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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약통장 25만원 상향 2년, 10만원 그대로면 해마다 180만원 뒤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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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분양 1500만원선, 월 25만원 넣으면 12년 6개월서 5년으로 소득공제 300만원 채우면 최대 120만원…일반공급 물량은 15%뿐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매달 10만원씩 청약통장에 넣어 온 무주택 직장인이 있다. 10년을 꼬박 채웠으니 통장엔 1200만원이 쌓였다. 그런데 서울 동작구 수방사 공공분양 일반공급 당첨선은 2770만원이었다. 같은 속도로 넣으면 13년을 더 기다려야 닿는 금액이다.

이 셈법을 바꾼 게 '청약통장 25만원' 상향이다. 국토교통부는 1983년부터 10만원에 묶여 있던 청약통장 월 인정 한도를 41년 만에 25만원으로 올렸다. 2024년 11월부터 적용됐으니 다음 달이면 꼭 2년이다. 그 사이 당첨선은 더 올랐고, 자동이체를 그대로 둔 통장과 올린 통장의 거리는 계속 벌어지고 있다.

◆25만원이 갈라놓은 두 통장

청약통장은 넣는 돈이 아니라 '인정받는 돈'으로 순위를 가린다. 한 달에 100만원을 넣어도 인정액은 한도까지만 쌓인다. 그래서 한도가 10만원일 때는 누구나 1년에 120만원씩, 똑같은 속도로 저축액을 불릴 수밖에 없었다.

한도가 25만원이 되면서 속도 차이가 생겼다. 월 25만원을 채우는 사람과 10만원에 머무는 사람의 인정액 격차는 해마다 180만원씩 벌어진다. 5년이면 900만원이다. 공공분양 당첨선으로 통하는 1500만원을 모으는 데 걸리는 기간은 12년 6개월에서 5년으로 줄었다.

앞서 든 직장인에게 대입하면 이렇다. 10년간 넣어 1200만원을 쌓은 통장에 월 25만원으로 5년을 더 넣으면 2700만원이 된다. 10만원을 유지했다면 같은 5년 뒤 1800만원에 그친다.

◆당첨선은 이미 2000만원대

저축액 경쟁이 얼마나 치열한지는 수방사 본청약이 보여 줬다. 한국토지주택공사가 2024년 가을 공급한 이 단지는 일반공급 22가구에 2만5000명 넘게 몰려 1147.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당첨 하한선은 저축액 2770만원이었다. 월 10만원으로는 23년 넘게 넣어야 하는 돈이다.

3기 신도시도 다르지 않다. 2025년 한국토지주택공사가 공개한 당첨선 자료에서 고양창릉 S-5 84㎡ 일반공급의 당해지역 당첨선은 2990만원까지 올랐다. 같은 단지 51㎡의 최저 당첨선은 1659만원이었고, 인천계양 A2블록 84㎡는 1800만원, 59㎡는 748만원으로 평형에 따라 차이가 컸다.

수방사급 당첨선을 기준으로 보면 월 10만원으로는 21년이 걸리던 저축액을 25만원이면 10년 안에 채운다. 늦게 가입한 30대가 20년 넘게 넣은 50대를 따라잡을 길이 열린 셈이다.

◆누가 올려야 하고, 누가 그냥 둬도 되나

다만 청약통장 25만원이 모든 청약자에게 정답은 아니다. 저축총액 순서로 당첨자를 뽑는 유형은 공공분양 일반공급과 노부모부양 특별공급 두 가지뿐이다. 신혼부부·다자녀·생애최초 특별공급은 가점이나 납입 횟수 요건이 더 중요해 증액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게 청약 전문가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더구나 공공분양 전체 물량에서 일반공급은 15% 수준에 그친다. 나머지는 특별공급이다. 민영주택은 지역별 예치금을 채웠는지와 가점·추첨만 따지므로 월 25만원을 넣어도 실익이 없다.

과거 회차를 미리 넣어 둔 선납 가입자는 아직 도래하지 않은 회차에 한해 은행 창구에서 취소한 뒤 25만원으로 다시 넣을 수 있다.

◆소득공제 300만원, 월 25만원과 딱 맞물린다

증액을 망설이는 직장인에게 또 하나 따져 볼 게 연말정산이다. 조세특례제한법이 바뀌면서 청약통장 소득공제 대상 납입액 한도는 연 240만원에서 300만원으로 늘었다. 월 25만원씩 12달을 넣으면 정확히 이 한도를 채운다.

총급여 7000만원 이하 무주택 세대주는 납입액의 40%를 공제받는다. 300만원을 채우면 최대 120만원이 소득에서 빠진다. 국세청 소득세율 구간표를 적용하면 과세표준 24% 구간 직장인은 지방소득세까지 합쳐 한 해 31만원 남짓을 돌려받는다.

금리도 올랐다. 국토교통부는 주택청약종합저축 금리를 최대 연 3.1%로 0.3%포인트 올렸다. 민영 전용이던 청약예금·부금과 공공 전용이던 청약저축도 2024년 10월부터 모든 주택에 쓸 수 있는 종합저축으로 바꿀 수 있고, 이 전환 접수는 2027년 9월 말까지다.

◆역풍과 꼼수 논란

혜택을 늘렸는데도 통장은 줄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장종태 의원실이 지난달 주택도시보증공사에서 받은 국정감사 자료를 보면 주택청약종합저축은 2023년 77만좌가 줄어든 데 이어 2024년에도 44만3000좌가 순감했다. 한국부동산원이 집계한 가입 계좌 현황을 보면 2021년 2677만좌에서 2024년 5월 2554만좌로 6%가량 빠졌다.

비판은 두 갈래다. 월 10만원도 버거운 사회초년생과 저소득층은 청약통장 25만원 경쟁에 끼지 못해 박탈감만 커진다는 게 시민단체와 청년 주거 커뮤니티의 지적이다. 시장에서는 인정액 상향이 수요자 지원보다 바닥난 주택도시기금을 채우려는 조치라는 지적도 나온다. 국토교통부 운용 현황 자료를 보면 기금 여유자금은 2021년 49조원에서 2024년 3월 기준 13조9000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모두가 25만원을 넣으면 수도권 인기 단지의 당첨선이 인플레이션처럼 뛰어 장기 납입자의 우위가 짧아질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실제 2024년 11월 이후 본청약 단지에서 25만원 납입자의 우위가 어떻게 나타나는지는 단지별 당첨선이 공개될 때마다 확인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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