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쓰지 못하고 사라지는 5G 데이터를 다음 달로 넘길 수 있을까. 정부가 추진하는 5G 데이터 이월 확대와 기본 데이터 보장형 요금제 개편이 맞물리면서 요금제를 다시 들여다보는 이용자가 늘고 있다. 이달부터는 통신 3사가 가입자에게 최적 요금제를 알려 주는 의무도 시작됐다. 그러나 이월은 아직 KT 일부 요금제에서만 되고, 통신비를 크게 줄이는 길은 여전히 알뜰폰 쪽에 있다.
◆이월은 KT뿐, 나머지는 속도제한
남은 데이터를 다음 달로 넘겨 주는 통신사는 지난해 하반기 약관 점검 기준으로 KT 하나다. KT는 월 3만7000원대 5G 요금제부터 이월 옵션을 넣었다. 다만 데이터를 다 쓴 뒤 속도제한을 받을지, 남은 데이터를 넘길지 둘 중 하나만 고를 수 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에는 5G 데이터 이월 요금제가 없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저가 요금제의 속도제한 적용과 묶어 이월 확대를 통신사와 협의하고 있다. 국회에는 이주희 의원이 지난해 12월 발의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올라가 있다. 남은 데이터의 이월과 타인 공유를 계약서에 명시하도록 하는 내용으로, 무제한 요금제는 대상에서 빠진다.
◆데이터 다 써도 400Kbps…717만명 수혜
통신 3사는 올해 모든 LTE·5G 요금제에 데이터 안심옵션을 무료로 붙였다. 기본 데이터를 다 써도 400Kbps 속도로 계속 쓸 수 있다. 메신저와 지도 앱은 돌아가는 속도다. 종전에는 월 5500원을 내고 따로 붙이던 옵션이다.
과기정통부는 이 조치로 717만명이 연간 3221억원을 아낄 것으로 추산했다. 통신 3사 요금제는 250종에서 100여종으로 절반 넘게 줄었다. 5G 최저 구간도 3만원대 후반에서 2만원대로 내려왔다. 과기정통부는 데이터 접근권이 국민 일상생활을 위한 기본권과 연결된다고 봤다. 요금제 개편을 통해 기본통신권이 보장되는 이동통신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방침이다.
반론도 있다.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는 400Kbps로는 고화질 영상을 볼 수 없어 체감 효과가 낮다고 지적한다. 국회 토론회에 나온 소비자단체와 학계도 같은 문제를 짚었다.
◆내 사용량은 19GB, 요금제는 50GB
과기정통부가 2024년 9월 발표한 무선데이터 트래픽 통계에서 무제한이 아닌 5G 가입자는 월평균 19.3GB를 썼다. 무제한 가입자는 50GB 넘게 쓰지만, 그 비중은 열에 셋 아래로 떨어졌다. 월 5만~6만원대 요금제를 쓰면서 매달 10~15GB를 남겨 소멸시키는 이용자가 그만큼 많다는 뜻이다.
이달 1일부터 통신 3사는 가입자에게 사용 패턴에 맞는 최적 요금제를 고지할 의무를 진다. 안내 문자는 이달 말 본격 발송될 예정이다. 다만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이 고지가 자사 요금제 안에서만 비교하는 방식이라 알뜰폰이나 타사와의 가격 비교 효과는 제한적이라고 본다. 요금제 비교의 출발점은 결국 본인의 월 사용량이다.
◆알뜰폰 월 2만원, 3사는 6만5000원
한국소비자원이 2024년 9월 발표한 조사에서 알뜰폰 이용자의 월평균 통신요금은 2만252원, 통신 3사는 6만5027원이었다. 차이의 뿌리는 단말기다. 이 조사에서 알뜰폰 가입자의 81%는 무약정 자급제 폰을 썼고, 3사 가입자는 37%에 그쳤다. 월 6만5000원대 3사 요금제에서 자급제 폰으로 알뜰폰 2만원대로 옮겨 통신비를 68% 줄인 사례도 조사에 담겼다.
정부가 5G 도매대가를 최대 52% 내리면서 알뜰폰에는 월 1만8700원짜리 20GB 요금제가 나왔다. 데이터 단가 자체가 1MB당 1.29원에서 0.82원으로 내려간 결과다. 월 19GB 안팎을 쓰는 평균 이용자라면 이 구간이 맞는다. 50GB가 필요한 이용자도 알뜰폰에서는 3만원대 후반에 해결된다.
7월 발표된 알뜰폰 2.0 대책으로 3사가 알뜰폰에 도매로 주는 요금제 90종에도 안심옵션이 추가 비용 없이 붙었다. 알뜰폰에서도 데이터를 다 써도 끊기지 않는 요금제가 늘어난다. 5G 요금제 15종의 도매대가는 1~3%포인트 더 내렸다.
◆환승 전 따질 것 셋…위약금·초과 과금·프로모션
갈아타기 전 걸림돌은 약정이다. 선택약정 25% 할인이나 공시지원금 약정이 남아 있으면 요금제를 내리거나 통신사를 옮길 때 할인반환금이 청구된다고 통신업계 유통망 관계자는 설명한다. 남은 약정 기간과 반환금 액수가 환승 시점을 정한다.
둘째는 초과 과금이다. 속도제한이 없는 요금제는 데이터를 넘기면 MB당 22.53원이 붙는다. 셋째는 프로모션이다. 한국소비자연맹은 6~12개월 할인이 끝나면 요금이 두 배 넘게 뛰는 알뜰폰 상품이 있다고 지적한다. 알뜰폰 사업자 59곳 중 절반 가까이가 영업적자여서 고객센터 같은 서비스가 3사보다 제한적이라는 점도 감안할 대목이다.
통신소비자 정책을 연구하는 한 전문위원은 "알뜰폰은 고객센터 응대나 부가서비스 측면에서 통신 3사보다 상대적으로 제한적인 경우가 많다. 본인의 데이터 사용 패턴과 부가서비스 필요 여부를 꼼꼼히 따져보고 가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한 ICT 소비자단체 연구위원은 "프로모션 종료 후 요금이 2배 가까이 오르는 경우도 있어 가입 전 요금제 상세 조건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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