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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민간 원전' 검토할 때…한전 독점 끝내고 전력산업 새 장 열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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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전 국회의원. 연합뉴스
유승민 전 국회의원. 연합뉴스
유승민 전 국회의원 페이스북
유승민 전 국회의원 페이스북

유승민 전 국회의원이 반도체·데이터센터·철강·이차전지 등 전력 다소비 산업의 무탄소 전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이른바 '민간 원전' 도입을 본격적으로 검토할 때가 됐다고 주장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12일 오후 5시 28분쯤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 7일 대통령이 주재한 한국형 녹색대전환(K-GX) 국민보고회에서 '민간 원전' 논의가 없었던 점은 매우 아쉬운 대목"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 7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K-GX 국민보고회를 열고 2035년까지 10년간 정부 1000조원, 민간 220조원 규모의 녹색전환 투자 구상을 발표했다. 재생에너지 확대와 산업 탈탄소, 수소환원제철 등 10대 시그니처 프로젝트가 핵심이었지만 민간기업이 직접 원전을 건설·운영하는 구상은 포함되지 않았다.

◆"반도체·데이터센터·철강에 엄청난 무탄소 전력 필요"

유승민 전 의원은 "앞으로 반도체, 데이터센터, 철강, 이차전지 등 우리 주력산업들은 엄청난 무탄소 전력이 필요하다"며 "재생에너지로는 안정적 공급과 경제성 확보가 어렵기 때문에 당분간 최선의 해법은 원전뿐"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포스코가 추진 중인 수소환원제철(HyREX)을 거론하며 "석탄 대신 수소를 쓰는 설비가 상용화되면 무탄소 전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반도체 공장과 데이터센터 역시 24시간 안정적인 대규모 전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현재 국내 원전은 한국전력공사가 100% 출자한 한국수력원자력이 운영하고 있다. 한수원은 고리·새울·월성·한울·한빛 원전을 운영하며 신규 대형 원전과 SMR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한전 210조 부채…공기업만으로 투자 감당 어렵다"

유승민 전 의원은 민간 원전을 꺼낸 배경으로 한전의 막대한 부채도 들었다.

그는 "211조원의 부채를 안고 있는 한전과 자회사들이 앞으로 우리 산업의 전력수요를 충족시킬 만큼 원전과 전력망을 적기에 확충하기는 어렵다"고 주장했다.

실제 한전은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부채가 약 210조원으로 늘어난 상태다. 흑자를 내고 있지만 누적 부채 부담은 여전히 크다.

유승민 전 의원은 얼마 전 한전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향후 5년치 전기요금 약 25조원을 선납해달라고 제안했다가 거절당한 사실도 거론했다. 한전은 선납금을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등 전력망 확충에 활용하는 방안을 제안했지만, 두 기업은 중장기 경영 불확실성 등을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민간 원전, 안전·비용·요금부터 설계해야"

유승민 전 의원도 민간 원전을 곧바로 허용하자는 입장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첫 번째 과제로 원전 안전을 꼽았다. 원전 건설부터 가동, 수명연장, 사용후핵연료 처리까지 민간사업자가 참여하더라도 기존보다 느슨해지지 않는 안전 규제 장치를 먼저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SMR(소형모듈원전)을 민간 주도로 도입하는 경우에도 같은 원칙이 적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는 경제성이다. 유승민 전 의원은 "민간이 어디부터 어디까지 비용을 부담하도록 할 것이며 원전에서 생산한 전력의 요금과 공급계약을 어떻게 할 것이냐의 문제"라며 미국·프랑스·핀란드 등의 해외 사례를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미국의 신규 원전·SMR 시장은 정부가 세제혜택·대출·실증지원 등을 제공하고 실제 투자와 전력구매계약은 민간기업이 주도하는 구조가 널리 활용되고 있다. 특히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빅테크 기업들이 장기 전력구매자 역할을 하면서 민간 원전 프로젝트의 자금 조달 가능성을 높이는 방식이 주목받고 있다.

◆대기업 '싼 전기 독식' 우려엔 "수익자 부담"

유승민 전 의원은 민간 원전이 일부 대기업의 값싼 전력 확보 수단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도 인정했다.

그는 "민간 원전을 허용하면 대기업에 대한 특혜 아니냐는 반론"이 있을 수 있다며, 수익자 부담 원칙을 엄격하게 적용하고 이른바 '크림 스키밍'(수익성이 높은 부분만 골라 가져가는 행위)이나 '체리피킹'을 막는 장치가 필요하다고 했다. 또 민간 원전을 사용하는 극소수 대기업은 값싼 전기를 쓰고, 원전·전력망의 다른 비용은 일반 국민과 다른 기업이 떠안는 구조가 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원전 건설비뿐 아니라 사용후핵연료 처리비까지 이용 기업이 부담하도록 설계한다면 이 같은 비용 전가 문제를 상당 부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기업과 발전사업자가 직접 장기 전력구매계약(PPA)을 맺는 제도는 재생에너지에 한정돼 있다. 올해 7월에는 이를 다른 발전원으로 넓히기 위한 전기사업법 개정안도 국회에 발의된 상태다.

◆"'한전 독점 시대' 끝낼 것이냐의 문제"

유승민 전 의원은 결국 민간 원전 논의를 전력산업 구조 개편 문제로 규정했다.

그는 "민간 원전을 허용할 것이냐는 '한전 독점 시대'를 끝내고 에너지 수급에 새로운 장을 열 것이냐의 문제"라고 했다. 이어 "평소 RE100을 강조하고 엄청난 전력이 필요한 메가프로젝트를 강조하는 이재명 대통령이 그에 걸맞은 전력산업 재편의 결단을 내려야 할 때가 왔다"고 촉구했다.

유승민 전 의원의 제안은 현재 한수원이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국내 원전 운영에 민간 자본과 기업을 직접 참여시키자는 데까지 나아간다는 점에서 상당히 큰 폭의 전력시장 개편론이다. 실제 도입을 위해서는 원자력안전 규제, 전기사업법과 전력시장 구조, 원전 건설비·폐기물 처리비 부담, 전력요금 체계 등을 함께 뜯어고쳐야 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AI·반도체·데이터센터와 산업 탈탄소로 전력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는 상황에서, 공기업 투자만으로 필요한 전력망과 발전설비를 모두 적기에 확보할 수 있는지에 대한 문제 제기는 앞으로 에너지정책 논쟁에서 더욱 커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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