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는 이달 6일 금융권 개인정보 유출사고에 따른 보이스피싱·스미싱 피해를 경고하는 소비자경보 '주의'를 내렸다. 털린 정보가 내 이름의 대출과 대포통장으로 되돌아오는 2차 피해를 막으려면 미리 빗장을 걸어두는 수밖에 없다. 전 금융권에 한꺼번에 적용되는 '여신거래 안심차단'과 '비대면 계좌개설 안심차단'의 신청, 가족 대리 신청, 해제 절차를 정리했다.
◆ 청첩장 링크 하나에 대출 1억원
금융위원회가 여신거래 안심차단을 도입하며 든 사례는 단순하다. 모바일 청첩장 문자 속 주소를 눌렀더니 악성 앱이 깔렸고, 범인은 그 명의로 금융사 세 곳에서 약 1억원을 대출받아 챙겼다. 예금 해지까지 함께 이뤄졌다.
청소년이 통로가 되기도 한다. SNS의 '미성년자 급전' 광고에 속은 자녀가 부모 신분증을 넘기고 휴대전화 원격제어를 허용하자, 부모 명의로 비대면 대출 1억5천만원이 나갔다. 본인이 창구에 앉아 있지 않아도 돈이 빠져나가는 비대면 구조가 범죄의 길목이 됐다.
◆ 4012곳이 한꺼번에 빗장
여신거래 안심차단은 재작년 8월 시작됐다. 금융회사 한 곳에 등록하면 은행·상호금융·보험 등 4012곳에서 신규 대출과 신용카드 발급 같은 새 여신거래가 실시간으로 막힌다. 단위조합까지 포함한 숫자다.
지난해 3월에는 비대면 계좌개설 안심차단이 더해졌다. 대포통장으로 쓰이기 쉬운 수시입출식 통장을 비대면으로 열지 못하게 하는 장치로, 3613곳이 참여한다. 같은 해 11월에는 오픈뱅킹 등록을 막는 서비스까지 추가돼 3종 체계가 됐다.
지난해 10월 말 기준 여신거래 차단 누적 가입자는 약 318만 명, 계좌개설 차단은 약 252만 명이다. 여신거래 차단은 시행 7개월 만에 31만 명을 넘긴 뒤 반년 남짓 사이 열 배로 불었다.
◆ 신청은 앱에서도, 부모님은 가족이 대신
여신거래 차단은 금융회사 영업점에서 신청한다. 비대면 계좌개설 차단은 은행 모바일 앱과 금융결제원 '어카운트인포' 앱으로도 된다. 상호금융의 모바일 신청 채널은 지난해 6월부터 넓어졌다.
지난해 5월부터는 본인과 법정대리인만 가능하던 신청 자격이 가족까지 확대됐다. 배우자, 부모, 자녀 같은 직계존비속은 물론 배우자의 부모, 사위·며느리도 위임을 받으면 대신 신청할 수 있다. 위임 서류를 챙겨 영업점을 찾으면 된다. 스마트폰이 서툰 부모 명의를 자녀가 미리 잠가둘 수 있다.
농어촌 고령층이 많은 비수도권에서는 농축협·새마을금고·우체국 같은 상호금융 창구를 통한 대리 신청 비중이 높다.
◆ 카드 발급은 열어둘 수 있다
처음에는 안심차단에 가입하면 신용카드 신규 발급까지 한꺼번에 막혔다. 지난해 5월부터는 신청 때 신용카드 발급 항목을 빼고 등록할 수 있다. 대출은 잠그고 카드는 새로 만드는 선택이 가능해졌다.
금융회사는 가입자에게 차단 등록 사실과 유지 현황을 반기에 한 번 문자나 앱으로 알린다. 본인이 등록 사실을 잊지 않도록 하는 장치다.
◆ 해제는 창구에서만
가입과 달리 해제는 비대면으로 할 수 없다. 범인이 피해자 휴대전화를 장악한 뒤 차단을 풀어버리는 일을 막기 위해, 해제는 금융회사 영업점에서 본인확인을 거쳐야만 된다. 금융감독원 지침도 여신거래와 계좌개설 차단 모두 대면 해제만 허용한다.
그만큼 불편은 따른다. 급전 대출이 필요하거나 새 통장을 만들 일이 생기면 그때마다 영업점에 가야 한다. 금융위원회도 제도 시행 때부터 소비자가 감수해야 할 불편으로 이를 적시했고, 한 소비자단체 관계자는 이동이 어려운 사람에게 긴급 상황에서 제약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 가입자 열에 여섯이 60대 이상
안심차단은 고령층이 먼저 찾았다. 시행 첫 달 가입자 가운데 60대 이상이 62%였고, 신청의 66%는 은행 창구에서 이뤄졌다. 상호금융 창구가 네 명 중 한 명꼴로 그 뒤를 이었다.
이후 젊은 층 가입이 늘면서 지난해 3월 집계에서는 60대 이상 비중이 53%로 내려왔지만 여전히 절반을 넘는다. 그래도 전체 고객으로 보면 가입률은 낮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이양수 의원실이 국정감사를 앞두고 이달 5일 공개한 자료를 보면 수협은행의 여신거래 안심차단 가입률은 0.18%에 그쳤다. 반면 올해 1~8월 수협은행 보이스피싱 피해액의 72.3%는 60대 이상에게서 나왔다.
금융위원회는 "비대면 계좌개설 안심차단 서비스가 현장에서 활성화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지원해달라"고 금융권에 당부했다.
금융당국은 개인정보 유출 2차 피해에 대응한 특별대응기간 집중 지도를 다음 달 6일 종료를 앞두고 연장 여부를 점검한다. 금융회사의 반기 1회 가입사실 통지 이행은 연말에 점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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