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통화 후 러시아산 경유 총 480만t을 미국과 세계 시장에 순차 공급하기로 합의했다고 9일(현지시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 "방금 푸틴 대통령과 매우 성공적인 협의를 마쳤다"며 "러시아가 미국과 전 세계 시장에 30만t 이상의 경유를 즉시 공급하고, 11월 중 추가 50만t을, 그 직후엔 100만t을 공급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러시아는 자국 경유 정제시설 상황을 고려해 단기간 내에 300만t을 추가로 공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합산하면 총 480만t 규모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인들, 특히 우리의 위대한 농부, 목장주, 트럭 기사들을 위한 가격 인하는 나의 최우선 과제"라며 "이것은 매우 중대하고 중요한 발표"라고 강조했다. 그는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우리의 완전한 통제권과 이번 러시아 에너지 관련 발표를 바탕으로 미국과 전 세계의 경유 가격이 기록적인 폭으로 빠르게 하락할 것"이라고도 말했다.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러시아산 경유의 세계 시장 공급을 허용하는 임시 일반면허를 즉각 발급했다. 재무부가 공개한 문서에 따르면 러시아산 경유의 판매·인도·하역·미국 수입을 포함한 거래는 내년 4월 7일 오전 0시 1분(미 동부시간)까지 한시적으로 허용된다.
미국은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을 금지하는 제재를 유지해 왔다. 이번 임시 면허는 그 제재를 일부 해제해 러시아산 경유 거래를 약 6개월간 허용한 것이다.
경유 가격이 치솟은 배경에는 복합적인 공급 충격이 있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정유설비를 공격하기 시작하면서 러시아는 자국 내 공급 부족을 이유로 글로벌 경유 수출을 중단했다. 여기에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2월 28일 시작한 이란 전쟁으로 상황이 악화됐다. 이란이 호르무즈 뱃길을 막으면서 걸프만 국가들의 정유 수출이 차단됐고,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 후티 반군이 홍해와 아덴만을 잇는 바브엘만데브 해협까지 봉쇄하면서 공급 차질이 더욱 심화됐다.
그 결과 미국 내 경유 가격은 이란전 시작 전보다 70%가량 급등했다. 다음 달 3일 중간선거를 앞두고 산업과 물류의 핵심 연료인 경윳값이 치솟자 트럼프 행정부는 유권자 불만이라는 상당한 압박을 받아왔다. 이번 조치는 고유가에 따른 민심 악화를 수습하고 에너지 가격 안정에 대한 기대감을 심어주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핵무장 저지 의지도 재확인했다.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경유 수출 약속을 받아냈다는 것은 트럼프 행정부가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정유설비 공격을 사실상 금지하겠다고 선언한 것과 마찬가지라는 분석도 나온다. 러시아산 경유 공급을 확보하기 위해 대러 제재를 일부 완화한 만큼,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한 미국의 대러 압박 기조가 약화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OFAC의 임시 일반면허는 내년 4월 7일까지 유효하며, 이후 연장 여부는 미 행정부가 결정한다.


































댓글 많은 뉴스
"5·18 명단 공개는 2차 가해"…민주당, 국힘에 법안 철회·사과 요구
구치소서 넘어진 최순실 병원비 3900만원, 누가 부담하나…15일 선고
"가장 존경하는 대통령" 2위 노무현, 3위 김대중…1위는
서영교 "대통령은 국가원수, 행정부 장은 국무총리" 발언 와글와글
"창작은 창작일 뿐"…'암살자(들)' 논란에 부국제 심사위원 반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