점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배달앱 수수료 상한제는 소상공인의 부담을 줄인다는 취지에도 불구하고, 라이더 임금 감소와 소비자 후생 저하를 동반한다는 비판이 제기되며 공방이 예상된다.

아울러 전분·전분당(7476억 원), 밀가루(6710억 원), 설탕(3960억 원) 등 식품 담합 사건에 수천억 원의 과징금을 무더기로 부과한 사건의 실효성과 함께, 정유 4사의 석유 제품 가격 책정 과정에서의 담합 의혹 등도 집중 조명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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