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10년 만기 국채금리가 2002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으며 유럽 전역의 채권시장을 흔들고 있다.
프랑스 10년물 국채금리는 지난 2일 5.0277%까지 치솟은 뒤 4.86% 수준에서 거래됐다. 블룸버그 시장 데이터 기준 9일 금리는 4.85%였고, 올해 들어서만 1.3%포인트(p)가량 뛰었다.
안전자산인 독일 국채와 프랑스 10년물의 금리 차(스프레드)는 한때 150bp(1bp=0.01%p)를 넘어섰으며, 이는 유로존 재정위기 이후 최대 수준이다. 같은 날 프랑스 국채의 이탈리아 국채 대비 위험 프리미엄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투자자들은 프랑스 국채를 팔고 독일 국채를 사들이고 있다. 유로화는 달러 대비 새로운 저점을 찍었으며, 이번 급격한 매도세는 15년 전 유럽 재정위기의 기억을 되살리고 있다.
프랑스의 만성적 재정 문제가 근본 원인으로 꼽힌다. 프랑스는 50년 넘게 재정 흑자를 낸 적이 없고, 국가부채는 12개월 안에 GDP의 120%를 넘을 전망이다. 이는 2019년의 100% 미만에서 크게 증가한 수치다. IMF는 프랑스 정부의 총부채가 2026년 GDP의 약 118.4%에 이르고, 2027년에는 120%를 초과해 2030년까지 해당 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프랑스 정부는 내년에 약 500억 달러(약 67조8750억원) 지출을 줄이고 재정적자를 GDP의 5%까지 낮추겠다고 밝혔지만, 분열된 의회와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정치 세력들이 포진하면서 시장의 회의적인 시각은 가시지 않고 있다.
에마뉘엘 물랭 프랑스 중앙은행 총재는 최근 국채시장 움직임을 "심각하고 우려스럽다"고 평가하면서, 재정건전성 회복에 실패하면 국가가 점차 '금리에 목 졸리는' 상황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프랑스는 유로존 위기 당시의 그리스가 아니다"면서도 "행동하지 않는다면 금리 상승에 점차 목 졸릴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불안은 프랑스에 그치지 않는다. 이탈리아는 재정적자를 줄이는 데 성공했지만 국채금리 상승에 거시경제 회복이 민감하게 반응하며, 재정 실정이 수년간 누적된 탓에 올해 국가부채는 GDP의 139%에 달할 전망이다. 루마니아는 9월 30일 정부 구성에 실패하며 정치 혼란을 겪는 가운데 국채금리가 약 7.3%까지 치솟았다.
인플레이션이 에너지 비용 급등으로 이미 오르는 가운데 국채금리 상승이 가계와 기업의 대출 비용을 끌어올려, 유럽중앙은행(ECB)이 인플레이션 대응과 채권시장 안정 사이에서 딜레마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티에리 위즈먼 맥쿼리그룹 금리 전략가는 "프랑스 국채 매도세와 사회 불안은 현재 프랑스의 정치적 양극화에 의해 크게 영향을 받는 악순환을 일으키고 있다"며 "한 위기를 해결하면 다른 위기도 해결될 수 있을 것이지만 그것이 가능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프랑스 정부가 재정을 안정 궤도에 올리지 못할 경우, 내년 4월 대선까지의 상황이 유로존 전체를 뒤흔들 수 있다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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