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보험공단이 10월부터 11월 말까지 두 달간 찾아가지 않은 건강보험 환급금을 집중 지급한다. 보험료를 두 번 냈거나 직장·지역 자격이 바뀌면서 더 낸 돈, 그리고 병원비가 소득별 상한선을 넘어 돌려받을 돈이 대상이다. 올해 환급이 확정된 2025년 진료분 본인부담상한액 초과금만 3조 760억 원이다. 이 가운데 절반 가까이는 본인이 신청하지 않으면 통장에 들어오지 않는다.
◆ 병원비 상한선 넘긴 돈, 평균 136만 원
본인부담상한제는 한 해 동안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진료비 가운데 환자가 낸 돈이 소득별 상한선을 넘으면 그 초과분을 공단이 돌려주는 제도다. 2025년 진료분 상한액은 소득이 가장 낮은 1분위 89만 원부터 가장 높은 10분위 826만 원까지 열 단계로 나뉜다.
한 병원에서 낸 돈이 최고 상한액을 넘을 때만 창구에서 바로 깎아 준다. 나머지는 이듬해 공단이 여러 병원의 영수증을 합산해 사후에 정산한다. 올해 환급 대상자는 226만 2605명, 1인당 평균 136만 원이다. 대상자 열에 아홉이 소득 하위 절반에 몰려 있고, 65세 이상이 열에 여섯이다.
◆ 신청 안 하면 못 받는다…3년 지나면 소멸
미리 지급동의계좌를 등록해 둔 131만 명은 신청 없이 자동으로 돈을 받았다. 전체 대상자의 58%다. 나머지 95만 명은 공단이 보낸 안내문을 보고 직접 신청해야 한다. 국민건강보험법은 환급금을 받을 권리를 3년으로 못 박고 있다. 그 안에 청구하지 않으면 전액 소멸한다.
실제로 사라지는 돈이 적지 않다. 공단이 지난 8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한지아 의원실에 낸 자료를 보면 2021년부터 올해 6월까지 주인을 찾지 못한 상한제 환급금은 42만여 건, 3617억 원이다. 이 가운데 2021·2022년 발생분 378억 원은 이미 시효가 끝나 영구히 소멸했다.
돈을 찾아가지 못한 사람도 저소득층이 많다. 이개호 의원실이 지난해 10월 공단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미환급자의 61%가 소득 1~3분위였다. 공단이 지난해 10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서영석 의원실에 낸 자료를 보면 집중지급 기간 지급률은 60%를 밑돌았고, 모바일 전자고지 열람률은 32%에 그쳤다. 안내문이 와도 열어 보지 않는 경우가 그만큼 많다는 뜻이다.
◆ 앱 켜고 1분…계좌 등록해 두면 다음부턴 자동
조회는 공단 누리집이나 모바일 앱 'The건강보험'에서 할 수 있다. 본인 인증을 거쳐 환급금 조회 메뉴에 들어가면 상한제 초과금과 과오납 보험료가 함께 뜬다. 받을 돈이 있으면 계좌번호를 입력해 신청하면 된다. 창구를 찾거나 서류를 챙길 필요가 없다.
이때 지급동의계좌를 함께 등록해 두면 다음 해부터는 신청 절차 없이 자동으로 입금된다. 우편 안내문을 광고물로 여겨 버렸다가 앱에서 조회해 수십만 원을 뒤늦게 찾은 이용자 사례도 공단에 올라와 있다.
◆ 8일부터 체납 보험료 먼저 뗀다
올해부터 달라진 점이 있다. 지난 8일 시행된 개정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라 공단은 상한제 초과금을 통보할 때 밀린 건강보험료를 먼저 공제한다. 체납액이 있으면 환급금에서 그만큼 빠진 나머지만 들어온다. 체납 보험료와 환급금을 서로 상계하는 절차를 법으로 정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실손보험 가입자는 한 번 더 따져 봐야 한다. 감사원이 7일 공개한 감사보고서를 보면 2019~2022년 상한제 초과금과 실손보험금이 겹쳐 지급된 돈은 8580억 원이다. 공단에서 초과금을 받으면 보험사가 이미 지급한 보험금의 반환을 요구하거나 이중수령 분쟁이 생길 수 있다.
◆ 공단 문자에는 인터넷 주소가 없다
집중지급 기간은 사기범에게도 대목이다. 공단은 환급금 안내 문자와 이메일에 인터넷 주소를 넣지 않는다. 주소가 붙어 있으면 공단이 보낸 것이 아니라고 보면 된다. 공단은 "발신자가 불분명하고 의심스러운 문자·이메일은 즉시 삭제하는 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신청주의 자체를 손봐야 한다는 요구도 국회에서 나온다. 소병훈 의원실이 지난달 23일 국정감사를 앞두고 공개한 자료를 보면 안내문을 받고도 신청하지 않은 사유가 미지급분의 98%에 달했다며 자동환급 체계를 법에 넣자고 요구했다.
같은 자료를 보면 시효가 석 달도 남지 않은 상한제 환급금은 481억 9700만 원, 대상자는 5만 6276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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