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가 제2공항 갈등조정협의회 두 곳을 통합 운영하겠다고 밝힌 지 한 달 만에 별도 운영으로 방침을 바꾸면서 제주도의회가 12일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는 이날 도 소통·제2공항담당관과 환경산림자원국 등을 대상으로 행정사무감사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갈등조정 방침의 갑작스러운 변경이 집중 도마에 올랐다.
제주도는 제2공항 환경영향평가서 초안이 제출되면 사업을 중점평가사업으로 지정해 '환경영향 갈등조정협의회'를 구성할 계획이다. 도민 이해관계를 논의할 가칭 '제2공항 갈등조정협의회'도 별도로 추진하고 있다.
제주도는 지난달 8일 제2공항 갈등 해소 3대 방침을 발표하면서 두 협의회를 하나로 묶어 통합 운영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위성곤 제주지사는 7일 도청 탐라홀에서 열린 민선9기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환경 검증과 도민 의견 수렴을 위한 협의회를 각각 별도로 운영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이전 방침을 바꾼 배경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
국민의힘 이남근 의원은 "애초 통합 운영이 가능하다고 했다가 이번에 설명 없이 '투 트랙'으로 간다고 했다"며 "은근슬쩍 바꿔놓고 바꾼 이유에 대해 설명을 안 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더불어민주당 강정범 의원은 "행정이 혼란만 가중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도정 내부 입장부터 명확히 정리하고 법적 근거와 운영 기준을 명확히 해 도민이 공감하고 신뢰할 수 있는 갈등 관리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창흠 기후경제부지사는 이날 행정사무감사에서 "혼란을 드린 부분은 죄송하다"며 사과했다. 이 부지사는 "각 협의회가 본연의 역할을 수행하도록 하되 혼란을 없애기 위해 협의회가 구성되면 명칭을 변경하는 부분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찬성 측이 협의회 불참 입장을 밝혀온 가운데, 이 부지사는 찬반 어느 한쪽이 참여하지 않더라도 협의회를 출범시키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의원들이 "그럼 반쪽짜리 갈등조정협의회가 되는 것 아니냐"고 지적하자, 이 부지사는 "최대한 설명하고 소통하면서 명분을 갖는 협의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2공항 범도민 추진위원회와 제주상공회의소, 제주경영자총협회, 관광·건설업계 등 찬성 측은 이미 기본계획이 고시된 국책사업인 만큼 환경영향평가 등 법정 절차에 따라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며 갈등조정협의회 구성 자체에 반대하고 있다. 협의체가 사업 추진 여부를 다시 판단하는 기구가 돼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5조 4532억원 규모의 제주 제2공항 도민 의견수렴 절차는 첫 단계부터 일정이 틀어진 상태다. 이달 말 출범할 예정이던 갈등조정협의회 운영계획안이 심의를 통과하지 못하면서 협의체 구성이 10월 이후로 미뤄졌다. 협의회 명칭 혼선에 찬성 측 불참 선언, 일정 지연까지 겹치며 갈등 관리 체계 자체가 출발 전부터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위성곤 지사는 내년 상반기까지 도민 의견수렴을 마치고 제주도의 입장을 정해 국토교통부에 전달하겠다는 기존 방침을 재확인했다. 협의회 구성이 늦어질수록 이 일정도 빠듯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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